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징크스처럼 3등만 했다. 집에 가면 상장이 전부 3등"

"마지막 3점이 제일 어려워. 3점이 마치 30점 같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 항상 결승전에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 많이 할 것"

우승 후 기뻐하는 서창훈.  사진=이용휘 기자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에 기뻐하는 서창훈.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탁 기자] 서창훈(시흥시체육회)이 마침내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21 경남고성군수배 전국당구선수권'에서 선수생활 13년 만에 처음 이룬 값진 우승을 일구었다.

지난 14일 저녁 9시에 시작된 캐롬 3쿠션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서창훈은 강호 이충복(시흥시체육회)과 일전을 벌였다.

이충복과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국토정중앙배 준결승에서 대결한 바 있다. 이 경기에서 서창훈은 이충복에게 27이닝 만에 18:50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이번 결승에서는 달라졌다. 더 공격적인 플레이로 무장한 서창훈이 이충복을 압도했다.

20이닝까지 36:19로 리드하던 서창훈은 21이닝 타석에서 '하이런 11점' 장타를 터트려 47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7이닝 만에 50:27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2009년 당구선수로 데뷔한 서창훈은 강자가 즐비한 경기도에서 짧은 기간에 상위권 선수로 도약했다.

그는 3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에 올라갈 만큼 촉망받는 선수였다. 2012년 대한체육회장배 결승에서 서창훈은 '당구 전설' 고 김경률과 맞대결을 벌일 정도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비록 결승에서 져 준우승에 그쳤지만, 당시 세계랭킹 1, 2위를 다투던 김경률과의 승부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창훈.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 스트로크 하는 서창훈. 사진=이용휘 기자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서창훈은 약육강식의 토너먼트에서 더 단단하게 자리를 굳혀갔다.

전국대회에서 본선 무대에 자주 이름을 올리고,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3쿠션 당구월드컵에 출전하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해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결승전과 인연이 닿지 않아 줄곧 준결승에서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번 대회 시상식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서창훈은 이에 대해 "매년 징크스처럼 3등만 했다. 집에 가면 상장이 전부 3등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준결승 상대는 김준태(경북체육회)였다. 비록 나이는 어려도 주니어시절부터 큰 대회 경험이 많은 김준태는 녹록하지 않은 상대다.

그런데 준결승전에서 서창훈은 화끈한 공격력을 무기로 김준태에게 완승을 거두었다. 잘 나가던 김준태가 50:36의 점수 차로 당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서창훈은 하이런 11점을 포함해 15이닝까지 37점을 몰아쳤다. 아무리 김준태가 상승세에 있다고 해도 이렇게 잘 맞는 선수에게 이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번 대회에서 서창훈의 시원한 공격형 플레이를 감상하며 시청자들은 당구를 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마지막 3점이 제일 어려웠다. 3점이 아니라 30점을 치는 것 같았다. 긴장이 많이 돼 공이 쉽게 섰는데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 앞으로는 항상 결승전에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를 더 많이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창훈은 13년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훈련에 매진해왔다. 쉬지 않고 꼬박꼬박 대회에 출전하며 경험도 많이 쌓았다.

항상 처음이 어렵다. 첫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이를 바탕으로 두 번, 세 번 우승을 하는 일은 당구계에도 비일비재하다.

한 단계 성장한 서창훈의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된다. 그가 '3위 징크스'를 완벽하게 깨고 결승에서 더욱 시원한 공격 당구로 많은 우승 기록을 써나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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