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유은호 기자] 중국의 스누커 당구 신예들이 프로 무대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광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에버그란데 차이나 챔피언십'에서 중국의 신예 스누커 프로 선수들이 돌풍을 일으켜 그중 리항(28∙세계랭킹 58위)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중국의 리항과 저우여룽(19∙세계랭킹 31위)은 이번 차이나 챔피언십 본선에서 우승 후보를 꺾고, 풀 프레임 접전이나 패배 위기에 몰린 순간에 경기를 다시 뒤집어 값진 승리를 따내는 등 연이어 이변을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리항은 본선 64강전에서 세계랭킹 7위 닐 로버트슨(36∙호주)을 누르며 돌풍의 신호탄을 쏘았다.
그동안 로버트슨과 두 번 대결해 모두 패했던 리항은 이번 경기에서 4-2로 앞서가다가 막판에 4-4까지 추격당했으나, 마지막 프레임에서 57:12로 승리하며 32강전에 진출했다.
리항은 이어서 32강전과 16강전에서도 모두 5-4의 신승을 거두었다.
32강전에서 마이클 화이트(27∙웨일스, 세계랭킹 26위)와 대결한 리항은 1∙2프레임에서 139점, 133점 연속 득점을 올리며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경기 중반 화이트가 내리 세 프레임을 따내며 3-4로 전세를 뒤집었다.
리항은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어려운 상황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고 8프레임에서 연속 76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서 마지막 프레임에서도 61:36으로 승리한 리항이 5-4로 승리하며 16강전에 올라갔다.
16강전에서도 리항은 세계랭킹 55위 매튜 스티븐슨(41∙웨일스)과 풀 프레임 접전을 벌였다.
리항은 5∙6∙7프레임을 연달아 내주며 3-4로 역전당해 패색이 짙었지만, 막판 두 프레임을 모두 승리하며 5-4로 8강에 진출했다(62:13, 67:3).
8강에서 세계랭킹 15위 마크 J. 윌리엄스(43∙웨일스)와 맞붙은 리항은 초반에 두 프레임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3프레임에서는 55:19로 앞서다가 55:56으로 역전을 당해 리항이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리항은 4프레임에서 연속 66득점을 올리며 기사회생했고, 이후 네 프레임을 모두 승리하며 윌리엄스마저 5-3으로 꺾어 4강까지 돌풍을 이어갔다.
'중국의 스누커 영웅' 딩준후이, 0-5로 16강 탈락
저우여룽은 세계 1위 셀비와 12위 마틴 굴드 잡고 8강 진출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는 중국의 스누커 영웅 딩준후이(31)는 32강전에서 앨런 맥마누스(47∙스코틀랜드, 세계랭킹 29위)에게 0-5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딩준후이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수천 명의 홈 당구팬들은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32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마크 셀비(34∙잉글랜드)를 5-4로 꺾은 저우여룽이 16강전에서도 세계랭킹 16위 마틴 굴드(36∙잉글랜드)를 5-2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저우여룽은 8강전에서 숀 머피(36∙잉글랜드, 세계랭킹 8위)에게 3-5로 패해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중국은 딩준후이가 32강전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당했지만, 신예 리항과 저우여룽이 제 몫 이상을 해내면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저우여룽과 8강에서 대결한 머피는 "저우여룽은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었다. 그는 이기거나 지거나 현재 점수와는 상관없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할 수 있는 방법을 경험으로 배운 듯하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말했다.
1990년생인 리항은 19살이던 지난 2008년 월드 스누커(World Snooker) 프로 선수로 데뷔했고, 저우여룽은 2014년부터 스누커 프로 대회에서 뛰고 있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스누커 프로 선수를 본격적으로 육성하여 딩준후이, 량웬보 등의 톱 랭커들을 비롯하여 현재 22명의 프로 선수가 월드 스누커 투어에서 뛰고 있다.
리항은 현지시각 21일 오후 7시 30분에 벌어지는 준결승전에서 루카 브리셀(23∙벨기에, 세계랭킹 27위)과 대결한다.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숀 머피와 알리 카터(39∙잉글랜드, 세계랭킹 13위)가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