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LG유플러스컵 3쿠션 마스터스 8강전에서 서현민(충남)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세계랭킹 1위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은 경기 후 백스테이지에서 "나는 서현민을 이기기 위해 2.80 이상의 애버리지를 내야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주석 편집장] "가장 힘든 경기였다. 이기기 위해 무조건 2.800 이상의 애버리지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2018 LG유플러스컵 3쿠션 마스터스' 8강전에서 한국의 서현민(충남·국내랭킹 2위)에게 대역전승을 거둔 '세계 최강'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세계랭킹 1위)이 경기 후 백스테이지에서 소감을 밝혔다.

8강전 초반 쿠드롱의 페이스는 나쁘지 않았지만, 6이닝부터 9이닝까지 네 번의 타석을 범타로 물러나면서 어려움을 자초하기도 했다.

쿠드롱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연속 네 이닝 범타를 기록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서현민이 7이닝 5점, 그리고 9이닝 연속 10득점을 올리며 25:16으로 승부를 뒤집어놓았다.

서현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3점, 2점을 더 득점해 11이닝까지 30:20으로 리드했다.

'대 쿠드롱'을 상대로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경우는 흔한 일이 아니다.

마치 득점 기계처럼 점수를 뽑아내는 쿠드롱의 빠르고 정확한 공격형 플레이는 매우 위력적이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공격 대 공격'으로 맞서 그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서현민이 쿠드롱을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서현민이 그때까지 3.00대에 육박하는 평균득점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쿠드롱 입장에서 서현민을 따라잡으려면 득점력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했다.

쿠드롱은 경기를 회상하며 "매우 위험하고 힘든 경기"라고 표현했다.

쿠드롱은 11이닝에서 연속 11득점을 올리면서 포문을 열었고, 12이닝부터 2-3-4점을 득점하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결과는 40:31(14이닝)으로 쿠드롱의 승리. 그의 생각대로 평균득점 2.857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쉽게 쿠드롱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한 서현민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기석에 앉아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쿠드롱에게 2.800의 평균득점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쿠드롱은 대부분의 대회에서 출전 선수 중에 가장 높은 평균득점를 기록한다. 이번 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예선 리그전에서 쿠드롱은 3전 전승, 평균득점 2.353의 성적으로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얼마 전 3쿠션 역사상 최고 상금 15만달러(한화 약 1억 6850만원)를 거머쥘 때도 쿠드롱의 공격력에 필적할 만한 선수는 없었다.

8강 경기 후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쿠드롱과 이번 대회와 맥크리리 대회(사상 최고상금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쿠드롱과 일문일답이다.

 

- 역대 최고상금도 타고, 이번 LG유플러스컵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무척 좋다. 최고의 순간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오늘 준결승까지 올라가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 얼마 전 맥크리리 대회에서 우승상금 얼마를 받았나.

15만달러를 받았다. 상금이 지난 주말에 들어왔다. 쓸 시간도 없었다.


- 이번 대회 우승상금(한화 8000만원)까지 타면 엄청난 수입을 버는데. 상금을 타면 어디에 쓸 계획인가.

안 쓰고 모아둘 계획이다. 맥크리리 상금도 마찬가지고, 이번 대회 상금도 안 쓰고 모을 계획이다.
 

- 준결승에 올라오기까지 어떤 경기가 가장 힘들었나.

조금 전에 끝난 서현민과의 8강 경기다.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서현민이 너무 잘했다.
 

- 역전을 당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서현민의 애버리지를 계산해보았더니 최소 2.50 이상은 나올 듯했다. 그렇다면 내가 그 경기를 뒤집으려면 애버리지 2.80 이상을 쳐야 했다.


- 이후에 득점력이 폭발하면서 2.80대의 애버리지를 쳐서 이겼는데.

집중을 해서 2.857로 힘들게 이겼지만, 매우 위험한 경기였다.


- 준결승에서 김행직과 대결한다. 소감은.

준결승도 8강전처럼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김민영 기자
정리=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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