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5일 수원 호텔 캐슬에서 취임식 성대히 치르고, 경기도 중심의 조직으로 출발

<한국 당구 130년사 '이슈별 당구사 바로 알기'>는 한국에 당구가 전파된 이후 130년 동안 어떻게 당구 문화가 자리 잡았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스포츠가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칼럼입니다. 빌리어즈가 30년간 취재한 기사와 수집된 자료, 당사자의 인터뷰에 근거하여 김기제 발행인이 집필하며 매주 토요일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이유병 회장이 취임식에서 연맹기를 인수한 후 힘차게 흔든다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대한당구연맹 제6대 이유병 회장 취임식은 2007년 3월 15일 오후 6시 수원시의 호텔 캐슬 영빈관에서 내빈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치러졌다.

이날 참석한 내빈들은 이유병 회장이 현 경기도의회 의원인 관계로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동료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고, 그 밖에 수원 출신 남경필 국회의원 등 지역 인사들이 주를 이루었다.

당구계에서는 국민생활체육당구연합회 임영렬 회장, 한국당구용품협회 홍광선 회장을 비롯한 생산업체 대표들이 많이 참석했으나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식순에 따라 사회자의 개회선언 다음 변기선 제5대 회장 권한대행으로부터 제6대 이유병 회장에게 연맹기가 이양될 때 장내는 뜨거운 박수의 물결을 이루었다.

이유병 회장은 다음과 같은 취임사를 했다.

“존경하는 대한당구연맹 가족 여러분! 우리 당구는 수년 전에 비하면 괄목할 성장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천만이 넘는 당구동호인의 저변에 비하면 전구체전에는 전시종목에 불과하며, 학교체육은 전무하고 실업팀 하나 없는 빈약하기 그지없는 것이 한국 당구의 현실입니다.

한국 당구는 생활체육과 더불어 저변을 확대 공고히 하여야 하며, 우수한 인재를 발굴 육성하여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당구인은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에 정성을 다하며 시민체전, 도민체전 참여와 나아가 학교체육으로의 접근으로 꿈나무를 육성하며, 실업팀 창단 그리고 프로팀 창단 등의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유병 회장 취임식에서 축하케익을 커팅하는 내빈들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남경필 의원은 즉석 스피치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축사를 해주었다. 

“수원 출신 인사가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의 회장으로 선출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나도 대학 시절에는 3분의 1쯤은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 덕분에 당구를 300점 정도 친다. 그 당시 암울했던 대학 시절에 술보다는 당구에 매료되었다.

그만큼 당구는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활력소였다. 이제는 당구가 아시안게임에서 1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그런데도 아쉬운 것은 전국체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안 된 점이다. 지금 이 문제가 당구계의 급선무라고 본다. 이 회장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내가 도움을 줄 일이 있으면 힘이 되고 싶다.”

취임식을 끝낸 후에 이유병 회장은 집행부를 구성했는데, 고문으로 남경필 의원, 민영길 전 회장, 김영헌(제5대 집행부 고문), 김명석 대한당구원로회 회장을 추대하고, 전무이사에 김용철 전 전무이사, 캐롬경기이사에 김봉수, 법제상벌위원장에 김영택 등 경기도 지역 출신들을 중용했다.

 

2007 수원세계3쿠션월드컵 개회식에서 대회사를 하는 이유병 회장 <사진 = 빌리어즈>


수원 월드컵 연속 개최 등 당구 발전에 기여
인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탈락 등 책임론 일어 만 3년 만에 자진 사퇴

이유병 회장은 최초에 당구인들이 우려하던 ‘도의원’ 직을 잘 활용했다. 취임 첫해에 경기도와 수원시로부터 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 1991년 서울3쿠션월드컵 개최 후 꿈으로만 여기던 월드컵 개최를 유치하고 12월 9일부터 15일까지 수원세계3쿠션월드컵을 성대히 치렀다.

이후 그의 재임 중인 2008년(9월 28일~10월 4일)과 2009년(11월 16일~22일), 2010년(4월 5일~11일) 등 4년간 연속 개최함으로써 한국의 캐롬 당구를 세계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그의 퇴임 후인 2011년과 2012년에도 개최되었는데, 이것은 경기도와 수원시가 그의 재임 중 4년간의 세계3쿠션월드컵 연속개최로 수원시의 위상을 세계에 높인 결과였다. 

2009년 1월의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이유병 회장은 민영길 전임회장 잔여임기 2년 동안의 업적을 인정받아 제7대 회장으로 재선되었다.

그의 재임 중 대한당구연맹의 예산 책정을 보면 그가 얼마나 당구판을 키웠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민영길 회장대의 2006년도 결산은 7억 1,341만원이고, 2007년도 예산은 8억 778만원이었다.

그런데 이유병 회장 임기 시작 첫해인 2008년 예산은 12억 6,100만원이 수립되었고 2009년에는 16억 1,700만원이 책정되었으나 결산은 17억 740만원의 성과를 내었다.

2010년에는 19억 3,750만원의 예산을 짜 전임 회장 때에 비해 2.5배 이상의 증가를 이루었다. 이 예산 수립은 당구계의 발전의 추이를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2007 수원세계3쿠션월드컵에서 관계자들과 관전하는 이유병 회장(오른쪽부터 쟝 클로드 듀퐁 세계캐롬연맹 회장, 니시오 가쿠 아시아캐롬연맹 회장, 이유병 회장)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이유병 회장의 취임식 때의 화두가 되었던 전국체육대회의 정가맹 문제는 취임 당시의 전시종목 참가 상태에서 그해(2007년) 12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시범종목 참가가 결정됨으로써 2008년 10월 제89회 전국체육대회와 2009년 제90회 전국체육대회에 시범종목으로 참가했다.

그러나 그의 임기 중에는 정식종목 참가를 이루지 못했다. 

2010년 4월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선출직 선거가 있었다. 이유병 회장은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기도의회 의원선거에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재선에 실패했다.

때마침 2012년도 인천 아시안게임에 당구 종목의 잔류가 어려울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이유병 회장의 책임론이 대두되었다.

결국, 2010년 6월 18일 대한당구연맹 대의원 및 집행부 연석회의가 열려 당구계 현안에 대한 제반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이유병 회장에게 인천 아시안게임에 당구 종목이 탈락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도 이에 대처하지 못한 점과 전국체전에 정식종목 채택이 계속 안되고 있는 책임을 따져 인신공격성 발언을 함으로써 이유병 회장은 더 이상 자신이 연맹 회장으로 있는 것에 회의를 느꼈는지 “모든 책임은 내가 지고 물러나겠다”고 하고는 회의장을 떠났다. 

이 시점에서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당구 종목이 탈락한 것도 아니어서 아직 더 노력할 여지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전국체전의 정식종목 채택도 그해 시범종목 3년의 경과 기간이 끝나면 내년에는 정식종목 입성이 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참석자 중의 일부 임원들이 과격한 언행을 함으로써 이유병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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