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조재호(서울시청)가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8강 무대를 밟으며 한국 당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사진=코줌스튜디오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슈퍼맨' 조재호(서울시청)가 '3쿠션 레전드 챔피언' 디온 넬린(덴마크)을 꺾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8강 무대를 밟으며 한국 당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조재호는 27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에 시작된 '2018 라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넬린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으며 17이닝 만에 40:22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앞서 포르투갈 포르토에서 열렸던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77년생 듀오' 허정한(경남)과 최성원(부산체육회)이 나란히 4강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아시아와 세계 최강 국가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32강전에서 7명 중 단 2명만 16강에 올라 당구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앞선 16강 경기에서 허정한(경남)까지 '끝내기 9점'에 당해 아깝게 탈락하면서 조재호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홀로 8강에 도전하게 된 조재호에게 이번 16강전은 생소한 왕년 월드컵 챔피언과의 대결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다소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우려와 달리 '슈퍼맨' 조재호의 큐는 가벼웠다. 초반에 잠시 분위기를 살피던 조재호는 4이닝부터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4이닝에서 연속 9득점을 올리며 10:3으로 앞서기 시작한 조재호는 16:13으로 리드하던 11이닝에서 5득점을 올리며 21:13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승부는 후반전 세 이닝 동안 완전히 기울었다. 넬린이 12, 13이닝을 모두 범타로 물러나는 사이 조재호는 12이닝부터 2-3점을 달아나며 26:13으로 더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이어서 14이닝에서 다시 대거 8득점을 올려 34:16으로 크게 앞서면서 승기를 굳혔다.

15이닝에서 넬린이 6점을 쫓아왔지만, 조재호가 16이닝에서 2점을 올린 뒤 17이닝 타석에서 남은 4점을 모두 득점하며 40:2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당구월드컵 챔피언에 올랐던 디온 넬린(덴마크)은 2002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이후 아예 성적을 내지 못하며 세계 무대에서 서서히 잊혀갔지만, 최근 기량을 회복하며 복귀해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월드컵 8강 무대에 오르는 등 활약했다. 사진=코줌스튜디오


조재호는 올해 첫 당구월드컵이었던 터키 안탈리아 대회에서 준결승에 오른 이후 4개 대회 만에 다시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조재호에게 패한 넬린은 2000년 콜롬비아 보고타와 네덜란드 우스터후트 당구월드컵에서 연속해서 4강, 준우승을 차지하며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입상했다.

또한, 지난 2002년 덴마크 라네르스에서 열린 3쿠션 세계선수권 준우승 이후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당구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등 활약을 보여주었다.

28일 자정에 열리는 8강전에서 조재호는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와 대결을 벌인다.

산체스는 16강전에서 터키의 비롤 위마즈에게 경기 막판에 30:30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연속 8득점으로 기사회생하며 19이닝 만에 40:30으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조재호와 함께 올해 첫 안탈리아 대회에서 4강에 진출했던 산체스는 이후 32강과 16강에서 탈락하며 다소 부진했다.

두 선수는 지난 9월 LG유플러스컵 예선에서 붙어 산체스가 21이닝 만에 40:34로 승리한 바 있다.
 

조재호는 8강전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와 대결한다. 두 선수는 지난 9월 한국에서 개최된 LG유플러스컵 예선 리그에서 대결해 산체스가 21이닝 만에 40:34로 승리했다.


한편, 이번 16강 라운드에서는 터키의 세미 사이그너가 타이푼 타스데미르를 18이닝 만에 40:30으로 눌렀고,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는 세계선수권 결승전 이후 다시 만난 제러미 뷰리(프랑스)에게 18이닝 만에 40:23으로 승리했다.

사이그너는 올해 열린 5번의 당구월드컵에서 이번 대회까지 총 4번 8강 이상 성적을 올렸고, 지난 블랑켄베르크 대회 이후 3회 연속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사이그너는 '세계챔피언' 야스퍼스는와 대결한다. 두 선수는 지난 10월 초 이집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대결해 야스퍼스가 16이닝 만에 40:37로 신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갔다.

세계 최정상 3쿠션 선수들이 벌이는 흥미로운 이번 대회 8강전은 당구 전문 인터넷방송 코줌을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 '2018 라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 경기결과

비롤 위마즈 30(19이닝)40 다니엘 산체스

디온 넬린 22(17이닝)40 조재호

딕 야스퍼스 40(18이닝)23 제러미 뷰리

타이푼 타스데미르 30(18이닝)40 세미 사이그너

 

경기결과 제공=코줌큐스코/UMB 세계캐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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