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인천/김민영 기자] '3쿠션 사대천왕'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세계 2위)이 PBA 프로당구투어 출전을 공식선언했다.

지난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쿠드롱은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PBA 프로투어에 도전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UMB 세계캐롬연맹의 간판선수인 그가 어떻게 가장 먼저 PBA 투어에 출전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기자회견 후 잠시 만나 그 이유에 대해 들어 보았다.

 

UMB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PBA 투어에 출전을 선언하게 된 배경은.

UMB가 3쿠션 종목을 수십년 동안 이끌어 온 세계캐롬연맹인 것은 변함 없이 인정하고 존중한다.

그러나 PBA를 이끄는 브라보앤뉴와 같은 매니지먼트가 더 나은 조직력으로 더 좋은 대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PBA가 UMB보다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할 것이라고 판단했나.

그렇다. 브라보앤뉴는 마케팅과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회사이기 때문에 당구계의 염원 '프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PBA 프로투어를 통해 당구선수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PBA 프로투어에 출전하면 그동안 UMB에서 쌓은 경력이 단절될 수도 있는데.
 

처음 UMB로부터 징계 소식을 들었을 때 두렵다기 보다 기분이 나빴다.

UMB가 단지 단체의 이익과 감정을 앞세워 "선수들을 징계하겠다"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옳지 않다.

UMB는 당구선수를 위해 존재하는 단체인데, 되려 선수들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UMB의 이런 실망스러운 모습은 나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PBA 프로투어 출전을 결정하게 만들기도 했다.


UMB의 징계 압박이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반발심이 더 생겼다. UMB에서 자꾸 강압적으로 "하지 마라, 징계하겠다"라고 나오면서 오히려 PBA 프로투어에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하지 않나. (웃음)

 

현재 안타깝게도 선수들이 UMB와 PBA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도대체 왜, 선수들이 UMB와 PBA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PBA 프로투어 출전 선수들은 UMB 토너먼트를 뛰고 싶지 않다고 한 적이 없다.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은 UMB와 PBA 등 세계에서 열리는 당구대회에 전부 출전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나도 PBA 프로투어에 출전하겠다고 한 것뿐이다. 난 결코 UMB 토너먼트를 뛰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고, 당구선수로써의 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PBA 프로투어는 다른 대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징계를 주거나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UMB는 당구선수들에게 '3년 징계'를 내세웠다. 

따라서 PBA 프로투어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UMB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결국 이것 때문에 현재 '선택'이라는 적합하지 않은 단어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우리 당구선수들이 선택을 강요 받아야 하는 상황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8일 오후 3시 인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오는 프레데릭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오는 5월 20일 시작되는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에는 출전할 생각인가.

물론이다. 나는 아직 징계를 받지 않았다.

UMB 징계는 PBA 프로투어 출전 후에 결정되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지금까지 해왔듯이 모든 UMB 토너먼트에 참가할 생각이다.

UMB 징계 후의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
 


PBA 프로투어 출범을 두고 벌어진 사태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당구선수들이 협력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선수협회에서 이 문제를 토론하고 UMB에 강력하게 대응하거나 아니면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지금 단 8명의 선수만이 PBA에 참가하겠다고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선수들의 의지보다 UMB의 제재가 더 강력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UMB도 지금은 8명만 제재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만약 50명의 선수가 PBA 프로투어에 출전을 선언하면 UMB도 징계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당구선수들이 힘을 합쳐야 다같이 살아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PBA 투어에 출전하기 위해 자주 한국에 방문해야할 텐데. 한국에서 지낼 생각은 없나.

아직 한국에서 지내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우선 지금처럼 좀 힘들어도 벨기에와 한국을 오가면서 PBA 투어에 참가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당구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PBA 투어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이번 도전을 응원해준 많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PBA 투어를 찾으시는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로 반드시 보답하겠다. 오는 6월 시작되는 PBA 투어에 끝까지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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