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복, 8강전 46:47에서 시도한 역회전 되돌리치기 샷 득점 일보 앞에서 멈춰

초클루에게 26이닝 만에 46:50으로 분패... 韓 당구 국가대표 전원 탈락

이충복(8강) 최완영(16강) 허정한·최성원·김행직·서창훈(32강)... 2017년 이후 5년 만에 8강 성과

한국의 이충복(시흥체육회)이 '제73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8강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한국의 이충복(시흥체육회)이 '제73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8강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했다. 7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에 도전했던 한국 당구 국가대표의 여정이 아쉽게 끝났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일 밤 11시에 시작된 '제73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마지막 남은 한국의 보루 이충복(시흥체육회·세계랭킹 108위)이 26이닝 만에 46:50으로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17위)에게 패했다.

승부는 마지막까지 살얼음판을 걸었다. 이충복은 41:47로 뒤진 26이닝 공격에서 대거 5득점을 올리며 1점 차로 쫓아갔다.

47점째 난구를 맞은 이충복은 단-장-단-장으로 이어지는 역회전 되돌려치기로 득점을 시도했고, 수구가 마지막 4쿠션을 맞고 올라갈 때 힘 조절도 거의 정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구는 제2적구 바로 앞에서 진행을 멈췄다. 천금 같은 동점 기회가 날아간 것. 경기를 보던 모든 사람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막판 연속 5득점을 이어가던 이충복의 집중력이 너무 좋았고, 이 공이 맞았더라면 충분히 역전까지 가능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초클루는 스리뱅크 샷으로 정확하게 풀어낸 다음 남아있던 점수를 모두 득점, 결국 이충복을 꺾고 준결승에 올라갔다.

이 경기에서 이충복은 초클루의 장타에 밀려 후반부까지 끌려가다가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초반 7:9로 접전이 벌어지던 8이닝 초클루 타석에서 11점타가 터지면서 7:20으로 벌어졌고, 이충복이 11이닝 8득점을 응수하며 21:24로 쫓아갔다.

중후반까지 주거니 받거니 난타전을 벌이다가 초클루가 5타석 연속 범타로 물러나는 사이에 이충복은 19이닝 2점, 20이닝 3점을 올려 37:37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1이닝 1점, 23이닝 2점, 24이닝 1점 등 단타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41:37로 어렵게 전세를 뒤집었다.

아쉽게도 24이닝 승부처에서 초클루의 10득점타가 터지면서 41:47로 승부의 추가 다시 기울었다.

이충복은 곧바로 26이닝 타석에서 5점을 따라붙어 46:47까지 쫓아갔으나, 득점 일보 앞에서 수구가 멈춰서는 불운으로 더 이상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충복을 꺾고 생애 첫 세계선수권 4강에 진출한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이충복을 꺾고 생애 첫 세계선수권 4강에 진출한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16강에서 아쉽게 패한 최완영(충북).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16강에서 아쉽게 패한 최완영(충북).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앞서 16강전에서 이충복은 '무명 돌풍' 마우리시오 구티에레즈(콜롬비아·세계 73위)와 대결했다.

구티에레즈는 예선에서 세미 사이그너(터키·5위)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본선에 올라와 32강에서는 한국의 허정한(경남·11위)에게 승리를 거두는 등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한국 선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이충복을 넘지는 못했다. 이충복은 구티에레즈를 19이닝 만에 50:2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이충복과 함께 16강에 올라갔던 최완영(충북·32위)은 스페인의 루벤 레가즈피(40위)에게 24이닝 만에 38:50으로 져 탈락했다.

최완영은 초반 싸움에서 대등하게 경기를 펼치다가 레가즈피가 13이닝 10점, 14이닝 7점 연속타로 달아나 16이닝까지 26:41로 크게 뒤졌다.

17이닝부터 4-6-2 연속타를 올린 최완영은 38:41로 3점 차까지 거리를 좁히기도 했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으로 5타석을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아쉽게 패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한국은 이충복과 최완영을 비롯해 허정한, 김행직(전남·세계 6위), 최성원(부산체육회·15위), 서창훈(평택체육회·35위) 등 5명이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한국은 지난 2014년에 최성원이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고 2015년 강동궁(프로 전향), 2016년 김행직이 결승에 오르며 3년 연속 패권에 도전했다.

두 해 모두 준우승에 그친 한국은 이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하다가 이번 대회에서 이충복이 5년 만에 8강에 올라갔다.

초구에 '하이런 20점' 축포를 터트리며 처음 세계선수권 4강에 입성한 마틴 혼(독일).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초구에 '하이런 20점' 축포를 터트리며 처음 세계선수권 4강에 입성한 마틴 혼(독일).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준결승전에서 초클루와 대결하는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준결승전에서 초클루와 대결하는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한편, 이번 대회 8강전에서는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30이닝 만에 50:35로 제러미 뷰리(프랑스·13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야스퍼스와 대결하는 마틴 혼(독일·12위)은 8강에서 초구에 하이런 20점을 뽑아내며 터키의 타이푼 타스데미르(10위)를 12이닝 만에 50:22로 제압하고 생애 첫 세계선수권 4강 진출을 달성했다.

마찬가지로 이충복을 꺾고 처음 세계선수권 4강에 진출한 초클루는 준결승에서 강호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2위)와 대결한다.

자네티는 8강에서 레가즈피를 22이닝에서 터진 끝내기 10점타에 힘입어 50:31로 제압했다.

준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6시와 8시에 열리며, 파이브앤식스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