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롱에 이어 TS샴푸배 2연패 달성
코로나 백신 맞고 팔도 들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얻은 값진 승리

'TS샴푸 LPBA 챔피언십 2021'에서 최종 승리를 차지한 김세연이 큐를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TS샴푸 LPBA 챔피언십 2021'에서 최종 승리를 차지한 김세연이 큐를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탁 기자] 작지만 강하다. 작은 체구로 공격적인 당구를 선보이며 'LPBA 최강'으로 우뚝 선 김세연(휴온스)이 'TS샴푸배 LPBA 챔피언십 2021'에서 용현지를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해 TS샴푸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2년 연속 TS샴푸 챔피언에 올랐다.

8강전에서 숙적 스롱 피아비(캄보디아・블루원리조트)를 꺾은 김세연은 최혜미와의 4강전에서 한 차례 고비를 겪었지만 최혜미와 업치락뒤치락 긴 승부 끝에 3-2로 결승에 올랐다. '한가위 당구대전' 2연속 제패에 성공한 김세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승 소감 먼저 듣고 싶다.

더할 나위 없이 좋다. TS샴푸배 2연패라 더 의미가 크다. 이번 결승 경기는 스스로 느끼기에도 너무 침착해서 신기할 정도였다.

 

작년에는 우승하고 많이 울었다. 올해는 어땠나?

마지막 샷을 치는 순간에 울컥하긴 했는데 참았다.

 

이번 투어 중 가장 힘들었던 고비는 언제였나?

최혜미 선수와의 4강전 대결이었다. 8강에서 스롱 피아비 선수를 이기고 나니까 욕심이 생겼다. 8강전 이후 결승에 올라갈 수도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결승에 가려면 4강을 통과해야 하니까 무조건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 게다가 새벽에 잠에서 깨서 잠을 푹 자지 못했다. 너무 이기고 싶었던 마음에 그만큼 긴장이 됐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경기 때 제대로 치지를 못했다.

 

지난 블루원리조트 대회 때 4강전에서 스롱 피아비에게 패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별히 스롱 피아비를 상대하기 위한 작전이 있었나?

그런 건 없었지만, 두 번 연속해서 경기에서 만나니까 너무 지기 싫었다. 그만큼 부담감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어서 이길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 용현지와 대결한 김세연.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 용현지와 대결한 김세연. 사진=이용휘 기자

용현지와의 결승전은 원하는 만큼의 경기력이 나왔나?

이번 대회는 전체적으로 원하는 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다. 팬들의 기대치에 많이 못 미친 것 같다. 예전에는 우승을 해도 이렇게 이닝이 많이 가면 좀 창피했는데, 이번 대회는 방송 사고가 나더라도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끝까지 안 놓고 열심히 쳤다.

 

4강 때처럼 이닝이 오래 가는 건 수비가 많아서인가?

그런 경우도 있지만, 해결할 수 있는 공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서 이기도 하다.

 

용현지 선수와는 첫 대결인가?

예전에 둘 다 동호인일 때 동호인 대회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지만, 프로 투어에서는 첫 대결이었다. 4강 진출자 중 최지민 선수만 연습 게임을 자주 해서 익숙한 편이었고, 용현지 선수나 최혜미 선수는 그 전에 경기를 같이해 본적이 거의 없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용현지 선수는 어땠나?

예상했던 대로 당찬 느낌이었다.

 

추석 당구대전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유독 추석 때 강한 이유가 있나?

초록색을 좋아하긴 하지만, 실은 잘 모르겠다. 이번 대회는 유독 기대하지 못했다. 이번 투어 전에 팀리그 3라운드 마지막에 최악의 경기력이 나왔다. 게다가 팀리그 때문에 개인 투어를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고, 투어 이틀 전에 코로나 1차 백신을 맞았다. 팀리그 때 팀에 피해를 줄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백신 맞은 이후로 팔을 올릴 수도 없었는데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계속 연습을 하다 보니 오히려 이번 투어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다.

 

결승전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누구인가?

강지은, 임정숙, 김상아 선수 이렇게 넷은 모임을 할 정도로 친해서 언니들 생각이 많이 났다.
 

결승전 후 기자회견 중인 김세연.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 후 기자회견 중인 밝은 표정의 김세연.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 꼭 한 번 붙어 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

강지은. 최고의 친구이자 최고의 라이벌이다. 그동안 강지은 선수와는 내가 더 승률이 안 좋지만 결승전에서 만날 수만 있다면 의미가 정말 클 것 같다. 작년 TS샴푸 대회 때 강지은 선수도 이겼다면 딱 결승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많이 아쉬웠다.

 

이번 대회 동안 우승할 수 있겠다는 예감이 있었나?

예선전부터 컨디션이 좋다는 느낌은 없었다. 예전에는 우승하기 전에 컨디션이 좋은 게 느껴졌는데, 이번 대회는 그런 느낌이 안 들었다.

 

팀 리그 후 첫 개인 투어였다. 팀 리그가 도움이 됐나?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됐다. 팀의 김봉철, 김기혁 프로에게 조언을 많이 받고 그걸 중점적으로 연습했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게다가 팀 리그는 30초인데 투어는 35초라 그 5초가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심적으로 여유가 더 생겼던 것 같다. 특히 팀 리그 동안 톱클래스 선수들이 공치는 것만 보게 되니까 그게 되게 좋은 것 같다.

 

이번 시즌 동안 몇 승 정도 더 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나?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발전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당구는 칠수록 연습해야 할게 더 많아진다. 신입의 마음으로, 초보의 자세로 연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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