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레이몽 클루망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Piet Steenis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당구 전 종목을 통틀어 가장 전설적인 선수를 딱 한 명 선정한다면 레이몽 클루망(80∙벨기에)이 단연 압도적이다. 

클루망은 선수로 활동한 61년 이후 주 종목인 3쿠션에서 무려 23번이나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3쿠션 뿐만 아니라 1쿠션과 보크라인 등 다른 캐롬 종목에서도 12번 세계 챔피언에 올라 35년을 캐롬 종목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전설적인 선수다.

그밖에 3쿠션 월드컵 9회, 팀전 포함 유럽 챔피언 55회, 벨기에 챔피언 61회, 기타 대회 47회 우승 등 현역시절 우승만 200번 넘게 차지한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또한, 클루망은 3쿠션 선수 중 가장 먼저 애버리지 1.500와 2.000대에 올라선 기념비적인 성과도 올렸다.

98년에는 환갑이 넘은 나이로 세계 최고 하이런(연속득점) 타이기록인 28점을 기록했고, 3년 뒤인 2001년에는 무려 64세의 나이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3쿠션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1년 벨기에 국왕 알베르 2세는 이러한 클루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클루망에게 직접 기사 작위까지 수여했다. 
 

클루망은 현지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나는 매일 당구 연습을 하고 있고, 아직도 세계 최강자들과의 경기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제공 = Piet Steenis

6, 70년대 클루망은 세계 일인자다운 풍채 돋보여
클루망 "아직도 세계 최강자와 대결 이길 자신 있다"

클루망이 수립한 모든 기록이 그가 왜 전설적인 선수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세계 스포츠 당구계의 이정표를 세웠던 그의 젊은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얼마 전 당구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는 콜렉터 피에트 스테니스는 그의 SNS에 클루망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렸다. 

클루망이 세계 당구계를 호령하던 6, 70년대의 젊은 클루망은 지금처럼 온화한 노신사의 모습이 아닌 구레나룻을 기르고 풍채가 돋보이는 '세계 일인자'의 강인한 모습이다. 

80세 생일날 클루망을 찾아간 벨기에 현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세계 최강자들과 경기를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아직도 매일 당구 연습을 하는 등 큐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고 전해졌다.

세계 3쿠션 당구계를 이끌 재목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김행직. 빌리어즈 자료사진

클루망이 지금 한국의 김행직이나 조명우와 경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당구 전설' 클루망과 같은 시대에 활동하던 루드 딜리스, 고바야시 노부아키, 리차드 비탈리스 등 세계 최강자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세계 3쿠션 역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레전드'들과 신흥 3쿠션 강자들과의 경기는 대중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원로 당구인은 "조만간 한국에서 클루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계 당구의 전설로 남은 클루망과 앞으로 세계 당구를 이끌 김행직과 같은 유망주의 대결이 성사되면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일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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