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쿠션 월드컵 개최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2013년부터 시작된 구리 3쿠션 월드컵이 올해로 네 번째 열렸다.
 
그동안 열린 구리 3쿠션 월드컵은 국내 3쿠션 활성화와 한국 당구의 세계적인 위상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
 
2012년을 마지막으로 명맥을 다할 위기에 몰려 있던 수원 3쿠션 월드컵을 경기도 구리시에서 개최하게 되면서 올해까지 4년을 더 개최할 수 있었고 3쿠션이라는 단일 종목으로 총 10년 동안이나 장기간 월드컵 개최가 이뤄질 수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개최된 구리 3쿠션 월드컵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한국 당구와 구리시가 모두 윈윈하는 효과적인 사업이었다.
 
구리시는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하는 밑바탕을 만들었고 한국 당구는 세계적인 입지 강화와 국내 3쿠션 활성화라는 큰 성과를 창출해 내었다. 대회 개최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어낸 셈이다.
 
아쉽게도 구리시와 체결했던 3쿠션 월드컵 개최 MOU는 올해 열린 ‘2016 구리 3쿠션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내년에는 구리시와 MOU를 다시 체결하여 월드컵 사업의 명맥을 이어가거나 아니면 다른 지자체를 설득하여 3쿠션 월드컵을 개최해야 한다. 
 
얼마 전 3쿠션 월드컵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안승남 경기도의원은 <빌리어즈>와의 인터뷰에서 “구리시와 3쿠션 월드컵은 결과적으로 양측에 성공적인 성과를 가져다준 바람직한 사업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의 말대로 ‘구리 3쿠션 월드컵’은 인구 18만 명의 작은 도시인 구리시가 세계대회를 치러낼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증명하는 밑바탕이 되고, 또 전 세계에 ‘구리시’를 알려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효과적인 사업이었다.
 
스누커에서 중국의 역할처럼 3쿠션 종목에서 한국이 세계 3쿠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구리 3쿠션 월드컵을 통해 증명하게 되면서 한국 3쿠션의 위상은 날로 높아졌다.
 
구리세계3쿠션월드컵 개회식에 참석한 백경현 구리 시장
지난 4월 구리시장으로 취임한 백경현 시장은 당구 종목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백 시장은 2013년에 처음 열린 구리 3쿠션 월드컵 당시에 구리시 실무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시장에 당선된 이후 <빌리어즈>와의 인터뷰에서 구리 3쿠션 월드컵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3쿠션 월드컵에 대한 백 시장과 구리시의 평가가 긍정적이라는 것은 바람직하다. 
 
서울, 충남, 제주 등 타 시도에서도 구리시처럼 3쿠션 월드컵을 개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게 된다면 더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2017년 예산 결정까지 불과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얽히고설킨 여야당을 당구라는 콘텐츠로 얼마나 많이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억 원의 국민 세금을 당구에 쓰이게 하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한두 사람만의 힘만 가지고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50여 개의 스포츠 종목에서 각자의 루트로 자금 확보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 간의 경쟁을 또 이겨야만 가능한 일이다. 
 
당구계 입장에서 보면 당구 종목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수년간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던 수원시나 구리시에 무척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수원시에서 6년, 구리시에서 4년 동안 당구를 믿고 투자해 주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지금의 한국 당구가 누리고 있고, 또 앞으로의 한국 당구가 누리게 될 것이다.
 
지금 한국 당구는 3쿠션 월드컵의 명맥을 이어가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당구연맹 실무자들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지고 있는 만큼 많이 배우고 직접 부딪쳐서 구리시가 아닌 다른 지자체에서도 당구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17년 3쿠션 월드컵이 구리시에서 계속 개최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시도에서도 지난 10년간의 당구가 보여준 시너지 효과를 높게 평가하여 대회 개최 자금을 선뜻 내놓게 되면서 새로운 월드컵이 열리게 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2017년 3쿠션 월드컵 개최를 위해서는 지금 정확하게 판단하여 결정해야 한다. 
 
몇몇 관련자들이 “OO 시에서 월드컵 개최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의견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11월까지 100% 성사시킬 자신이 없다면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이 낫다. 괜한 시간 낭비이고 혼선만 초래하는 일이다.
 
당구연맹 책임자들은 3쿠션 월드컵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확률이 높은 루트에 매진하는 것이 시간도 아끼고 일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당구는 3쿠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포켓볼, 스누커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즐비하다.
 
그래도 굳이 3쿠션 월드컵을 개최하겠다면 2017년 3쿠션 월드컵 개최에 지장이 없도록 확실하게 준비해서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갑작스러운 개최 불발로 시기를 놓쳐 2017년 3쿠션 월드컵 개최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구연맹 남삼현 집행부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하며 다음 3쿠션 월드컵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한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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