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B 파룩 엘 바르키 회장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이집트 후르가다에서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 시상식에 참석한 두 사람. 빌리어즈 자료사진


UMB 바르키 회장 "당구연맹은 선수 위해 존재하는 단체"
한국 당구선수들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협상 뜻도 밝혀
20일 남삼현 회장 강경 성명 후 UMB 반박 성명 발표
UMB "대한당구연맹이 새로운 대회 개최 방해" 사실도 폭로

 

[빌리어즈=김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이 상급단체인 세계캐롬연맹(UMB)과 국제대회 국내개최 사업을 두고 심각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한국에 방문했던 UMB 파룩 엘 바르키 회장이 국내 체육계와 당구계 인사들에게 대한당구연맹을 강하게 비판하고 출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키 회장은 방한 당시 대한당구연맹 이대수 부회장 일행과 미팅을 마치고 나서 "일방적으로 LG유플러스와 청주 당구월드컵 등 대회 개최를 두고 UMB 이사회를 통과한 규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대한당구연맹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국내 당구계 인사와 나누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팅 다음 날 대한당구연맹 측의 의사를 전달받기로 했지만,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던 바르키 회장은 대한당구연맹의 대응이 도가 지나치고 예의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한국 당구선수들을 보호하고 이들의 권익을 위해 존재하는 대한당구연맹이 오히려 한국 당구선수들의 목숨을 담보로 상급단체 규정에 어긋난 권한을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만약 UMB가 대한당구연맹을 징계하게 되면 한국 당구선수들은 국제대회 출전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대한당구연맹이 오히려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한당구연맹이 UMB의 제재를 받게 되면 한국 당구선수들은 월드게임과 같은 종합경기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세계팀선수권대회는 물론 3쿠션 당구월드컵, 마스터스 등 UMB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 출전이 제한될 수 있다.

당시 <빌리어즈>는 이 소식을 전해듣고 바르키 회장과 급하게 인터뷰 날짜를 잡았지만, 바르키 회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인터뷰를 비롯한 다른 일정 몇 가지를 이행하지 못하고 출국했다.

한국 관계자는 "바르키 회장이 대한당구연맹 미팅을 마치고 몸이 아파서 호텔 방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문제에 대해 바르키 회장은 "한국 당구선수들은 세계 무대에서 유럽과 함께 3쿠션 당구를 빛내는 주인공들"이라며 "이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대한당구연맹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출국 전에 마지막으로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이 지난 20일 UMB와 바르키 회장을 '탐욕, 강탈, 협박' 등의 지나치게 강한 단어들로 비판하는 공식성명을 발표하면서 사태가 급격하게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같은 날 바르키 회장은 이번 사태 관계자들에게 남삼현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UMB의 공식성명을 발표했고, 이를 22일 저녁 <스포츠서울>이 입수해 보도하면서 국내에도 UMB 입장이 전해졌다.

바르키 회장은 이번 성명을 통해 "분쟁은 방송중계권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서두에 못을 박아 대한당구연맹이 앞서 발표한 공식성명을 통해 또 한 번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스포츠서울>이 "남삼현 회장이 성명에서 사실을 왜곡했다. 방송중계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UMB의 입장을 보도하면서 "남 회장은 3쿠션 마스터스나 컨티넨탈컵과 같은 (새로운) 국제대회의 한국 개최를 막아 세계 당구 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까지 폭로되었다.

몇몇 관계자들의 주장대로 당구선수들을 위해 존립하는 대한당구연맹이 오히려 새로운 국제대회 한국 개최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바르키 회장의 공식성명을 통해 확인되어 또 다른 파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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