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삼현 회장, 날짜 안 적힌 사퇴서 제출... "새 회장 선출해라" 총회에 안건 발의

대다수 이사들 상생협의한 부결한 대의원들에게 강한 불만 표출

경기인등록규정 다시 원복시켜... "총회가 알아서 검토" 요구

상생협약 주도한 박태호 부회장만 사퇴서 제출... 나머지 임원은 디비전 사업 이유로 만류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이 26일 열린 제3차 이사회를 열고 사실상 사퇴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이 26일 제3차 이사회를 열고 남삼현 회장의 사퇴로 인한 회장 선출 총회 안건 발의와 경기인등록규정 원점 재검토 등을 의결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KBF) 남삼현 회장이 'KBF-PBA 상생협약' 무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실상 사퇴했다.

KBF는 26일 오후 4시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회의실에서 2020년 제3차 이사회를 열어 1시간 30분간 논의 끝에 임시총회 안건 발의와 경기인등록규정 원점 재검토 등을 의결했다.

남삼현 회장은 이날 이사회 직전에 날짜가 적히지 않은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사회에서는 남 회장의 잔여임기를 맡을 회장선거를 위한 안건을 총회에 발의하기로 의결했다.

또한, 상생협약을 추진하기 위해 개정했던 경기인등록규정도 원래대로 돌리고, 총회에서 다시 재검토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남 회장은 "이사회가 노력해서 만든 상생안을 관철시키지 못해 미안하다.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총회에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법적효력 문제를 고려해서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 주기를 요청한다"라고 당부했다.

남 회장은 "일부 대의원은 비상체제로 대행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규정상 그렇게 안 된다"라고 말하며 "그때까지 아주 최소한의 이사회만 내가 집행하고, 큰 의사결정은 빠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남 회장의 사퇴에 대해 반대하는 이사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권익중 이사는 "회장이 떠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생상협의안이 어떻게 대의원총회에서 표결을 하게 된 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 회장은 "대한체육회가 유권해석을 내렸고, 나도 분쟁의 씨앗을 만들기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을 하려고 했다. 대의원들이 찾아와 통과시켜준다며 상정을 하라고도 했다. 사실 나도 황당하다. 이 사람들이 왜 반대를 했는지"라고 답답해했다.

사퇴 의사를 밝히는 남삼현 회장.  사진=김민영 기자
사퇴 의사를 밝히는 남삼현 회장. 사진=김민영 기자

상생협약안을 부결한 대의원총회에 대해서는 다수의 이사들이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상생협약을 주도한 박 부회장은 "이제 다 깨졌다. 나도 오늘로 사퇴한다. 그들보고 잘하라고 하라"라며 사퇴서를 제출했다.

권익중 이사는 "여기서 이거 회의하고 결의하면 뭐하나, 할 필요가 있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또한, KBF의 재정을 담당했던 나윤택 부회장도 "대회마다 2000만원씩 모자랄 건데, 유능한 대의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주면 겨우 대회 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나윤택 부회장은 KBF의 재정 상태에 대해 묻는 다른 이사의 질문에는 "지금 중계권, 마케팅권 아무것도 없고, 10억원 정도가 날아간 거다. 그나마 이베스트의 후원금이 컸는데, 전 대표가 이렇게 물러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후원을 해줄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떤 선수도 해외대회 파견도 못하고, 모든 대회가 2000만원씩 적자가 날 거다. 지금 KBF는 세금도 못 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선수 출신 손종언 이사가 "이 상황을 대의원, 이사, 선수가 전부 모여서 의논해야 한다"라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나 부회장은 "이미 남 회장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새 회장을 선출하고, 새 회장에게 후원금을 내라고 해야지 인제 와서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다"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국가대표 코치 출신 김정규 이사는 "반대 급부는 항상 있기 마련인데,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면 연맹이 이렇게 마비가 되는 것이다. 선수들이 알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회의 부결 사유에 대해서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정규 이사는 "누구나 상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총회가 어떤 이유로 반대한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물었고, 남 회장은 "나도 모른다. 대의원이 이 상생협의안에 무엇때문에 반대하는지 말해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상생협의체에 참여했던 권익중 이사는 "총회 부결에 대해 위원장단 회의에서는 부결 사유가 명쾌하지 않기 때문에 해명을 총회가 해주면 그 답을 듣고 거취를 정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상생협의안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했던 김영민 이사는 "이사 몇명 찬성하고, 대의원과 선수가 다 반대하는 상생이 제대로된 상생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대의원들은 이사회 결정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오는 28일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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