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궁과 조재호가 예선 3라운드에서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사진 = 빌리어즈>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본선 진출자 8명이 가려지는 예선 마지막 날, 대회장은 더욱 열기가 뜨겁다.

경기장에서 만난 세계 톱 랭커들은 긴장된 듯 진지하게 C조 첫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과연 누가 세 번째 LG U+컵의 주인공이 될까. 오늘 벌어지는 외나무다리 진검승부가 바로 그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첫날과 둘째 날 현장에서 만난 세계 톱 랭커들은 대부분 "이번 만큼은 꼭 우승하겠다"는 눈빛이었다. 

우승상금이 역대 최고인 8000만원이나 걸리면서 국내외 3쿠션 최강자들은 대회 오래전부터 LG U+컵을 위해 연습해 왔다고 전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수십 년을 당구선수로 살아온 그들이 이런 상금을 놓고 실력을 겨루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열린 아지피 우승상금이 2만유로, 우리돈으로 3000만원이 안 된다.

아지피 총상금이 평균 12만유로, 약 1억6000만원 정도였기 때문에 "크다"라고 체감되었지만, 이번 대회만큼의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골프와 비교하면 아직 터무니없이 작고, 스누커와 비교해도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상금이다.

그러나 3쿠션이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8000만원'이라 해도 그 무게가 새삼 다르게 느껴진다.

LG U+컵 '우승상금 8000만원'의 무게는 다르다. 세계 3쿠션이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사진 = 빌리어즈>

야스퍼스 "LG U+컵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
한국 당구선수 활약은 세계 3쿠션의 격변 견인해

대회 첫날 만난 딕 야스퍼스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 나는 이 대회에 참가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최고의 경기를 벌일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모든 능력을 이번 대회에 쏟아부을 것이다. 물론, 승운이 필요한 것이지만 나에게 꼭 승운이 따라주길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해 이번 대회를 임하는 마음가짐을 말하기도 했다.

야스퍼스 뿐만이 아니다. 마르코 자네티, 다니엘 산체스, 프레데릭 쿠드롱 등 초청 받은 세계 톱 랭커들은 수개월 전부터 이 대회 준비를 위해 갈고 닦았다고 한다.

자네티와 야스퍼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예정보다 일찍 한국에 입국해 대회를 준비했다.

3쿠션을 대표하는 당구선수로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여 역사적인 대회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들은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승에 대한 열망도 무척 강했다.

어제 1승을 거둔 뒤 쿠드롱은 기자에게 "한국 선수들은 무척 강하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내가 꼭 우승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 선수들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3쿠션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된 사실을 놀라워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워했다. 

야스퍼스는 "LG U+컵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겐 무척 행복한 일이다. 전 세계 LG라는 기업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LG가 3쿠션과 함께 한다는 것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3쿠션의 변화를 한국 당구가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 당구선수들의 성장으로 만들어진 대회. 더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돌려줘야... <사진 = 빌리어즈>

격변하는 한국 당구와 세계 3쿠션, 그것은 한국 선수들의 분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한국 당구의 성장을 견인했고, 그것은 다시 LG와 같은 기업을 유치하는 바탕이 되었다. 

그리고 그 바탕은 세계 3쿠션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든 것은 선수가 만들어 낸다. 골프도 그랬고, 야구도 그랬고, 축구도 그랬다.

당구라고 그걸 누가 대신해 주지 않는다. 

역사적인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나 그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관중들 모두 즐겁다. 

선수들이 오래 준비한 만큼 시간이 갈수록 사각의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는 명승부는 점점 더 흥미진진하다.

한국 선수들과 세계 톱 랭커들이 더 좋은 경기로 대회를 멋지게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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