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때로는 함께', 김민아・용현지..."우리 보러 DS빌리어드클럽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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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때로는 함께', 김민아・용현지..."우리 보러 DS빌리어드클럽으로 오세요"
  • 김민영 기자
  • 승인 2021.10.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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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서울시 강동구의 DS빌리어드클럽(대표 오경희)은 프로당구협회의 LPB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두 명의 선수가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연습구장이다. 바로 NH농협카드 그린포스 팀의 맏언니 김민아와 TS샴푸 LPB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거둔 용현지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번 시즌 두 번째 LBPA 투어인 TS샴푸 LPBA 챔피언십이 끝난 후 잠깐의 휴식 시간 후 다시 연습을 위해 DS빌리어드클럽을 찾은 두 선수를 <빌리어즈>에서 만났다.
 

같은 구장에서 연습하고 있는 김민아와 용현지.  사진=김민영 기자
같은 구장에서 연습하고 있는 김민아와 용현지. 사진=김민영 기자

두 선수가 같은 구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나?

김민아(이하 민아) : 언니인 내가 더 잘 챙겨줘야 하는데, 집도 멀고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챙겨주고 이런 건 잘 안된다. 공에 대한 조언보다는 인생 선배로서 조언해 주는 정도다.

용현지(이하 현지) : 언니가 나보다 한 대회 먼저 LPBA로 이적을 했다. 연습할 때 언니한테 내가 느끼는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언니가 "신경 쓰지 마라, 너 예전에 하던 대로만 해라"라고 말해줬다. 언니가 KBF(대한당구연맹) 때 몇 위였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지금의 위치가 내 위치라고 말해줬다. 그러니 그 전에 연맹에서 준우승한 거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연맹에서 16위였지만 지금 90위니까 딱 그게 내 위치라는 말에 처음으로 현실적인 내 위치를 돌아 볼 수 있었다.

 

그 말이 약이 되었나?

현지 : 맞다. 처음에 LPBA로 이적했을 때 기존의 내 성적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경기보다 주변 사람들을 더 많이 신경 썼다. 이번 대회에는 언니 말대로 90위가 내 위치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 비우고 쳤다. 누가 어떻게 공을 치든,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신경 쓰지 않고 내 공만 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랬더니 지고 있어도 조급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민아 : 나도 처음 PBA로 넘어왔을 때 그런 부담감을 느껴봤고, 현지도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예전에 어떤 위치에 있었던 지금 이것밖에 못 하면 나는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수준의 선수인 거다. 사람들이 띄어주는 비행기에 올라타서 내가 이만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던 거다. 현실에 대한 빠른 자각이 오히려 약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냉정한 조언이 필요할 것 같았다.

늦게 간만큼 먼저 가 있던 친구들보다 1, 2년 뒤처져 있는 것도 사실이고, 현재 모자란 것도 사실이니까 인정하고 빨리 쫓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예전과 같다고 착각하면 안 됐다. 거기서 빨리 빠져나와야 했다.

 

어쨌든 두 선수는 같은 구장에서 연습하는 동료이기도 하지만 또 같은 LPBA 투어에서 경쟁하는 라이벌이다.

민아 :  아직 LPBA 투어에서는 일대일로 만난 적은 없다. 연맹에서 활동할 때 유독 다른 선수보다 현지에게 많이 졌다. 스롱 피아비든, 이신영이든, 한지은이든, 이미래든 다른 선수들과는 승률에서 뒤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유독 현지만 만나면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됐다.

현지 : PBA에 와서는 서바이벌 때 언니랑 한 번 만난 적 있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그때 나는 1점 차이로 떨어졌고, 언니는 본선에 올라갔다. 내가 언니 뒤 순서였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다. 

민아 : 그때 1등부터 4등까지 점수가 4점 차이도 안 났던 걸로 기억한다. 서바이벌은 무조건 득점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견제를 할 여유도 없다. 너무 중요한 순간에 현지에게 공이 넘어갔는데, 칠 수 있어 보이는 공이었다. 앞돌리기면 충분히 득점할 수 있는 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지가 옆돌리기를 선택했다. 옆돌리기의 경우, 키스 확률이 커서 걱정했는데 예상대로 키스가 났다. 경기 끝난 후에 "언니가 해준 게 없다, 미안하다"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현지 : 그때 그 공을 치자마자 '키스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뒤 선수랑 2, 3위를 다투던 중이라 그 공을 꼭 쳐야만 올라갈 수 있었다. 결국 1점 차이로 떨어졌다. 

 

이번 TS샴푸 LPBA 챔피언십에서는 어땠나?

현지 : 지난번 블루원리조트 대회 때부터 마음을 다 비웠다. 성적이고 뭐고 상관없고, 후회 없는 경기만 하자고 생각했다.

민아 : 마지막 32강 서바이벌에서 우리 조는 2, 3, 4위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아 마지막까지 치열했다. 위카르 하얏트 선수가 생각보다 엄청 씩씩하게 잘 쳤다. 중간에 2위로 순위를 뒤집기는 했는데 마지막에 위카르 선수가 행운의 샷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4점을 가져갔다. 큐는 한두 큐밖에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피아비마저 막판에 점수를 내면서 시간은 흘렀고 그러면서 더 초조해졌다.

 

김민아나 위카르가 2위로 16강에 올라갈 줄 알았는데 계속 4위를 하던 백민주가 16강에 올라갔다.

민아 : 백민주 선수가 서바이벌에 엄청 강하다.
 

블루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에서 4강까지 오른 김민아.  사진=이용휘 기자
블루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에서 4강까지 오른 김민아. 사진=이용휘 기자

용현지 선수는 첫 본선 진출에 첫 결승전까지 올랐다.

현지 : 4강까지는 전혀 부담이 없었는데, 결승전은 사실 부담을 많이 느꼈다. 처음 본선에 올랐는데 결승까지 간 거다. 그러다 보니 세트제도 처음, 4강도 처음, 결승전도 처음, 전부 처음이었다. 계속 '내가 4강을? 내가 결승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이번 대회 출전하면서 목표는 어디까지였나?

현지 : 세트제만 가보자 싶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세트제만 가보자. 만약 서바이벌에서 예선탈락을 했다 하더라도 나한테 온 공만 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을 편하게 먹어서 그런지 공이 잘 맞고, 잘 서더라. 전체적으로 이번 시합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대회를 하다 보면 이런 날이 있나? 이렇게 모든 경기의 분위기가 다 좋은 대회가 있을 수 있나?

민아 : 한 대회가 다 그럴 수는 없다. 한 게임 정도는 그럴 수 있다. 오늘따라 나한테 공이 잘 온다거나 상대 선수가 실수할 공이 아닌데 실수해서 나한테 좋은 포지션이 오면 그럴 때는 1점을 득점하는 것이 아니라 3점을 먹고 가는 기분이다. 그렇게 한 게임 정도는 운이 좋을 수 있는데, 대회 전체가 그렇게 운이 따를 수는 없다, 실력이 없다면.

 

용현지와 한지은은 동갑내기 단짝 친구로도 유명하다.

현지 : 지은이랑은 나이도 똑같고, 생일도 똑같다. 우리 둘이 주민번호 앞자리가 똑같다. 한때 같은 소속사에, 같은 구장에서 연습하고 쌍둥이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같이 있을 때는 친한 친구이기도 하지만, 또 라이벌이기도 해서 비교 아닌 비교를 정말 많이 당했다. 그런 부분이 친구 사이를 좀 힘들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속해 있는 단체가 다르다 보니 훨씬 편해졌다. 걔는 거기서 고민을, 저는 여기서 고민을 서로 허물없이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오히려 이런 말은 못 했다. 지금은 다른 종목을 하는 사이처럼 더 마음 편하게 응원해주는 사이가 되었다.

 

팀리그 구단 중 같이 호흡을 맞춰 보고 싶은 구단이 있나?

현지 : 팀리그 경기를 전부 다 봤다. 특히 민아 언니가 속해 있는 NH농협카드 그린포스 팀 경기를 본 후에는 민아 언니한테 어땠는지 계속 이야기했다. PBA 오면서 농담처럼 우승하고 NH농협카드 팀으로 가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내가 어렸을 때 상금 통장으로 처음 만든 통장이 농협 통장이었다. 첫 상금이 들어온 통장도 그 통장이고, 이번 대회 상금도 그 통장으로 들어온다. 단순한 이유지만, 나한텐 뭔가 큰 의미가 있다. 또, 민아 언니도 있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조재호 선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TS샴푸 히어로즈 팀. 이미래 언니랑 친해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불러주는 팀이 있다면 어느 팀이든 기쁘고 감사할 것 같다. (용현지는 인터뷰 이틀 후 TS샴푸에 영입되었다.)
 

TS샴푸 LPB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용현지.  사진=이용휘 기자
TS샴푸 LPB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용현지. 사진=이용휘 기자

김민아 선수는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팀리그를 경험했다. 어땠는지 궁금하다.

민아 : 막상 팀리그를 뛰기 전에는 선수들이 직접 응원하는 모습이 너무 어색했다. 누가 억지로 시키나 싶을 정도로. 근데 막상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가 보니까 왜들 그렇게 열심히 응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 게임보다 동료의 경기를 더 응원하게 되더라. 비록 내가 직접 시합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뒤에서 큰소리로 응원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더라. 그렇다 보니 하루에 적게는 2시간 많게는 3시간 정도 시합을 뛰는데 에너지 소모가 정말 많이 된다.

 

NH농협카드 그린포스는 첫 팀리그 출전에 2위로 전반전을 마치고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팀 분위기는 어땠나?

민아 : 원래 친한 사람들이 뭉쳐있다 보니 초반부터 팀워크가 잘 맞았다. 신생팀이라 큰 욕심이 없었는데, 3라운드 초반까지 상위에 올랐다. 전반기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에 "전반기 3라운드까지는 내가 마무리할 테니 후반기는 니가 마음 편하게 뛰었음 좋겠다"고 전애린 선수에게 양해를 구했더니, 애린이가 흔쾌히 받아들여줬다.

대회 중에 뒤에서 응원만 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애린이도 더 많은 게임에 뛰고 싶었을 텐데, 애린이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팀 분위기를 많이 풀어줬다. 그런 점이 참 고마웠다.

 

팀리그에서의 경험이 개인 투어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까?

민아 : 팀리그에 들어가면 연습을 안 할 수가 없다. 팀 연습 때마다 남자 선수들이 내 공을 보고 피드백을 주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연습을 했다. 원래 공 스타일을 잘 안 바꾸는데 이번 팀 리그에서 받은 조언대로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 투어에서는 세트제 경기를 잘해야 2~3경기밖에 못하는데 팀리그에서는 전부 세트제 경기를 하다 보니 세트제에 대한 경험이 탁월하게 많아져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 치는 남자 선수들의 공을 바로 눈앞에서 보기 때문에 너무 좋은 것 같다.

 

용현지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조명우의 여자친구'로도 유명세를 탔다.

현지 : 4강 갔을 때 한 기사에 '당구 신동 조명우 여친 용현지'로 기사가 났다. 내 첫 단독 기사였는데, 그게 사실이긴 했지만 부모님은 좀 서운하셨던 것 같다. 명우 오빠도 미안해했다. 하지만 사실이니까. 오빠가 미안할 일이 아니라 내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용현지 남친 조명우'라는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내가 더 열심히 하겠다.

 

프로 당구선수가 된 후 어떤 점이 달라졌나?

민아 : 현실에 안주하기 싫어서 PBA로 이적했다. 막상 여기서 부딪쳐보니까 연맹에서의 위치가 내 것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피부로 느꼈다. 덕분에 예전보다 많이 발전한 것 같기도 하다.

현지 : 프로당구협회로 넘어오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더 많은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싶어서 이적하게 됐다. 프로가 된 후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다. 먼저 프로로 넘어온 언니들도 마음가짐이나 행동이 연맹 때와는 전혀 달랐다. 나도 덩달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연습하는 것, 시합 전 모습, 자기 관리 등등 180도 달라졌다.

 

이번 시즌 투어가 아직 남아 있다. 어떻게 준비할 예정인가? 또 목표는?

민아 : 팀리그 3라운드 후 피드백 받은 걸 더 다듬어서 3차 투어부터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빨리 우승을 한 번 해서 부담감을 털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투어에 임하고 싶다.

현지 : 지금과 똑같은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다. 준우승했다고 뭔가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번 대회에서 역전승이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 대회도 똑같이 멘탈 관리 잘하고,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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