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서 24이닝 만에 24:21로 승리

대회 입상자들 <사진 = 빌리어즈>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이제 불과 2년의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시간은 빠르고 사람들의 기억은 그보다 더 빠르게 잊혀간다.

한국 최고의 당구선수이자 동료, 그리고 친구를 잃은 슬픔도 점차 흐릿해지고, 모두 일상으로 돌아와 여느 때와 같은 삶을 살아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그를 잊은 것은 아니다. 불현듯 미치듯 그립게 그가 떠올랐고, 그를 기억하는 그의 동료 당구선수들이 발 벗고 나서 그를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김경률 추모배 당구대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그 두 번째 대회가 어김없이 열렸다.

우승팀 이승진 선수 <사진 = 빌리어즈>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열린 이번 ‘김경률 추모배 당구대회’는 클럽팀 3쿠션 대회로 열렸다.

선수와 동호인 혹은 동호인과 동호인이 2명씩 한 팀으로 출전한 이번 대회는 서울의 SL당구클럽, 브라보당구클럽, 인천의 CC클럽, 경기도 일산의 DS당구클럽 등 4개의 장소에서 예선을 거쳐 4월 3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SL당구클럽에서 본선 16강 대회를 치렀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든 대회는 스카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남자 선수와 국제식대대 31점 이상의 동호인은 26점, 국제식 대대 29~30점까지는 24점, 25~28점까지는 22점, 21~24점까지는 20점, 여자부 선수는 18점, 국제식대대 20점 이하와 여자 동호인은 16점으로 기준 점수를 정한 뒤 한 팀을 이룬 두 선수의 기준 점수를 더해 2로 나눈 점수가 팀의 점수가 된다.

남녀 선수 모두 반드시 동호인과 한 팀을 이뤄야 하며, 선수와 국제식 대대 31점 이상의 동호인은 반드시 기준 점수 22점 이하의 사람과 팀을 이룰 수 있다. 

이번 ‘제2회 김경률 추모배 클럽팀 3쿠션 대회’는 작년 대회보다 한층 그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1회 대회가 선수들의 대회였다면, 2회 대회는 동호인들의 참가로 김경률 추모대회의 의미에 깊이를 더했다.

대회를 주최한 '김경률추모위원회' 조재호 위원장(가운데)과 강동궁(왼쪽), 김형곤(오른쪽) 선수

이영훈 선수는 아버지인 이철호 씨와 한 팀을 이뤄 출전해 본선 4강까지 오르는 실력을 발휘했으며, 김재근 선수는 개그맨 이혁재 씨와 팀을 이뤄 본선에 올랐다.

요즘 한층 성숙한 플레이로 기대주로 떠오른 조명우와 대회를 기획한 조재호, 김형곤, 이승진, 서현민 등 많은 선수가 동호인들과 팀을 이뤄 대회에 출전했으며, 서울, 경기 지역뿐 아니라 대구, 제천, 대전 등 전국의 당구 동호인들과 선수들이 총출동해 축제와 같은 대회 분위기를 연출했다. 

예선 결과, 원은정·옹상수, 정병훈·고영석, 이영훈·이철호, 오성욱·현상기, 정성윤·하진영, 한동우·양진철, 정수영·조재호, 최인표·전경진, 조준혁·유동하, 이호영·김원재, 하지영·이윤숙, 정찬국·김민석, 강상구·주영철, 고경수·임형근, 서현민·양현식, 권영갑·이창화, 김재근·이혁재, 김봉철·위성대, 김종남·박종길, 강승구·김경섭, 강동구·권혁호, 박성수·조진용, 천주영·나용운, 강경석·고정운, 강인수·이규신, 김형곤·정승찬, 김무순·장진섭, 조명우·김동규, 김현중·이경희, 이태호·주시윤, 이승진·강상훈, 정순익·박정석 팀 등 32개 팀이 예선에서 쟁쟁한 팀들을 물리치고 본선 32강에 올랐다. 

그중 아버지와 아들인 이영훈·이철호 팀이 원은정·옹상수 팀을 24:11로 꺾고 8강에 올랐으며, 한동우와 양진철은 최인표와 전경진을 24:20으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준우승 권영갑·이창화 팀 <사진 = 빌리어즈>

권영갑과 이창화는 고경수와 임형근을 24:18로 꺾고 8강에 진출한 한편, 김재근과 이혁재는 김종남과 박종길에게 9:24로 패하고 말았다.

조명우와 김동규는 김형곤과 정승찬을 24:23으로 아슬아슬하게 이기고 8강에 진출했으며, 이승진과 강상훈은 이태호와 주시윤을 24:22로 꺾고 8강행을 확정지었다. 

이영훈과 이철호가 이번에는 한동우와 양진철을 24:10으로 이기고 4강에 오르자 권영갑과 이창화 또한 정찬국과 김민석을 24:12로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하며 두 팀의 대결을 예고했다.

이영훈과 이철호 부자가 상승세를 이어 결승까지 오를 수 있을지 출전자들과 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침착하게 경기를 잘 풀어가며 안정적으로 점수를 쌓아가던 이영훈·이철호 부자의 단 한 번의 실수가 경기의 승패를 가렸다.

결국 권영갑·이창화에게 이번 대회 최고 하이런인 10점의 하이런을 허락하며 20:24(16이닝)로 패했다. 

한편, 이승진과 강상훈은 11이닝 만에 조명우와 김동규를 24:18로 꺾고 일찌감치 4강행을 확정 지었으며, 김종남과 박종길은 강동구와 권혁호를 24:21로 이기고 4강에 올라 이승진·강상훈과 결승전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과는 24:22(24이닝)로 이승진과 강상훈의 승리였다. 

우승을 차지한 이승진·강상훈 팀 <사진 = 빌리어즈>

‘제2회 김경률 추모배 클럽팀 3쿠션 대회’의 최종 우승자를 가릴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대회 최고 하이런을 기록하며 결승에 오른 권영갑과 이창화 vs 이승진과 강상훈의 결승전은 결국 이승진과 강상훈의 승리로 끝이 났다(24:21, 24이닝).

이승진은 ‘역시 이승진’답게 팀의 위기를 극복해 나갔고, 강상훈 역시 제 몫을 해내며 이승진이 채우지 못한 자리를 채워 나갔다. 

이번 ‘제2회 김경률 추모배 클럽팀 3쿠션 대회’는 화합과 배려, 그리고 조화가 돋보이는 대회였다. 뛰어난 한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두 사람의 조화가 팀의 승리로 이어졌다.

김경률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제2회 김경률 추모배 클럽팀 3쿠션 대회’는 민테이블과 한밭큐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으며, 빌리어즈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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