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롱, 1·2세트 빼앗겨 1-3으로 끌려가다가 4-3으로 극적인 역전 우승 차지

지난 6월 개막전 첫 우승 이후 6개월여 만에 '시즌 2승' 달성

우승 스롱 "포기하지 않으면 역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캄보디아 가족들 돕고 싶다"

준우승 오수정 "두 번째 LPBA 결승전이라 처음보다 긴장 덜 돼... 언젠가는 우승할 것"

'캄보디아 당구스타'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캄보디아 당구스타'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캄보디아 당구스타'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마침내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스롱은 26일 강원도 태백시 고원체육관에서 열린 '에버콜라겐 LPBA 챔피언십@태백' 결승전에서 오수정을 세트스코어 4-3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6월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여자 프로당구 LPBA 챔피언십 첫 타이틀을 획득했던 스롱은 이날 결승전 승리로 6개월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이번 결승전 초반 두 세트를 먼저 내주며 세트스코어 1-3으로 뒤져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스롱은 5세트부터 연속으로 세 세트를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반면, 결승에서 스롱을 상대로 첫 LPBA 제패에 나섰던 오수정은 1, 2세트를 승리하고 우승의 불씨를 살렸으나, 마지막 7세트까지 제2적구를 살짝 빗나가는 불운이 겹치면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결승전 1세트에서는 오수정이 4:3으로 1점 앞선 7이닝 공격에서 결정타 4득점에 성공하며 13이닝 만에 11:6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2세트도 8:7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상황에서 막판 오수정이 살아나며 12이닝 만에 11:7로 승리, 세트스코어는 0-2가 되었다.

결승에서 경기하는 스롱 피아비.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에서 경기하는 스롱 피아비. 사진=이용휘 기자
스롱-오수정의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스롱-오수정의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먼저 두 세트를 빼앗겨 끌려갔던 스롱은 4:5로 지고 있던 3세트 10이닝부터 1-1-2-3 연속타로 전세를 뒤집고 11:7로 역전승을 거두며 1-2로 한 점 만회했다.

4세트에서는 20이닝까지 벌인 긴 승부 끝에 11:5로 오수정이 승리해 1-3이 되면서 승부가 갈리는 듯했다.

그러나 스롱이 5세트 4이닝부터 2-2-5 연속타를 몰아쳐 11:1 승리를 거두면서 반전이 예고되었다. (2-3)

스롱은 초박빙 승부가 벌어진 6세트에서도 막판 득점력이 살아나 3-2-1 연속타를 올리며 11:5로 승리,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3)

마지막 7세트에서도 한참 기세가 올라온 스롱이 3이닝부터 1-3-2 연속득점과 7이닝 끝내기 3득점 등에 힘입어 9:1로 승리를 거두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4-3)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스롱 피아비.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스롱 피아비. 사진=이용휘 기자
아쉬운 역전패로 준우승에 그친 오수정.  사진=이용휘 기자
아쉬운 역전패로 준우승에 그친 오수정.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 인터뷰에서 스롱은 "컨디션이 괜찮았지만 경기가 잘 안 풀렸다. 브레이크타임 때 화장실에서 눈물이 나더라. 그러나 포기하지 않으면 역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내려 놓고 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어머니가 아프셔서 한국에서 병원 치료를 받게 해드리고 싶다. 한국으로 엄마를 초청하는 서류를 만들고 싶은데, 아기가 없어서 어렵다"라며 "우승상금은 다 아버지를 줄 계획이다. 코로나때문에 캄보디아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 한다. 이번에는 가족들을 돕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준우승자 오수정은 "세트스코어 3-1로 앞서니깐 욕심이 생겨서 그런지 팔이 굳었다. 마지막 스리뱅크 샷을 놓친 것이 가장 아쉽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추었다.

그러면서 "두 번째 LPBA 결승전이었는데, 처음보다는 긴장이 덜 되었다. 자꾸 올라오다 보면 언젠가는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며칠 뒤에 열리는 다음 투어에서 결승 문을 두드리러 가겠다. 우승 트로피를 언젠가는 집으로 가져갈 거다"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LPBA 최초로 당구대에 우승자 사인을 남기고 있는 스롱 피아비.  사진=이용휘 기자
LPBA 최초로 당구대에 우승자 사인을 남기고 있는 스롱 피아비.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우승자 스롱, 준우승자 오수정과 대회 관계자들.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우승자 스롱, 준우승자 오수정과 대회 관계자들. 사진=이용휘 기자

이번 대회는 프로당구 투어 최초로 LPBA 단독으로 개최된 대회이면서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 태백시(시장 류태호)가 프로당구 투어에 참여한 첫 번째 대회다.

또한, 크리스마스 연휴에 열리는 대회인 만큼 경기 출전 복장을 자율화해 선수들이 경기력과 함께 개성을 뽐낼 수 있도록 했다.

5일 동안 매일 1명씩 선발해 총상금 500만원이 걸린 'TS샴푸 베스트 퍼포먼스 특별상'을 선발해, 개량 한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던 김보미와 김가영, 스롱, 강지은, 오수정 등이 주인공이 되었다.

그밖에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경기에서는 류태호 태백시장이 산타복을 입고 뱅킹 심판을 수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상'을 받은 이미래는 이번 대회 64강 서바이벌 경기에서 누적 105점을 득점하며 애버리지 2.056의 LPBA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번 대회까지 시즌 5차전을 마친 프로당구 투어는 연말연시인 오는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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