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민영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2020 도쿄 패럴림픽'이 도쿄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간다.
아쉽게도 이번 올림픽이나 패럴림픽에는 당구 종목이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1988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첫 올림픽인 '88 서울 올림픽'이 끝난 후 열린 패럴림픽인 '제8회 서울장애인올림픽대회'에 당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종목은 스누커 단 한 종목에 1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애초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으나 서울 패럴림픽에서는 1개로 축소되어 진행되었다.
이 대회는 1988년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시 구의동의 정립회관에서 3일 동안 열렸으며, 6개국에서 총 12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이중 한국 대표팀으로 참가한 이상철과 고명곤, 이광노는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패럴림픽에 당구 종목이 포함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당구인들은 열광했다.
당시 스누커는 한국에서는 들어본 적도 없을 정도로 생소한 종목이었다. 당연히 선수도 없었고, 칠 수 있는 테이블도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구 종목이 패럴림픽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용감하게 도전장을 낸 것이다.
서울 패럴림픽이 시작되기 전 '빌리어즈(월간당구)'에서 처음으로 스누커를 치는 방법과 룰을 소개한 것이 대중들이 스누커 종목에 대해 알게 된 첫 시작이었다.
결과는 당연히 오랜 시간 동안 스누커를 쳐온 유럽 선수들을 이길 수 없었고, 금메달과 동메달은 영국이, 은메달은 아일랜드가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제8회 서울 패럴림픽을 계기로 당구의 새로운 두 가지 역사가 시작되었다. 스누커 종목의 시작과 장애인 당구선수의 등장이다.
서울 패럴림픽을 계기로 한국은 스누커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는 한상희, 박승칠 등 1세대 스누커 선수들이 등장했다. 또한, 장애인단체에서는 회원들에게 당구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장애인 당구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장애인 올림픽에서의 당구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1960년 로마에서 열린 첫 '로마 패럴림픽'에 스누커가 포함된 이래로 5회까지 연속으로 금메달 2개를 걸고 대회가 진행되었다. 6회 때 네덜란드에서 열린 아른험 패럴림픽에서 잠시 빠지긴 했으나 7회 뉴욕-스코트맨더빌 패럴림픽과 8회 서울 패럴림픽에 다시 포함되었다.
하지만 당구의 패럴림픽 역사는 여기까지다. 1992년 제9회 바르셀로나 패럴림픽에서 빠진 스누커는 그 후 패럴림픽에서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