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위, 'KBF판 경술국치' 상생협약 관련자 나근주 사무처장, 박태호 수석부회장 해임 요구

KBF가 지난해 작성한 문서에 "왜 상생협약 세부방안이 KBF 존립 위협하는지 나와" 주장

총회의 KBF 재정비와 남삼현 회장 조직사유화에 대해 상급단체의 빠른 판단 요구하기도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위원장 강자인)가 지난 19일 오후 2시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공원 앞에서 3차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주석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위원장 강자인)가 지난 19일 오후 2시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공원 앞에서 3차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주석 기자

[빌리어즈=김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위원장 강자인)가 3차 장외집회를 열고 KBF-PBA 상생협약 관련자의 징계 및 해임, KBF 재정비 등을 요구했다.

선수위는 지난 19일 오후 2시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공원 앞에서 30여 명의 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3차 장외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에서 선수위는 "비리의 온상 KBF 사무처, 집행부 사퇴하라", "제대로된 상생협약 우리는 환영한다"라는 2개의 플래카드를 펼쳐놓고 구호를 외치며 1시간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니어 3쿠션 국가대표 출신 김준태를 비롯한 유망주 선수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자인 선수위원장은 "남삼현 회장의 권한은 선수와 총회에서 위임 받은 권한이다"라고 주장하며 3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상생협약의 올바른 절차는, 총회 보고 이후에 총회에서 권한을 위임받은 다음 PBA와 협약을 진행하는 것인데, 남 회장은 상생협약을 보고한 사실이 없고 권한을 위임받은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남삼현 회장이 총회 권한을 자신의 권한으로 포장하여 선수와 총회를 기만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오늘 이자리에 선수들이 모인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 제1조 2항과 마찬가지로 KBF의 주권은 선수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선수로부터 나온다"라며, "지금 당장 직권남용과 배임을 중지하고 총회와 선수들의 소통을 거쳐 상생협약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라"라고 요구했다.

3차 장외집회에서 성명 발표하는 강자인 선수위원장.   사진=김주석 기자
3차 장외집회에서 성명 발표하는 강자인 선수위원장. 사진=김주석 기자

강 위원장은 두 번째로 "KBF의 존립을 위협하는 상생협약 세부방안은 '경술국치'와 다름없다. 즉각 파기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상생협약 세부방안을 '경술국치'로 규정한 이유로, 지난해 3월 29일 KBF 현 집행부와 사무처가 작성해 배포한 '프로화 관련 대한당구연맹 검토자료'를 내세웠다.

이 자료에서 KBF 집행부는 선수들의 PBA 이탈을 막기 위해 5가지 심각한 문제를 주장했다.

당초 KBF 집행부는 PBA와의 협력 자체가 KBF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드는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문서로 만들어 당구계 내외부에 공개한 바 있다.

이 문서에서 KBF가 주장했던 PBA와 협력할 수 없는 5가지 이유는 ▲ KBF는 UMB 규정 준수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PBA와 협력하게 되면 국가대표가 세계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어 연맹 스스로 정관 제2조에 명시된 국위선양 의무를 위반하는 것 ▲ UMB 제재를 받으면, LG U+컵과 당구월드컵 등 주력사업이 무너지고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되어 정부 지원이 중단되는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 ▲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펼치면 당구산업 생태계와 공인 단체인 KBF 신뢰도가 무너지는 것 ▲ 우수선수 PBA 전향 이후 시도체육회의 관심을 잃게 되어 전국체전 및 직장경기운동부 선수들의 계약해지와 종목 자체가 퇴출될 우려가 있는 것 ▲ KBF 지자체 사업도 크게 손실이 생겨 연간 중계권 5억원과 후원권 4억5천만원, 사업권 26억원 등 총 35.5억원이 소멸위기에 처하고, 각종 대회 무산과 우수선수 누수로 인해 17개 시도연맹 기능 무력화가 불가피한 것 등으로 분석해 보고했다.

따라서 남삼현 집행부가 만든 상생협약 세부방안은 불과 1년 전에 스스로 주장했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어서 KBF 존립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 위원장은 이러한 KBF 집행부의 모순된 태도에 대해 비판하며 "남삼현 회장과 사무처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두고볼 수 없었기 때문에 투쟁에 나선 것이며, KBF 존립을 위혐하는 '경술국치' 수준의 상생협약 세부방안을 즉각 폐기하고, 허위보고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태호 수석부회장과 나근주 사무처장을 징계, 해임하라"라고 요구했다.

집행부 처벌 촉구하는 선수들.  사진=김주석 기자
집행부 처벌 촉구하는 선수들. 사진=김주석 기자

세 번째로, 강 위원장은 상급단체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에 선수위원 14명을 전원해임해 조직사유화한 남삼현 회장에 대해 빠른 판단을 요구했다.

강 위원장은 "선수위원회는 정관에 따라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기구"라며 "선수위원 14명을 강제 해임하고 당구계와 전혀 소통하지 않고서 심각한 수준의 상생협약을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남사현 회장의 조직사유화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구선수들까지 거리로 나서서 애타게 지키려는 KBF를 위해 상급단체가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성명 마지막에는 "KBF 회장은 봉사직이며, 선수들까지 장외로 뛰쳐나가는 반발이 나오면 더 이상 (협약을) 진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하며 "경술국치한 상생협약을 강행하는 남삼현 회장과 그 이하 집행부 및 사무처는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상생협약 관련자인 나근주 사무처장과 박태호 수석부회장의 징계와 해임을 요구하며, 총회에서 KBF를 재정비하기를 바란다"라고 마무리를 했다.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는 선수들.   사진=김주석 기자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는 선수들. 사진=김주석 기자

집회를 마친 선수위원회는 2시간 뒤에 임시총회가 열린 올림픽파크텔로 대부분 이동해 총회장 앞에서 대기하며 대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상생협약안에 대해 찬성 2, 반대 14의 일방적인 결과로 부결되었다.

선수위원회는 "대의원의 올바른 판단이 KBF를 살린 것"이라고 말하며, 장외집회에서 줄곧 주장한 것처럼 "제대로된 상생협약을 위해 KBF 존립을 위협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현 집행부의 총 사퇴와 관련자 처벌"을 목표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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