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원 심판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정 의원과 신동근 의원, 그리고 이향주 심판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대한당구연맹 공인심판이자 UMB 국제심판인 류지원 심판이 재기한 대한당구연맹의 '여성심판 치마 착용 강요’ 문제가 단순히 당구계 내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기미다. 

이 사안 역시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체육계 병폐의 하나로 인식,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류지원 심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월 13일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정 의원과 문회체육관광부위원회 간사인 신동근 의원, 류지원 심판, 이향주 심판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당구연맹의 성차별 및 직권남용 조사 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재정 의원은 “당구 심판에게 특정 드레스코드, 다시 말해 치마 착용을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거나 이런 지시의 부당함을 알리려고 한 것에 대해 다른 방식의 불이익을 주는 등 일상생활에 만연해 있는 차별에 대한 심각한 문제 인식에서 함께 하게 되었다.”고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신동근 의원은 “스포츠계 미투가 확산되면서 스포츠계 병폐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한당구연맹의 성차별 및 직권남용 행태는 체육계 자체의 자성의 자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번 대한당구연맹의 징계 결과는 체육계의 폐쇄적인 구조 아래서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지 않은 솜방망이 처벌로 오히려 피해자의 추가 피해와 함께 잘못된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스포츠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기구를 신설하고자 한다.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는 이번 일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철저히 조사해 정확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

또한, 대한당구연맹은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이들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한당구연맹의 결단을 촉구했다. 

류지원 심판은 이 자리를 통해 “(사)대한당구연맹 심판위원장은 2017년 3월부터 여성심판들에게 치마 착용을 지시했고, 거부하는 심판들에게 업무 배제 등 불이익을 주었다.

또한, 징계 권한이 없는 심판위원회가 징계를 결정한 것은 직권남용이므로 오히려 심판위원회를 징계해야 한다는 대한체육회의 권고에 (사)대한당구연맹은 피해자 구제 없이 ‘견책’으로 결정했다.

이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계속해서 추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을 그만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재정 의원은 일련의 사건들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번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동근 의원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힘을 모으겠다고 밝힘과 동시에 자리에 나온 류지원, 이향주 심판 등 전문가로서 존경받아야 할 여성 심판들을 성적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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