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가 "3쿠션은 관록이 필요하다"는 속설을 깨고 있다. 25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19 제10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3쿠션 종목 8강전에서 조명우는 오성욱(서울)과 대결해 20점 차로 크게 벌어진 경기를 뒤집고 두 번의 승부치기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사진=ACBC 아시아캐롬연맹 제공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3쿠션 샛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가 두 번의 승부치기 끝에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제10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3쿠션 종목 8강전에서 한국의 오성욱(서울)과 맞붙은 조명우는 한때 20점 차로 벌어진 점수를 극복하고 13이닝 만에 40:4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현지시각 25일 오후 1시 30분에 시작한 8강전 경기에서 조명우는 오성욱과 두 번의 승부치기로 승패를 갈랐다.

이 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평균득점 3.08을 기록했다. 또한, 매 이닝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득점 퍼레이드와 함께 대역전극의 드라마틱한 명승부가 벌어져 장내에 큰 박수가 터졌다.

선구를 잡은 오성욱은 초구 6점으로 포문을 열어 2이닝부터 3-4-2-1점 등을 보태며 5이닝까지 16:6으로 앞섰다.

반면, 조명우는 난조를 보이며 초반 4번의 타석을 모두 범타로 물러났고, 5이닝에서 6점을 겨우 따라붙어 0:16의 큰 점수 차를 조금이나마 만회했다.

그러나 오성욱이 6이닝에서 연속 10득점으로 응수해 달아나면서 6:26까지 점수가 다시 크게 벌어졌다.

오성욱은 이어서 3점, 6점 등을 올려 8이닝 만에 35점을 쳤고, 조명우가 6이닝부터 안간힘을 쓰며 7-6-3점을 만회해 8이닝까지 점수는 22:35가 되었다.

오성욱은 40점까지 단 5득점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조명우는 상대방이 5득점을 하는 동안 18점을 쳐야 겨우 무승부를 만들 수 있었다.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었지만, '오뚝이' 오성욱이 8강에서 '베테랑' 허정한(경남)을 꺾을 때처럼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무승부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조명우는 예상을 깨고 끈질기게 따라붙어 끝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9이닝에서 4점을 올려 26:35로 쫓아간 조명우는 오성욱의 큐가 세 타석 연속 잠긴 사이에 11이닝에서 5점을 더 따라가 31:35까지 추격했다.

12이닝 오성욱이 1점 달아나자 조명우는 다시 5득점으로 응수해 마침내 36:36 기적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오뚝이' 오성욱은 이번 대회 8강에서 허정한(경남)에게 26이닝 만에 40:33으로 승리하고, 8강전에서도 8이닝 동안 35점을 몰아치는 등 크게 활약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오성욱도 끝까지 만만치 않았다. 분위기가 반전되어 오성욱에게 다소 불리할 듯했지만, 그는 다음 13이닝에서 남은 4점을 마무리해 40:36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어서 어려운 후구를 조명우가 침착하게 포지셔닝하면서 4점을 만회했고, 경기는 결국 40:40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치열한 승부는 승부치기까지도 계속되었다. 1차 승부치기가 3:3 무승부가 되면서 2차전이 벌어졌다. 

먼저 타석에 들어선 오성욱의 초구에서 제1적구가 길게 늘어져 당구대 쿠션에 근접하면서 2점째 어려운 배치를 시도하게 되었고, 장고 끝에 자세를 잡은 오성욱의 바깥돌리기가 실패하면서 1득점에 그쳤다.

조명우는 다음 타석에서 초구를 무난하게 득점하며 포지셔닝까지 성공시켰고, 2점째 게임포인트를 뒤돌려치기로 마무리하며 극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98년생으로 올해 21살인 조명우는 '3쿠션은 관록'이라는 속설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에서 조명우는 '헐크' 강동궁(동양기계)과 대결한다.

 

2차 승부치기에서 초구 포지셔닝에 실패한 오성욱이 노란공을 제1적구로 선택해 어려운 바깥돌리기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사진=중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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