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한(경남)이 2018 라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독일의 마틴 혼에게 19이닝 만에 33:40으로 석패했다. 사진=코줌스튜디오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너무 아쉬운 승부였다. 한국의 허정한(경남)이 '2018 라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석패했다.

허정한은 경기 초반 16점 차로 벌어진 승부를 뒤집어 동점과 역전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지만, 상대방 혼의 '끝내기 9득점'이 나오면서 아쉽게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27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에 시작된 이번 라볼 당구월드컵 16강 경기에서 허정한은 유럽의 레전드 강자 혼과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명승부를 펼치며 팽팽하게 맞섰다.

경기 초반 혼이 맹타를 휘둘러 7이닝까지 3-3-2-3-1-4-6점을 연속 득점하며 22:6으로 전반전을 끝냈다.

16점 차로 크게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혼이 쉽게 승리하고 8강에 진출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경험 많은 허정한은 저력 있는 플레이로 불가능해 보였던 추격을 현실로 만들었다.

9이닝에서 연속 9득점을 올린 허정한이 15:22로 단숨에 쫓아오면서 잘 나가던 혼이 크게 흔들렸다.

그 사이에 허정한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15이닝까지 22:25, 단 3점 차로 거리를 좁혔다.

다음 이닝에서 허정한은 연속 4득점을 올리며 26:25로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고, 17이닝에서 다시 4점을 보태 30:25로 승부를 완전히 뒤집었다.

한참을 헤맸던 혼이 다시 살아난 것은 17이닝이었다. 혼은 17이닝과 18이닝에서 3점씩 득점하며 31:31 동점을 만들었다.
 

혼은 16강전에서 허정한에게 승리하며 지난 2016년 12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당구월드컵 8강 무대를 밟았다. 사진=코줌스튜디오


운명의 19이닝. 허정한이 2점 달아나며 33:31로 재역전에 성공했고, 경기 막판에 치열한 명승부가 벌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날 32강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막판 '하이런 13점'으로 무너뜨렸던 혼의 장타가 또 한 번 터지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혼은 31:33으로 뒤진 상황에서 들어선 19이닝 타석에서 남은 9점을 모두 쳐내며 '끝내기 9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40:33)

초반 벌어진 큰 점수 차를 뒤집고 승리까지 바라보던 허정한과 한국 당구 팬들에게는 너무나 허탈한 순간이었다.

허정한은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어떤 어려운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는 한국 당구의 저력을 보여주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9점 한 방으로 경기를 끝낸 혼은 지난 2016년 12월 이집트 후르가다에서 열린 당구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당구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한편, 같은 시각 벌어진 16강 경기에서는 '세계 1위'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터키의 무랏 나시 초클루에게 21이닝 만에 40:36으로 신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초클루도 허정한처럼 6:21로 뒤진 경기를 따라잡아 25:25, 29:29, 31:31 등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쿠드롱의 막판 스퍼트에 밀려 역전을 시키지는 못했다.

쿠드롱은 19이닝부터 4-3-2점을 득점하며 40점을 모두 쳤고, 후구에서 6점을 쳐야 했던 초클루가 2득점에 그치면서 쿠드롱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탈리안 슬러거' 마르코 자네티는 쩐뀌엣찌엔(베트남)의 추격을 따돌리고 22이닝 만에 40:31로 승리했고, 베트남의 마민깜 대 응오딘나이의 대결에서는 승부치기 끝에 마민깜이 2:1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27일 오후 10시에 시작되는 8강전에서는 '쿠드롱 vs 마민깜', '자네티 vs 혼'의 대결이 벌어진다.


 

◆ 2018 라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 경기결과

프레데릭 쿠드롱 40(21이닝)36 무랏 나시 초클루

마민깜 40(22이닝)40 응오딘나이
* 승부치기 2:1 마민깜 승

허정한 33(19이닝)40 마틴 혼

쩐뀌엣찌엔 31(22이닝)40 마르코 자네티

 

 

경기결과 제공=코줌큐스코/UMB 세계캐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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