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28이닝 만에 42:50으로 산체스에게 패배... 5년 만의 우승 도전 '실패'

42:42 동점이던 26이닝 승부처에서 산체스 5득점 '역전'... 허정한 마지막 기회 실수로 날려

산체스, 통산 14승 기록...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자신의 두 대회 연속 우승 쾌거 달성

허정한(경남)이 '2021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게 아쉽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진=Ton Smilde
허정한(경남, 사진 왼쪽 끝)이 '2021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게 아쉽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진 왼쪽부터 준우승 허정한, 우승 산체스, 공동 3위 김준태·타이푼 타스데미르.  사진=Ton Smilde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5년 만에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에 도전한 허정한(경남)이 아쉽게 결승에서 패했다.

허정한은 한국시간으로 13일 밤 11시 30분에 시작된 '2021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게 28이닝 만에 42:50으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 초반부터 동점과 역전이 반복되는 치열한 살얼음판 승부를 막판까지 이어갔으나, 40점대에 진입한 산체스의 마지막 몰아치기를 막지 못하고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이번 결승에서 허정한은 경기 중후반부까지 평균 2점대에 육박하는 득점력으로 산체스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허정한은 12:9로 3점 앞선 7이닝에서 산체스가 연속 7득점으로 역전하자 곧바로 9이닝에서 8점을 맞받아쳐 20:18로 재역전하고 주도권을 잡았다.

또한, 22:28로 점수 차가 벌어진 17이닝 공격에서도 다시 8득점을 만회하며 30:28로 재역전하는 등 허정한은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을 살려 위기를 극복했다.

이러한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는 막판으로 갈수록 긴장감이 더했다. 20이닝까지는 35:35 동점을 이루다가 22이닝 타석에서 균형이 한 차례 깨졌다.

후공 산체스가 22이닝 타석에서 어려운 리버스 포지션을 풀어내고 7점을 달아나 36:42로 벌어진 것.

그러나 허정한은 24이닝부터 26이닝까지 2-3-1 연속타로 끈질기게 따라붙어 42:42 동점을 만들어 다시 위기를 모면했다.

승부처는 산체스의 26이닝 타석이었다. 산체스는 강한 샷으로 제각돌리기와 대회전을 득점하며 연속 5득점을 뽑아냈고, 42:47로 허정한의 추격을 또 한 번 뿌리쳤다.

결승전에서 득점에 실패한 허정한이 아쉬워하는 모습.  사진=Ton Smilde
결승전에서 득점에 실패한 허정한이 아쉬워하는 모습. 사진=Ton Smilde
마지막 득점이 성공하는 순간 큐를 들고 기뻐하는 산체스.  사진=Ton Smilde
마지막 득점이 성공하는 순간 큐를 들고 기뻐하는 산체스. 사진=Ton Smilde

허정한에게 마지막 한 번의 기회는 있었다. 27이닝 1점을 득점해 48점이 된 산체스의 49점째 샷에서 제2적구로 향하던 수구가 마지막 3쿠션을 도는 지점에서 제1적구와 허무하게 키스가 나면서 천만다행으로 허정한에게 타석이 넘어왔다.

그러나 허정한은 마지막 기회에서 긴장한 듯 두께 조절에 실패해 제각으로 수구를 돌리지 못하는 뜻밖의 실책을 범했다.

결국, 마지막 한 번의 실수가 승부를 갈랐다. 산체스는 28이닝 공격에서 챔피언 포인트까지 남은 2점을 모두 득점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허정한은 경기마다 어려운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하며 승리를 이어갔다. 

8강에서는 또 한 명의 사대천왕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26이닝 만에 50:36으로 잡았고, 준결승전에서는 강적 타이푼 타스데미르를 23이닝 만에 50:47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왔다.

세계 최강 산체스를 상대한 결승에서도 허정한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1년 9개월 만에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다시 차지한 산체스.  사진=Ton Smilde
1년 9개월 만에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다시 차지한 산체스. 사진=Ton Smilde

산체스는 앞선 8강전에서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벌인 진검승부에서 21이닝 만에 50:35로 값진 승리를 거두었고,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당구월드컵에서 개인 통산 14승을 달성했다. 

지난 2020년 2월 열린 안탈리아 대회에서 우승했던 산체스는 1년 9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자신의 두 대회 연속 우승 기록도 세웠다.

산체스는 우승상금 1만6000유로(한화 약 2160만원), 준우승자 허정한은 1만유로(약 1350만원)를 받았다.

UMB 세계랭킹도 산체스는 6위에서 3위로 올라왔고, 허정한은 19위에서 13위로 껑충 뛰었다.

한편, 공동 3위에 입상한 김준태는 6000유로(810만원)와 랭킹포인트 36점을 받아 종전 30위에서 6계단 상승한 24위에 랭크되었다.

다음 대회는 오는 11월 28일에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개최되며, 그보다 앞서 19일부터 21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에는 김준태가 초청을 받아 출전할 예정이다.

 

◆ '2021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 경기 결과

허정한 42(28이닝)50 다니엘 산체스


<최종 순위>

1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Avg. 1.757 / H.R. 12
2  허정한(한국) 2.012 / 12
3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1.768 / 8
3  김준태(한국) 1.556 / 12
5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2.029 / 12
6  제프리 외리센(네덜란드) 1.833 / 12
7  사메 시덤(이집트) 1.515 / 7
8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1.572 / 9
9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1.792 / 10
10 에디 멕스(벨기에) 1.537 / 9
11 세미 사이그너(터키) 1.673 / 12
12 마틴 혼(독일) 1.398 / 8
13 안지훈(한국) 1.739 / 12
14 N.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1.609 / 15
15 최성원(한국) 1.414 / 8
16 강자인(한국) 1.434 / 9


경기 결과 제공=큐스코/UMB 세계캐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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