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불복한 이후 완전히 페이스를 놓친 허정한은 마민캄(베트남)에게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한국의 4년 연속 3쿠션 월드 챔피언십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2017 산타크루스 3쿠션 월드 챔피언십(이하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당구 국가대표팀이 16강에서 모두 패해 탈락했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1시에 시작된 16강전에 출전한 허정한(경남)은 베트남의 마민캄과 경기 막판까지 팽팽하게 접전을 벌였으나, 애매한 심판 판정 이후 페이스를 완전히 놓쳐 끝내 역전패하고 말았다. 

전반전은 마민캄이 10이닝까지 연속 7득점 등 공타없이 꾸준하게 득점을 쌓아 22:17로 앞섰다.

그런데 후반전 시작부터 마민캄의 큐는 완전히 묶였다. 허정한은 11이닝부터 16이닝까지 마민캄이 빈타에 허덕이는 사이 7점을 만회하면서 24:22로 승부를 뒤집었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공방전이 벌어지다가 허정한이 21이닝에서 4점을 올려 30:26으로 중요한 순간에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32:28로 허정한이 넉 점 앞섰던 23이닝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마민캄의 3득점째에 역회전 되돌려치기가 '2쿠션 논란'이 일어난 것.

허정한이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심판진은 리플레이를 확인하고 3쿠션으로 인정했다.

8분여 동안 중단되었던 이 상황은 결국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후 페이스를 잃은 허정한은 네 이닝 동안 1득점을 하는 데 그쳤고, 마민캄은 남아있던 8점을 모두 끝내며 27이닝 만에 40:33으로 승리했다. 

쿠드롱을 상대로 전반전을 21:8로 크게 앞섰던 조재호는 후반전에서 쿠드롱의 연속 8득점과 10득점을 연달아 허용하면서 역전패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다음 턴인 새벽 3시 경기에서는 한국의 남은 두 선수 조재호(서울시청)와 최성원(부산체육회)이 출전했다. 

조재호는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을 상대로 완벽하게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10이닝까지 한 이닝을 제외하고는 전부 득점하며 21:8로 크게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쿠드롱은 후반전에서 서서히 따라붙었다. 15이닝에서 연속 8득점을 올려 23:24까지 근접한 쿠드롱은 19이닝에서 다시 연속 10득점에 성공하며 38:28로 완전히 뒤집었다.

조재호가 다음 타석에서 5득점했지만, 기세가 오른 쿠드롱은 곧바로 남은 두 점을 마무리해 40:33(20이닝)으로 승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와 대결한 최성원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전반전을 8:21(10이닝)로 진 최성원은 후반전에도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하고 19이닝 만에 16:40으로 패했다.

한국은 16강전에서 허정한과 조재호가 경기 막판 아쉽게 역전을 허용하고 최성원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패하면서 이번 세계선수권 경기를 모두 마쳤다.

한편, 16강전에서 26살의 스페인 유망주 다비드 마르티네즈(세계 랭킹 33위)가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게 32:38에서 40:39로 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마르티네즈는 22이닝에서 연속 3득점, 24이닝에서 5득점을 올려 40:38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구에 나선 블롬달은 초구 득점으로 39점에 성공했으나, 다음 득점에 실패해 승부치기까지 끌고가지 못했다. 

지난 라볼 3쿠션 월드컵에서도 즈엉안부(베트남), 서창훈(한국) 등 실력자들을 꺾고 32강에 진출했던 마르티네즈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세계 랭킹 8위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를 16이닝 만에 꺾고 본선에 올라 32강전에서 폴리크로노폴로스에게 또 승리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 '2017 산타크루스 3쿠션 월드 챔피언십' 16강전 결과

마민캄(베트남) 40(27이닝)33 허정한(한국)

에디 레펜스(벨기에) 34(20이닝)40 하비에르 베라(멕시코)

다비드 마르티네즈(스페인) 40(24이닝)39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에디 멕스(벨기에) 40(18이닝)34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40(20이닝)33 조재호(한국)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40(19이닝)16 최성원(한국)

즈엉안부(베트남) 21(30이닝)40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페르난도 디아즈(콜롬비아) 22(17이닝)40 제러미 뷰리(프랑스)

 

경기결과 제공=코줌큐스코/세계캐롬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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