황봉주, '2021 허리우드 KBF 3쿠션 마스터스' 결승서 허정한 50:47로 꺾어
올해 3번째 올라온 결승서 마침내 우승 차지... 선수 데뷔 14년 만에 첫 전국 타이틀 획득
"결승전 울렁증 생겨 큐 미스만 3번 범해... 결승전 막판 따라잡혀 심장이 쫄깃쫄깃했다"
황봉주 우승상금 3000만원 차지... 준우승 허정한은 1000만원 획득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무려 14년 만이다. 황봉주(경남·국내랭킹 7위))가 마침내 한을 풀었다.
올해만 3번 결승 무대를 밟은 황봉주는 2021년을 하루 남겨둔 마지막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30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호텔 파크하비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허리우드 KBF 3쿠션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황봉주는 허정한(경남·국내 10위)에게 37이닝 만에 50:47로 승리했다.
결승 초반 분위기는 황봉주가 열세였다. 그러나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다득점이 나오기 시작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7이닝까지 5:12로 뒤지던 황봉주는 8이닝부터 2-3-7 연속타로 17:1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리고 18:15로 간신히 앞서던 14이닝 공격에서 대거 8점을 쓸어 담아 26:15로 멀찍이 달아났다.
허정한이 17이닝에 5득점을 올려 27:22로 따라붙었지만,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황봉주가 6점을 만회해 33:23, 여전히 10점 차 거리가 유지되었다.
이후 두 선수 모두 '한 방'이 좀처럼 터지지 않으면서 26이닝까지 41:28로 황봉주가 리드를 지켰다.
황봉주가 우승까지 남은 점수는 단 9점. 경기 막판까지 허정한이 쫓아오지 못하자 황봉주는 우승에 큰 걸음을 뗀 듯했다.
그러나 허정한의 34이닝 공격에서 8득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막판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10점 넘게 차이가 나던 점수는 46:44 단 2점 차로 좁혀졌고, 황봉주는 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다 잡았던 첫 우승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칠 수도 있는 상황. 상대가 우승 경험이 많은 허정한이었기 때문에 더욱 불안했다.
36이닝에는 허정한이 2점을 더 따라붙어 47:46으로 아예 턱 밑까지 쫓아왔다.
황봉주는 다행히 허정한의 3득점째 공격이 빗나가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37이닝 타석에서 침착하게 남은 3점을 쓸어 담았다.
결과는 50:46, 황봉주의 승리. 선수등록 14년 만에 마침내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황봉주는 이번 대회까지 올해만 3번째 결승전에 올라왔다. 준결승전까지 승승장구했던 그는 첫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결승에서 두 차례 패해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지난 7월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던 황봉주는 세계 최강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세계 1위)에게 세트스코어 3-0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 11월 말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제16회 대한체육회장배 2021 전국당구대회' 3쿠션 남자 일반부 결승전에서는 서창훈(시흥체육회·국내 1위)에게 50:48, 단 2점 차로 우승을 내주었다.
이 2번의 패배로 '준우승 징크스'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결승에서 최강 허정한과 맞붙으면서 어깨의 짐은 더 무거웠다.
하지만 황봉주는 부담을 떨쳐내고 결승 막판에 벌어진 찰나의 싸움에서 승리, 감격스러운 우승의 순간을 마주했다.
이번 우승의 감동은 황봉주에게 남달랐다. 결승전이 끝나고 황봉주는 14년의 세월에 묻어두었던 눈물을 참기 위해 애를 썼다.
우승 인터뷰에서는 "울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참고 있다. 결승전 울렁증이 생겨서 큐 미스가 3번이나 나왔다. 허정한 선수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수이고, 나보다 잘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게 쳤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에서 따라잡혔던 순간에는 "얼마 전 양구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심장이 쫄깃쫄깃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대회 개최를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우승을 차지한 황봉주는 상금 3000만원을 획득했다. 준우승자 허정한은 1000만원, 공동 3위 김행직(전남)과 차명종(안산체육회)은 각각 400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