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F 집행부에 우호적인 유 회장, '상생협약 강행'하는 집행부에 작심 쓴소리

"KBF는 비영리단체인데 왜 PBA 대회를 구상하고 토토를 논하고 세계 당구산업을 기획하나"

"돈이 좋아서하는 상생처럼 보여… 위장에 실패했다" 적나라하게 비판

"협약은 집행부가, 책임은 선수가? 도대체 누구 발상이냐" 되묻기도

KBF 집행부에 우호적이었던 대전당구연맹 유병립 회장이 '상생협약 강행'하는 집행부에 대해 작심 쓴소리를 내뱉었다. 사진은 유병립 회장 의견서 전문.
KBF 집행부에 우호적이었던 대전당구연맹 유병립 회장이 '상생협약 강행'하는 집행부에 대해 작심 쓴소리를 내뱉었다. 사진은 유병립 회장 의견서 전문.

[빌리어즈=김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KBF) 산하 시도연맹인 대전당구연맹 유병립 회장이 집행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KBF 대의원인 시도연맹 회장이 KBF 집행부에 대해 비판 의견서를 공식 제출한 것은 당구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또한, 그동안 유병립 회장은 KBF 집행부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유 회장의 의견서는 의미가 남다르게 해석된다.

유 회장은 29일 밤 자신의 SNS 계정에 "대한당구연맹에 드리는 의견서입니다"라는 문구를 적고 상생협약에 대한 의견서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최근 KBF 남삼현 회장이 PBA 프로당구협회(총재 김영수)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선수들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강행하자 이에 대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A4 3장 분량의 의견서에서 유 회장은 "업무가 과중하면 사퇴하면 될 일이다. 운영경비가 모자라면 경비를 줄여라. 대회비용이 모자라면 대회를 줄이면 된다"라고 말하며 KBF 집행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시작했다.

유 회장은 "KBF는 비영리단체인데 왜 PBA 대회를 구상하고, 토토를 논하고 전 세계 당구산업을 기획하는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KBF가 걱정을 안 해도 PBA는 프로답게 잘 하고 있다. 그런데 왜 KBF가 선수들을 빌미로 프로를 탐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규정과 선수는 안중에도 없고 일부 우수 선수를 이용해 연맹 재정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니냐?"라고도 말했다.

유 회장은 "KBF는 PBA에도 진출하지 못한, 당신들이 생각하는 변변치 못한 선수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지금도 KBF를 구성하는 것은 대다수의 어려운 선수들이다. 그들은 하류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직장 다니고 아르바이트 다니고 해서 대회 경비 마련하고 빚도 지면서 겨우 선수를 유지하는 신분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당구가 좋아서라고 말한다. 그런데 (KBF 집행부는) 돈이 좋아서하는 상생처럼 보인다. 위장에 실패했다"라며 실날하게 지적했다.

대전당구연맹 유병립 회장
대전당구연맹 유병립 회장

UMB와의 문제에 대해서 유 회장은 "집행부가 상생을 알아서 협약하니 책임은 선수가 져야 한다는 공문의 서술된 논리는 도대체 누구 발상이냐? 집행부가 챙겨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선수의 권익임을 잊은 듯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똑바로 기억해라. UMB 징계 받은 선수를 데리고 올림픽 진출 가능한가, 올림픽의 꿈을 이루면 뭐하는가, 모조리 징계받고 올림픽 나갈 선수도 없을 듯하다"라고 주장했다.

상생협약 세부안에 나온 'UMB가 징계한다고 하므로, UMB 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선수는 선택에 의해 PBA 투어에 참가하지 않아도 됨'이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더 적나라한 지적을 이어갔다.

유 회장은 "당구월드컵을 포함한 국제대회에 KBF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시스템을 설계한 집행부가 책임을 져야지, 왜 선수가 책임을 져야 하나? 그것이 월권이고 갑질이며 책임회피이고 직무태만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분노하는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그리고 "KBF 집행부는 상생협약 이전에 KBF에 남아있는 선수들과 PBA로 가서 제명당한 선수들에게 먼저 사과와 용서를 빌어야 한다. 또한, 양 단체의 선수들에게 손해배상과 처벌도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KBF 집행부는 세계당구의 중심이 되기 위해 상생협약 체결을 한다라고 하지만, 세계당구의 중심은 집행부가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어려운 당구선수들이 이미 그 목적달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중심을 가져온지 오래다. 단지 집행부가 질질 끌려 다니면서 망쳐놓은 거 아닌지 묻는다"라고 말했다.

상생협약 세부안에 대해서 유 회장은 "상생협약 세부안이 나왔는데, 연맹의 주인인 선수들은 분노한다. 지금 이것은 '상생'이 아닌 '살생'인 듯싶다. 상생과 더불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 예약도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에 유 회장은 "상생협약을 진심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왜 분노하고, 청사 앞에서 거리에서 피켓 들고 무엇을 요구하는지 먼저 성찰하기 바란다. 그리고 상생을 해도 충분히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한 "상생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 않기 바란다. 당신들은 임기 끝나면 떠나지만, 선수들은 임기가 없다"라며 "집행부가 이 글에 분노한다면, 이미 사심이 있음이 아닌가 한다. 나는 대한당구연맹의 반대파가 아니다. 이 글이 조직의 명예를 실추했다면 명예훼손으로, 허위라면 허위사실 유포로 나를 고소고발하면 된다"라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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