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本色] 중고등학교 주변 당구장 설치가 교육환경에 유해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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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本色] 중고등학교 주변 당구장 설치가 교육환경에 유해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결
  • 김주석 편집장
  • 승인 2018.03.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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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는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중고등학교에 당구부가 생기고 한체대 등 대학에서 당구 특기생을 선발하는 스포츠 종목으로 발전했다. 당구가 스포츠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법적 제재를 철폐하는 것은 사회적 인식 변화와 스포츠 제도권 진입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사진은 유소년부터 당구선수로 훈련하여 10대 후반에 세계적인 기량을 갖추게 된 조명우. 빌리어즈 자료사진

법원, 중고등학교 200m 내에 당구장 설치금지 처분 취소
"당구와 당구장은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 안 준다"라는 재판부 판단
'당구의 마지막 법적 제재' 교육환경법 제9조 개정 논의해야 

유치원과 초등학교, 대학교와 달리 중고등학교 주변에 당구장을 설치하는 것은 아직 법으로 규제받고 있다. 

학생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중고등학교 인근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당구장, 노래연습장 등의 설치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2017년 2월 동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대학교 주변은 당구장이나 무도장 설치가 가능해졌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육환경보호구역 중 '상대보호구역'에도 지역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는 경우에 설치가 가능하게 되었다.

교육환경보호구역은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50m 이내 절대보호구역과 200m 이내 상대보호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법원에서 중고등학교 주변 교육환경보호구역 중 상대보호구역에는 당구장을 설치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관련 법이 개정되기도 전에 법원에서 당구장을 교육환경에 유해한 시설이 아니라고 판단한 주목할 만한 판결이다.

 

교육환경법 제8조에는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 50m까지는 절대보호구역, 학교 경계등으로부터 직선거리 200m까지 지역을 상대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교육환경보호구역을 설정하고 있다. 그래픽=장한얼 기자

 

지난 1월 26일 서울시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관련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원고의 당구장은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라고 판단하고, 중고등학교 인근 상대보호구역 내에 당구장 설치를 제한하는 교육청의 처분을 취소했다.

이 사건은 서울 서대문구 건물에서 당구장 개업을 준비하던 이모씨가 서울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판결이다.

이 씨가 준비하던 당구장은 지하철 2호선 아현역 도로변에 위치하여 4개 중고등학교의 상대보호구역 내에 위치해 있었다.

지난해 6월 28일 서울서부교육지원청은 지역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이 씨의 당구장이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인정하여 '거부' 처분을 통보했다.

심의에 의견을 제출한 학교장 4명 중 3명은 교육환경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학교장 1명이 "교육환경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출하면서 심의가 거부된 것.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한 이유로, ▲ 해당 건물의 출입문이 4개 학교에서 직접 보이지 않고 ▲ 당구는 전국체전 정식종목이며 헌법재판소에서 18세 미만자의 당구장 출입을 허용하는 등 건전한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고 ▲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당구장에서 흡연을 통한 비교육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줄어들었으며 ▲ 이 사건 건물 5층에 이미 무도학원이 영업하고 있다 등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지난 2016년 6월 광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박길성 부장판사)도 초등학교 인근에 당구장 설치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이 판결은 지난 2014년 당구장설치금지규제철폐대책위원회(위원장 김기제)의 청원으로 2015년 국회 입법 절차가 이루어져 2016년 2월 학교보건법이 대폭 수정된 이후 교육환경법의 시행 단계에서 나온 판결이다.

이미 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영향을 받아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경우 당시 지역위원회 심의도 통과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판결은 교육환경법 개정 이전에 재판부가 당구의 본질과 해당 당구장의 속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판단한 판결로 상대적 법 해석을 적용한 현명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당구가 건전한 스포츠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사회적 인식과 법적 제재였다.

사회적 인식 변화는 법적 제재의 철폐 없이는 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적으로 당구와 당구장이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받는' 것이다.

당구의 마지막 남은 법적 제재는 교육환경법 제9조(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 등) 21항이다.

보건복지부와 관련 부처에서는 당구장 금연 시행 이후 중고등학교 보호구역 해제를 논의하기로 한 만큼 관련 법 개정을 위한 논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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