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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130년史] GAISF 가맹 3일 앞두고 열린 국내 첫 ‘빌리어드 디너쇼’
김기제 발행인 | 승인 2017.09.23 20:14

<한국 당구 130년사 '이슈별 당구사 바로 알기'>는 한국에 당구가 전파된 이후 130년 동안 어떻게 당구 문화가 자리 잡았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스포츠가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칼럼입니다. 빌리어즈가 30년간 취재한 기사와 수집된 자료, 당사자의 인터뷰에 근거하여 김기제 발행인이 집필하며 매주 토요일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95년 10월 20일 GAISF 총회를 3일 앞두고 '95 빌리어드 디너쇼'가 서울 조선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95년 말 당구는 스포츠로 체계적 전환점을 맞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었다.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는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열리는 '제29차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총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 총회에서 당구 종목은 세계스포츠당구연맹(WCBS)이 GAISF 가맹단체로 가입 승인되는 숙원을 이루었다. 

당구가 세계 스포츠 기구의 가맹 종목이 되면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필수적인 기반을 만들어낸 것이다.

GAISF 총회 3일 전인 1995년 10월 20일 오후 7시, 서울 조선호텔 2층 그랜드볼룸.

중요한 GAISF 총회를 앞두고 한국에서는 이전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당구 묘기와 만찬을 가미한 '빌리어드 디너쇼'가 처음으로 열렸다.

이 디너쇼는 당구의 위상을 전 세계 스포츠계에 전달하고 국내외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당구인들이 준비한 매우 의미가 깊은 이벤트였다. 

88, 91년 US 오픈 챔피언, 94년 세계 챔피언에 오른 당대 최고의 당구선수, 에바 마타야 로렌스를 초청했다. 그녀는 2004년에는 BC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95 빌리어드 디너쇼'는 거산산업(주식회사 허리우드의 전신∙대표 홍영선)과 한국당구연맹(회장 임영렬)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주)한밭을 비롯한 여러 당구인들의 후원으로 개최되었다.

디너쇼는 당시 세계적인 여자 포켓볼 선수인 에바 마타야 로렌스(Ewa Mataya Laurance, 1964년생)를 주연으로 초청해 3시간 20분 동안이나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당대 최고의 당구선수였던 에바 로렌스의 방한은 한국에서 최초의 '빌리어드 디너쇼'가 개최되기 위해 일익을 담당했던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동포 샌드라 김 여사의 추천으로 성사되었다.

이날 디너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당시 국회의원)과 조승현 헌법재판관, 그리고 당구 영화 <큐>에 출연 중이었던 배우 이덕화와 김종헌, 원정수 감독 등의 유력인사들을 비롯한 무려 200여 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조승현 헌법재판관은 "대학 졸업 때까지 당구 120점을 쳤다. 57년에 고시에 합격한 후 법조인 생활을 하느라 지난 40년 동안 당구를 잊고 있었지만,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당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당구선수를 비롯한 모든 당구인들이 노력해달라"는 건배 제의로 당구인들을 격려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축하 인사와 함께 당구 발전을 위한 격려사를 했다. 
 

'빌리어드 디너쇼'의 메인 이벤트 트릭샷 묘기 시범을 보이는 로렌스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검은 드레스를 입은 로렌스, 매력적인 당구 묘기 선보여
홍영선 대표, "뜻깊은 디너쇼 개최위해 도와준 모든 분에게 감사"

디너쇼는 가수 이화, 방익수, 고운봉 등의 공연과 함께 시작되었다.

당시 당구 영화 <큐>에 출연 중이었던 배우 이덕화와 김종헌 등도 무대에 올라 인사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덕화는 "학교 다닐 때 당구 참 많이 쳤다. 지금도 300점 정도 친다. 당구 영화 촬영을 하다 보니 당구가 확실히 스포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당구의 영원한 발전을 위해 건배하자"라고 말하며 잔을 들었다. 

로렌스의 묘기에 앞서 김원오 선수의 포켓볼 묘기가 양귀문 선생의 해설로 진행되었고, 잠시 후 식사가 끝나갈 무렵 디너쇼의 메인 이벤트인 '로렌스의 트릭샷' 당구 묘기가 시작되었다. 

잠시 후 금발 머리에 검은 드레스를 입은 로렌스가 입장하자 관중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묘기 해설을 맡은 샌드라 김 여사는 "14세에 당구를 시작한 세계 최고의 실력자, 세계 최고의 미녀 포켓볼 선수"라고 로렌스를 소개했다.

로렌스는 88년과 91년 US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94년에 포켓볼 세계 챔피언에 오른 당대 최고의 당구선수였다. 

로렌스의 현역 시절 큰 활약으로 인해 그녀는 2004년 BC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스트라이킹 바이킹(Striking Viking)’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파워볼이 특기였고, 실력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외모로 선수 활동과 겸해 엔터테이너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로렌스는 미국 방송국 GSN과 ESPN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패션 모델∙TV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활약을 펼치는 프로 정신이 강한 선수로도 유명했다.

한국 당구선수들에게 환영 꽃다발을 받는 로렌스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디너쇼의 하이라이트였던 로렌스의 묘기 시범은, ‘이븐 타임’이라 불리는 1볼과 3볼을 동시에 넣는 고난도 묘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어서 로렌스는 샷 한 번으로 공 3개를 동시에 퍼팅하고, 한 포켓에 공 4개를 줄줄이 넣기도 했고, 수구까지 공 6개를 한꺼번에 넣는가 하면, ‘버터플라이’로 불리는 나비 모양으로 6개의 공을 각각의 포켓에 퍼팅하는 멋진 트릭샷까지 연출했다.

로렌스는 세계 톱 플레이어로서 결코 손색없는 다양한 묘기와 파노라마를 선보여 좌중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로렌스의 트릭샷'이 끝나고 디너쇼의 최종 순서로 (주)한밭 권오철 대표이사, 영화배우 이덕화, 원정수 감독, 그리고 그날의 주인공 에바 로렌스에게 감사패가 수여되었다.

밤 9시 20분, 디너쇼를 주최한 거산산업 홍영선 대표의 “뜻깊은 디너쇼를 개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다시 있기를 바란다”라는 폐회 인사를 끝으로 ’95 빌리어드 디너쇼’의 막이 내렸다.

당구가 GAISF 가맹 종목이 되어 세계 당구 역사의 일대 전환점을 맞았던 95년.

한국 당구인들은 뜨거운 열정과 노력으로 '95 빌리어드 디너쇼'를 개최했고, 이 디너쇼는 지금 당구가 스포츠의 반열에서 당당하게 어깨를 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구인들에게 축사 인사와 격려사를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축사하는 조승현 헌법재판관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드 디너쇼'에서 감사패를 받은 배우 이덕화와 원정수 감독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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