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욱, 결승서 완벽한 플레이로 정성윤에게 4-1 승리

'하이런 14', '12연타석 득점' 등 최고 기량 펼쳐

이번 대회에서 'Q스쿨 1~3위' 모두 꺾고 우승... PBA 최강자 '자리매김'

아버지 유언따라 당구 큐 다시 잡아... 4년 만에 국내 정상급 선수로 성장

'오뚝이' 오성욱(42·신한금융투자)이 PBA 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PBA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오뚝이' 오성욱(42·신한금융투자)이 PBA 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PBA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프로당구 PBA 투어의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했다.

'오뚝이' 오성욱(42·신한금융투자)이 'PBA 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10일 밤 11시에 서울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오성욱은 정성윤(43)에게 세트스코어 4-1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오성욱의 빈틈없이 완벽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비록 1세트를 8이닝 만에 12:15로 패해 시작은 불안했지만, 2세트부터 4세트까지 각각 4이닝과 5이닝 만에 승리를 거두는 등 3점대 애버리지로 상대방을 압도했다.

2세트에서는 사상 첫 'TS샴푸 퍼펙트큐' 수상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오성욱은 2세트 2이닝까지 0:0 상황에서 연속 14득점을 몰아치며 퍼펙트 세트에 거의 도달했다.

아쉽게도 마지막 샷이 빗나가면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다음 4이닝에서 15:3으로 2세트를 마무리하고 반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1-1)

3세트에서도 오성욱은 정확한 샷으로 중거리타 득점을 이어가며 계속 점수를 쌓았다.

1이닝부터 4-0-4-3-4득점을 올린 오성욱이 5이닝 만에 15:5로 승리하고 전세를 뒤집었다. (2-1)

오성욱은 결승전에서 3세트부터 5세트까지 12연타석 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사진=이용휘 기자
오성욱은 결승전에서 3세트부터 5세트까지 12연타석 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사진=이용휘 기자
오성욱은 2세트에서 하이런 14점을 올리며 사상 첫 'TS샴푸 퍼펙트큐상'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오성욱은 2세트에서 하이런 14점을 올리며 사상 첫 'TS샴푸 퍼펙트큐상'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 오성욱 우승의 결정타는 '12연타석 득점'

오성욱은 4세트에서도 득점포를 쉬지 않았다. 사실상 4세트에서 터진 4타석 연속득점은 결승전 승리의 결정적인 연결고리가 되었다.

4세트를 1이닝부터 5-2-2-6 연속타를 터트리며 4이닝 만에 15:2로 오성욱이 따내면서 승부의 추는 완전히 기울어졌다. (3-1)

그리고 5세트 5이닝까지 오성욱은 2-1-1-4-1 연속타로 계속해서 점수를 쌓아 9:3으로 앞섰다.

이처럼 오성욱이 3세트 3, 4, 5이닝과 4세트 1이닝부터 4이닝, 5세트 5이닝까지 총 12번의 타석에서 연속득점 행진을 펼친 것은 정성윤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결정타가 되었다. 

정성윤이 뒤늦게 4-2-2 연속타로 스퍼트를 했지만, 10:11로 잠시 역전된 8이닝에서 오성욱이 연속 4득점을 솎아내며 14:11로 앞서 승리가 유력해졌다.

오성욱은 다음 9이닝 타석에서 '챔피언십 포인트' 득점에 성공하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4-1)

경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오성욱과 정성윤.  사진=이용휘 기자
경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오성욱과 정성윤.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 정성윤은 12연타석 득점으로 오성욱이 35점을 올리는 사이에 단 7득점에 그쳐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 정성윤은 12연타석 득점으로 오성욱이 35점을 올리는 사이에 단 7득점에 그쳐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 사진=이용휘 기자

◆ 오성욱, 'Q스쿨 1~3위' 모두 꺾고 우승

준우승에 머문 정성윤은 중요한 순간에 샷이 살짝살짝 빗나가며 기회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오성욱이 12타석을 연속으로 득점하며 35점을 획득하는 사이에 정성윤은 단 7득점에 그쳤다.

정성윤은 앞서 준결승전에서 강호 마민깜(베트남)을 세트스코어 3-1로 가볍게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왔다.

마민깜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우승후보 0순위'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을 3-2로 꺾었지만, 정성윤에게 덜미가 잡혔다.

오성욱은 에디 레펜스(벨기에, 32강)를 비롯해 Q스쿨 1위 정호석(준결승, 3-2)과 2위 오태준(8강, 3-1)을 꺾고 이번 결승에 올라왔다.

결승에서 Q스쿨 3위를 차지했던 정성윤에게 승리하면서 오성욱은 Q스쿨 1~3위 선수를 모두 꺾고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8번 도전 만에 '우승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된 오성욱.  사진=이용휘 기자
PBA 투어 8번 도전 만에 '우승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된 오성욱. 사진=이용휘 기자

◆ 아버지 유언에 따라 2014년에 '당구선수의 길' 택해

오성욱은 우승자 인터뷰에서 "힘든 시기에 좋은 대회를 열어준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님과 SK렌터카 현몽주 대표이사님에게 감사한다. 아직 꿈인지 현실인지 믿기지 않는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20대 시절 잠시 당구선수로 활동하다가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포기했던 오성욱은 "다시 시작해봐라"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지난 2014년에 다시 당구 큐를 잡게 되었다.

오성욱은 20살 무렵 '3쿠션 사대천왕'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게 당구를 배우러 가려고 했다가 아버지의 반대로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아들의 꿈을 반대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때 미안했다. 다시 시작해봐"라고 말했던 것이 지금의 오성욱을 만든 것.

2014년 서울당구연맹에 선수등록을 한 오성욱은 얼마 후 열린 제2회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에서 64강에 진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빌리어즈TV 코리아오픈에서 16강에 진출했고, 대한당구연맹회장배에서 8강에 입성했다.

시상식에서 우승 기념촬영. 왼쪽부터 PBA 프로당구협회 김영수 총재, 우승자 오성욱, SK렌터카 현몽주 대표이사.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우승 기념촬영. 왼쪽부터 PBA 프로당구협회 김영수 총재, 우승자 오성욱, SK렌터카 현몽주 대표이사. 사진=이용휘 기자
이번 대회 PBA와 LPBA 모두 우승을 차지한 김치빌리아드 선수 및 관계자들.  사진=이용휘 기자
이번 대회 PBA와 LPBA 모두 우승을 차지한 김치빌리아드 선수 및 관계자들. 사진=이용휘 기자

◆ 2017년 첫 우승 이후 국내 톱랭커로 자리매김

2016년 열린 김경률 추모배 이벤트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오성욱은 2017년 7월에 열린 단풍미인배 우승을 차지하며 선수등록 4년 만에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 2018 인제오미자배 준우승과 국토정중앙배 4강, 부산시장배 4강 등의 성적을 올렸고, 2018 재팬컵에서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는 본선 32강 3차례와 16강 1차례 등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PBA 출범 이후 강동궁, 김형곤에 이어 3번째로 프로 전향을 선언한 오성욱은 시즌 개막전이었던 파나소닉 오픈에서 4강에 올라가며 진가를 발휘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16강에서 번번이 무너져 아쉬움이 많았다. 지난 시즌 랭킹도 13위에 그쳐 기대에 못 미쳤다.

오성욱은 그동안 어려움이 있어도 다시 일어나는 멋진 경기를 자주 펼쳐 '오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별명처럼 이번 대회 우승으로 'PBA 챔피언' 반열에 이름을 올리면서 또 한 번 전기를 만들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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