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Avg. 2.073,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4강, 세계 랭킹 23위... '리틀 명우'는 어느덧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했다.

룩소르 3쿠션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조명우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어린 조명우(19∙한체대)의 고사리 같았던 손에는 항상 장난감 대신 큐가 들려 있었다.

당구대 앞에서 유년 시절의 전부를 보낸 조명우는 마침내 세계가 주목하는 당구선수로 성장했다.

조명우는 지난 4월 1일 막 내린 ‘2017 룩소르 3쿠션 월드컵’에서 4강 진출을 달성하며 이제 어엿한 성인 선수로, 그것도 세계 톱 랭커와 견줄 만한 실력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조명우는 룩소르 3쿠션 월드컵 공동 3위에 올랐다.

준결승전에서 12이닝 만에 40점을 폭주한 세계 랭킹 1위 딕 야스퍼스(52∙네덜란드)에게 아깝게 21:40으로 패했지만, 32강전에서 에디 멕스(세계 랭킹 11위)를 16이닝 만에 40:31로 날렸고, 16강전에서 트란뀌엣치엔(15위, 40:38, 24이닝), 8강전에서는 세미 사이그너(21위, 40:34, 16이닝)를 꺾었다. 

조명우는 본선 토너먼트 4경기 동안 68이닝에 141점을 득점해 애버리지 2.073을 기록했다. 웬만한 세계 정상급 성인 선수들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이런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이제 갓 스무 살을 바라보는 어린 대학생 선수가 수십 년을 당구대 위에서 싸워 온 쟁쟁한 세계 최강자들을 상대로 애버리지 2.000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다시 한번 놀랐다. 

조명우는 지난해 구리 3쿠션 월드컵에서도 4강에 진출하며 월드컵 최연소 입상자가 되었다.

이때부터 상승세에 올라 라불 월드컵 16강, 후르가다 월드컵 32강, 해를 바꿔 올해 열린 첫 번째 월드컵인 부르사 월드컵에서 32강에 또 진출했다.

이번 룩소르 월드컵 4강으로 3쿠션 월드컵 연속 5회 본선 진출도 달성하게 됐다. 이만한 성적을 올렸으면 이제 조명우는 명실상부한 ‘세계 톱 클래스’다.

세계 랭킹도 23위까지 뛰어올랐다. 그는 이제 더이상 신동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 톱 랭커들조차 조명우와 경기하는 것을 꺼려했다. 어리게만 봤던 조명우가 어느새 성장하여 선배들을 압도할 만한 경기력으로 자리를 위협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는 10대에 불과한 그가 국내 성인 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제 그 지경을 세계로 넓혀 나갔다.

딕 야스퍼스, 프레데릭 쿠드롱, 다니엘 산체스 등과 같은 세계 최강자들도 이제 조명우를 신동이 아닌 당당한 경쟁자로 인식하게 됐다. 

‘리틀 명우’의 성장은 한국 당구의 장래를 더 밝게 한다. 이상천-황득희-김경률-최성원으로 이어져 온 한국 3쿠션의 계보는 오랜 시간 당구팬들이 기다렸던 조명우로 귀결되고 있다.

앞으로 30년, 조명우의 활약으로 세계 3쿠션과 한국 당구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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