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당구 130년사 '이슈별 당구사 바로 알기'>는 한국에 당구가 전파된 이후 130년 동안 어떻게 당구 문화가 자리 잡았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스포츠가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칼럼입니다. <빌리어즈>가 30년간 취재한 기사와 수집된 자료, 당사자의 인터뷰에 근거하여 김기제 발행인이 집필하며 매주 토요일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한국 포켓볼 챔피언 시리즈’ 1차 부산대회에서 개막을 축하하는 참가 선수들의 뱅킹. 빌리어즈 자료사진


◼︎ 대한포켓당구연맹의 창립 첫 사업으로 '한국포켓볼챔피언시리즈' 기획

포켓볼 붐을 조성하여 저변을 확대 육성하는 데 취지를 둔 '한국포켓볼챔피언시리즈'는 95년 2월부터 6월까지 시리즈(5차전)로 개최되었다.

매 대회의 8강에 진입하는 회원에게 승점을 부여하고 다섯 차례의 토너먼트에서 얻은 승점을 평균하여 경기력 평점 80%, 인격 및 적성 10%, 연맹 참여도 10%의 비율로 심사위원회의 심사규정에 의한 랭킹을 결정했다.

챔피언은 세계포켓9볼대회 및 아시아포켓9볼챔피언십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하고 소요 경비 전액을 연맹에서 보조하기로 했다. 

챔피언 타이틀은 1년간 유효하며, 선수들의 성적은 매월 랭킹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한국 포켓 챔피언 시리즈’ 1차 부산대회 결승전 뱅킹의 이장수(오른쪽)와 박신영


∙1차 부산대회 

1차 대회는 95년 2월 8일, 9일 이틀간 부산 서면에 있는 'CNN포켓당구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여자 선수가 16명 이상이 출전할 경우에만 여자부를 두도록 한 규정에 따라 여자 선수와 남자 선수가 함께 경기에 참가했다.

WPA 경기방식(패자부활전 토너먼트)을 채택하여 승자 4강과 패자부활전 4강 등 8강에 본선 토너먼트 진출권을 주어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방식으로 진행했다. 

8강에는 한경용, 박신영, 정영화, 박병수, 이장수, 이열, 김원석과 함께 여자 선수 정양숙이 이름을 올렸다.
 

1차 부산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장수에게 천남중 회장이 시상하고 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4강에는 박신영, 정영화, 이장수, 이열이 진출하여 준결승을 치른 결과 박신영이 정영화를 9-7, 이장수가 이열을 9-4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는 '한국당구포켓9볼최강전'의 패권을 차지했던 이장수가 제4회 아시아포켓9볼챔피언십 준우승자 박신영을 9-6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한편, 패자부활전 4강으로 본선 토너먼트 진입에 성공한 정양숙이 김원석을 9-7로 누르고 5·6위전에 진출, 한경용에게 9-7로 승리함으로써 여자 선수의 '한국포켓9볼챔피언시리즈' 랭킹 진입에 청신호를 켜기도 했다. 

 

2차 울산대회 본선 8강에 진출한 선수들과 대한포켓당구연맹 김영재 상임고문, 박병수 전무의 기념촬영


∙2차 울산대회 

2차 대회는 95년 3월 15, 16일 2일간 울산대학교 주변 대학촌에 울산에서 처음으로 신설된 포켓전용클럽 '허슬러하우스'에서 열렸다. 

1개월 전 1차 대회보다 열기가 더 뜨거워진 2차 대회의 본선 8강에는 박승칠, 김원석, 정영화, 전병환, 한경용, 이열, 김정식, 박신영이 진출하여 김원석, 정영화, 이열, 박신영이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 정영화가 김원석을 9-4로, 이열이 박신영을 9-7로 꺾고 결승을 치른 결과 이열이 9-7로 정영화를 누르고 2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차와 2차 대회를 종합한 랭킹에서는 1차 대회 4위와 2차 대회 1위를 차지한 이열이 150점으로 1위에 올랐고, 2위는 1차 대회 2위와 2차 대회 5위에 오른 박신영과 1차 대회 3위, 2차 대회 2위 등의 성적을 거둔 정영화가 총점 140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2차 대회에서 3위를 한 김원석은 120점으로 랭킹 4위에, 1차 대회 6위와 2차 대회 5위에 오른 한경용은 115점으로 5위가 되었다.

1차 대회 우승자 이장수는 2차 대회에서 예선전 초반 탈락으로 6위로 떨어졌다. 

여자 선수 중에서는 양순이가 1차 대회에 이어 2차 대회에서도 16강에 합류함으로써 2차 대회에 불참한 정양숙(14위)을 제치고 종합순위 11위로 여자 선수 중 가장 선두에 올랐으며, 현지원과 이연희가 각각 22위와 27위를 기록했다. 

 

2차 울산대회 결승전 뱅킹을 하는 이열(오른쪽)과 정영화. 빌리어즈 자료사진


∙3차 광주대회 

95년 4월 11일과 12일에 광주 광산동의 포켓당구전용클럽 '마법의 성(대표 염규동)'에서 3차 대회가 열렸다.

8강 본선에 진출한 박신영, 이열, 김원석, 김정식, 김태완, 이장수, 박승칠, 전병환 등이 대결해 4강에는 박신영, 김원석, 이장수, 박승칠이 올라갔다.

준결승전에서 박신영은 김원석을 9-1로 꺾었고, 이장수는 9-6으로 박승칠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장수와 박신영의 결승 대결은 1차 부산대회와 같은 양상의 구도로 많은 관심 속에 진행되었는데, 3차 대회에서도 이장수가 박신영을 또다시 9-4로 누르고 예선 3회전에서 박신영에게 져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난 설욕까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장수는 두 번의 우승에도 불구하고 2차 대회에서의 예선 탈락으로 종합순위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종합순위는 3차 대회 2위로 75점을 추가한 박신영이 215점으로 210점의 이열을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다.

3위는 승점 190점의 김원석, 4위는 180점의 정영화가 차지하며 순위 변동이 생겼다.

여자 선수 중에서는 정양숙이 3차 대회에서 16강에 합류하여 2차 대회 불참에도 불구하고 종합순위 11위로 여자 선수 최상위 랭킹에 올랐으며, 양순이와 현지원은 각각 15위와 19위를 기록하였다. 

 

3차 광주대회 입상자들. 오른쪽부터 박신영(준우승), 이장수(우승), 김원석(3위), 박승칠(4위). 빌리어즈 자료사진


∙4차 대전대회 

4차 대회는 95년 5월 11일과 12일에 대전 대흥동에 있는 포켓전용클럽 '퀸즈 암'에서 열렸다.

본선 8강에는 김재범, 박신영, 이장수, 이열, 정영화, 염규동, 김원석과 여자 선수 양순이가 진출했다. 

4강에는 박신영, 이장수, 이열, 김원석이 올라 박신영이 이장수를 9-6, 김원석이 9-8로 이열을 꺾고 결승을 치른 결과 팽팽한 접전 끝에 박신영이 9-8로 김원석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5차전을 남겨놓고 종합순위는 박신영이 총점 295점으로 275점의 2위 이열을 20점 앞서 챔피언 등극이 유력하게 되었다.

이어서 김원석이 265점으로 3위, 이장수와 정영화가 240점으로 공동 4위에 올랐다. 

한편, 5차 대회에는 양순이, 정양숙, 이연희, 현지원, 홍지희, 김혜안 등 6명의 여자선수가 출전했다. 그중 양순이가 8강에 올라 6위를 차지하며 종합순위 10위에 랭크되었다. 

 

대한포켓당구연맹 천남중 회장이 5차대회 우승 메달을 박신영에게 수여하고 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5차 서울대회 

5차 대회는 95년 6월 12일, 13일 이틀간 서울 대치동에 있는 '블랙홀당구회관'에서 열렸다. 

박신영, 김원석, 정영화, 한경용, 임병연, 염규동, 이장수, 김태균 등이 본선 8강에 진출했고, 4강은 박신영, 한경용, 염규동, 이장수 등으로 압축되었다.

준결승전에서 박신영은 한경용을 9-2로 꺾었고, 염규동은 이장수를 9-7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박신영과 염규동의 결승전은 '한국포켓챔피언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결답게 마지막 17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 끝에 박신영이 염규동을 9-8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박신영은 4차 대회에 이은 연속 우승으로 압도적인 승점과 함께 챔피언에 등극하는 영광을 안았다. 

최종순위는 1위 박신영(총점 375점), 2위 이열(315점), 공동 3위 김원석・이장수(310점), 5위 정영화(300점), 6위 한경용(230점), 7위 전병환(225점), 8위 김정식(215점), 9위 임종철(200점), 10위 염규동(165점)으로 결정되었다. 

여자선수 중에서는 양순이가 11위(155점), 정양숙 16위(120점), 현지원 21위(80점)에 랭크되었다. 

대한포켓당구연맹의 창립 첫 사업인 '한국포켓볼챔피언시리즈'는 95년 2월에 열린 1차 대회부터 매월 1회씩 정기적으로 개최되어 5개월 동안의 대장정을 끝내면서 포켓볼 활성화에 물고를 텄다.

특히 순위에 따른 승점제를 도입해 랭킹을 정하는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참가 선수들에게 경쟁심을 갖게 하여 경기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관중들에게는 흥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었다. 

한편, '한국포켓볼챔피언시리즈'의 시상식은 8월 6일 대한포켓당구연맹이 주최한 '95 KENT배 전국 포켓당구대회'를 88체육관에서 치른 후 인접한 호텔 뉴스타 8층 연회실에서 '95 챔피언 및 랭킹 시상식'의 명칭으로 성대히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KENT배 참관차 한국에 온 아시아포켓당구연맹 투영휘 회장도 참석했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