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에서 쿠드롱∙산체스∙레펜스 연달아 꺾어... 3쿠션 4대천왕 등 톱 랭커 매년 출전

'2017 USBA 버호벤 오픈 토너먼트'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한 조재호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슈퍼맨' 조재호가 해냈다. 

'한국 당구의 전설' 고 이상천(2004년 작고)을 추모하기 위해 시작된 '버호벤 오픈'에서 조재호(38∙서울시청, 세계랭킹 16위)가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조재호는 지난 8월 7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욕 플러싱에 있는 캐롬 카페 빌리어드에서 열린 '2017 USBA 버호벤 오픈 토너먼트'에서 쿠드롱, 산체스 등을 연달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3일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8위 에디 레펜스(49∙벨기에)를 16이닝 만에 40:19로 꺾은 조재호가 대선배인 고 이상천을 기리는 대회에서 뜻깊은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공격형 선수로 인정받는 조재호는 이번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결승 초반부터 특유의 득점력으로 연속 8득점을 올리며 무섭게 몰아친 조재호는 4이닝 만에 20:4로 앞서갔고, 기세를 몰아 10이닝까지 30:8로 크게 앞서다가 16이닝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도 세계랭킹 1위 다니엘 산체스(44∙스페인)를 20이닝 만에 40:21로 꺾으면서, 전반전을 20:7로 앞서는 등 시종일관 경기를 리드했다. 

조재호는 8강전에서도 2006년∙2007년∙2013년 버호벤 오픈 우승자인 프레데릭 쿠드롱(52∙벨기에, 세계랭킹 4위)을 40:25(22이닝, 하이런 9점)로 눌렀다.

이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10점 이상의 차이를 벌여 놓고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8강, 4강, 결승전 경기 결과

조재호는 예선 2라운드에서 무명의 안드레스 리자라조(34∙콜롬비아)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33:35로 패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다섯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5승 1패로 조 1위에 올라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서는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응오딘나이(베트남, 16강전), 쿠드롱, 산체스, 레펜스 등을 차례로 꺾고 한국 선수의 버호벤 오픈 첫 우승을 기록했다. 

한편, '포르토 돌풍'의 주인공 최완영(33∙충북당구연맹)은 이번 대회에서도 돌풍을 이어갔다.  

최완영은 예선 1라운드에서 5전 전승을 거두었고, 2라운드에서는 쿠드롱에게 1패(23:35)를 당해 5승 1패로 조 2위에 올랐다. 

본선에 오른 최완영은 16강전에서 포르토 월드컵 우승자인 김행직(26∙전남당구연맹)과 리턴 매치를 벌여 40:36(16이닝, 하이런 9점)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8강전에서 레펜스에게 39:40(25이닝, 하이런 11점)으로 패해 아쉽게 탈락했다. 

본선 16강 토너먼트 경기 결과

세계캐롬연맹(UMB)과 미국당구협회(USBA)가 공동 주최하는 버호벤 오픈은 이상천이 위암으로 세상을 타계하고 1년 후인 2005년에 '상리(Sang Lee) 인터내셔널 오픈'으로 시작되었다. 

2008년까지 매년 열렸던 이 대회는 스폰서 문제로 개최되지 않다가 2012년에 드래곤프로모션(대표 신디 리)이 나서면서 '버호벤 오픈'으로 다시 개최되었다. 

버호벤 오픈은 상금보다는 뜻과 의미가 깊은 대회다. 이상천으로 인해 한국 당구의 큰 발전을 가져왔던 한국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상금 규모가 총상금 3만4,000달러, 우리돈 약 4,000여만원(우승상금 8,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3쿠션 톱 랭커들이 동료이자 선배인 이상천을 추모하기 위해 자비를 지출하면서까지 매년 빠지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버호벤 우승 트로피는 2013년부터 쿠드롱, 블롬달, 야스퍼스 등 '3쿠션 4대천왕'이 나눠 가졌고, 지난해에는 제러미 뷰리(37∙프랑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 '2017 USBA 버호벤 오픈 토너먼트' 최종 순위

1위  조재호(한국) 1.650(Avg.)-10(H.R.)
2위  에디 레펜스(벨기에) 1.897-10
3위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1.847-11 
4위  세미 사이그너(터키) 1.683-12
5위  응웬득안찌엔(베트남) 1.602-12
6위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2.055-14
7위  최완영(한국) 1.592-12
8위  트란퀴엣치엔(베트남) 1.573-12
9위  강동궁(한국) 2.050-11
10위 롤랜드 포르욤(벨기에) 1.9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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