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복식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만 웨이츠치엔(왼쪽)&#8729;궈즈팅 <사진 = WPA 세계포켓볼협회/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

[빌리어즈=김탁 기자] '포켓볼 세계 최강' 대만의 벽은 27세 이하 무대에서도 높았다.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타이베이 엑스포공원 엑스포돔에서 열린 '2017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 당구 경기에서 대만은 남녀 개인전과 복식전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전관왕을 기록했다.

대만은 남자부와 여자부 개인전에서 각각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추가해 금4∙은1∙동1로 당구 종목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종합 2위는 몽골이 올랐다. 몽골은 여자부 개인전과 복식전에서 각각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한국은 장윤혜(25∙강원대)와 정은수(20∙배화여대)가 여자부 복식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남자부 복식전에서 은메달 1개를 딴 일본과 함께 종합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노르웨이는 남자부 개인전과 복식전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결승전이 끝난 뒤 미디어와 인터뷰를 하는 한국과 대만 대표팀 <사진 = WPA 세계포켓볼협회/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

한국은 이번 대회에 동메달 2개를 목표로 출정했지만, 은메달 1개로 종합 3위에 올라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한국 당구 국가대표 선수단을 이끈 현지원 코치는 "대만은 3년에 걸쳐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또 경험을 쌓기 위해 세계 대회에 출전시키는 등 많은 투자와 준비를 했다. 성적이 좋은 것이 당연하다"며 "우리도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포켓볼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여자부 복식전에서 은메달을 딴 정은수도 "많은 관중 앞에서 결승전을 치른 좋은 경험을 쌓았다"며 대회를 치른 소감을 말했다.

 

결승전 승리에 환호하는 남자부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수쥐안 <사진 = WPA 세계포켓볼협회/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

대만, 남녀 개인전 수쥐안∙구청친 금메달
세계 챔피언 커핀이 출전시켜 복식전도 금 사냥

대회 첫날부터 3일간 열린 개인전에서 대만은 남녀부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부에 수쥐안(22∙타이베이대), 리우청치에(24∙유다과기대)와 여자부에 구청친(24∙청시우대), 우지팅(23∙드린공과대) 등 4명이 출전한 대만은 개인전에서 금2∙은1∙동1의 성적을 올렸다. 

한국 권호준(25∙호남대)과의 남자부 개인전 8강 경기에서 11-10으로 큰 고비를 넘긴 수쥐안은 유니버시아드 당구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수쥐안은 준결승에서 슬로베니아의 아이릭 리이스나에즈(23∙오슬로대)를 11-9, 결승에서 같은 대만의 리우청치에를 11-3으로 가볍게 꺾었다.

여자부에서도 대만의 구청친이 다른 선수들과 월등한 기량 차이를 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청친은 첫 경기에서 한국의 정은수(20∙배화여대)를 9-2로 꺾고 8강에 올라 마루사 프렘루(29∙류블랴나대)를 9-4, 준결승에서 오양가 바툴가(24∙몽골대)를 9-2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몽골의 나란투야 바야르사이칸(24∙오트곤텡게르대)을 9-6으로 따돌리고 여자부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부 복식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커핀이&#8729;커핑청 형제 <사진 = WPA 세계포켓볼협회/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

대회 넷째 날과 다섯째 날에 열린 복식전에서도 대만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남은 금메달 2개를 챙겼다. 

여자부 복식전에 세계 랭킹 10위 웨이츠치엔(28∙타이베이대)과 32위 궈즈팅(24∙타이베이대) 등의 실력자를 출전시킨 대만은 몽골(9-2)과 한국(9-3)을 차례로 누르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포켓 9볼 세계 챔피언 커핀이(29∙타이베이해양기술대, 세계 랭킹 3위)와 커핑중(23∙타이베이해양기술대, 세계 랭킹 7위) 형제를 남자부 복식전에 출전시켜 금 사냥에 나섰던 대만은 예상대로 큰 고비없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커핀이∙커핑중 형제는 완벽한 호흡으로 몽골(11-5)과 노르웨이(11-5)를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필리핀(11-8)과 싱가포르(11-9)를 어렵게 꺾고 올라온 일본(스즈키 겐고∙시시도 타카유키)을 11-4로 가볍게 따돌리고 마지막 남은 금메달을 차지했다. 

 

대회 전관왕과 출전 선수 전원 메달 획득 성적을 올린 대만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사진 = WPA 세계포켓볼협회/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

대만, 출전 최대 인원 8명 출전시켜
유니버시아드 시범 무대 성공적으로 평가

대만은 이번 대회에 출전 가능한 최대 선수(국가당 8명, 개인전 4명∙복식전 4명)를 출전시켜 국가대표 전원이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8개국 중 대만만 유일하게 8명을 출전시켰다.

한국을 비롯해 종합 2위 몽골과 싱가포르 등은 남녀 2명씩 4명을 출전시켰고, 필리핀과 슬로베니아는 각 3명, 일본과 노르웨이는 2명의 국가대표를 파견했다. 

관계자들은 대만이 개인전과 복식전에 각 4명씩 따로 대표를 출전시켜 전문성을 높인 것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원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수 2명이 번갈아 가면서 타석에 들어서는 스카치 방식의 복식전은 두 선수 간의 호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출전 선수들이 호흡을 맞춰 연습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 

대만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복식전을 대비한 선수 선발을 하지 않았다. 한국은 불과 대회 5일 전부터 복식전에 대비한 연습을 하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불과 5일 동안 호흡을 맞춘 한국은 여자부 복식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사진 = WPA 세계포켓볼협회/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

국내외 여러 당구 관계자들은 "애초에 대만이 우수한 선수를 출전시켰다고는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 개인전보다 변수가 많은 복식전에 대비했더라면 대만의 전관왕을 저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며, "차기 유니버시아드대회나 다른 국제종합경기대회에 복식전을 대비한 선수 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구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시범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세계포켓볼당구협회(WPA)에서 주관한 이번 유니버시아드는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 당구 종목을 평가하는 시범적인 무대이기도 했다.

WPA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다음 대회에서 정식종목 채택과 캐롬∙스누커 등으로 종목이 확장될 것"이라며, "당구가 국제무대에서 스포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각국 당구연맹에서는 우수 선수를 선발하여 파견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당구 종목은 지난 7월 열린 '2017 브로츠와프 월드게임'부터 이번 유니버시아드까지 시험 무대 격인 국제종합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당구의 시험 무대는 또 남아 있다. 오는 9월 17일부터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2017 아슈하바트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 당구 종목 경기장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국제종합경기대회에 정식종목으로 참가한 당구는, 이후 월드게임∙동아시아경기대회∙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등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이번 유니버시아드대회까지 치르면서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국제종합경기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올림픽으로 가는 전초 단계에서 당구는 여러 대회로 확대되는 등 계속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당구 종목 최상위 연맹체인 세계스포츠당구연맹(WCBS)에서는 "당구 종목이 참가하는 모든 국제종합경기대회의 성과가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에 반영되는 만큼 전 세계 당구연맹과 당구선수, 관계자들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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