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당구의 기원이 1909년 조선조 마지막 임금 순종의 덕수궁 동행각 옥돌대에서, 새로운 역사 고증으로 이보다 25년 전인 1884년으로 수정됨으로써 한국의 당구역사는 올해로 133년이 된다.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당구도 엄청난 변화의 과정을 겪어 왔다.
 
그중에서도 올해 2016년 3월에 정부의 체육단체 통합 방침에 의해 대한당구연맹과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가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으로 하나가 되어 발족한 사실은 당구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당구가 이제는 국가의 스포츠 대열에 참여해 엘리트 체육과 동호인 체육을 잘 아울러 융합함으로써 국가의 체육정책에도 기여하고, 당구 자체의 종목을 무한히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따라서 지금의 책임 있는 당구인들은 역사적인 소명의식을 갖고 이 기회를 잘 활용하고 봉사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7월 7일 (사)대한당구연맹의 앞으로의 4년을 책임질 초대 회장 선거는 참으로 중요하다.
 
통합당구단체의 수장(首長)을 어떤 사람으로 택하느냐에 따라 새로 시작하는 당구계의 앞날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인물이 천거되고 후보로 나설지는 모르지만, 선택된 초대 회장은 당구계를 위해서 사심 없이 일할 책임감과 능력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재정적 능력이 있거나 스폰서십을 유치할 수 있고, 앞으로 캐롬은 물론이고 포켓볼과 스누커 챔피언까지 육성해 한국의 당구를 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릴 소신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캐롬의 경우 한국의 인프라(당구클럽, 당구 인구, 세계대회 개최 등)가 세계에서 가장 많고 플레이어의 기량 수준도 상위에 해당하므로, 한국이 당연히 캐롬당구를 발전 육성시킬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게다가 당구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을 염두에 두고 포켓볼과 스누커 선수도 본격적으로 양성해야 할 이때에 이런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초대 회장으로 나올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대한당구연맹 회장에 과연 그런 능력자를 초빙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패배주의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당구는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고, 과거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청산하고 이제는 국제적으로 한국의 국가 위상을 선양하는 스포츠 종목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유력한 국회의원을 단체의 수장으로 초빙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날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나뉘어 있던 시절을 청산하고 당구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단체의 장은 그 전과는 한층 다른 위상을 지니게 되었다.
 
따라서 통합된 대한체육회 산하의 가맹경기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회장은 체육단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사들에게 매력적인 자리가 충분히 될 수 있다. 
 
대한당구연맹의 선거관리규정이 만들어지고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 과연 어떠한 인물이 출사표를 던지게 될지 현재로써는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당구계가 겪어 왔던 회장 ‘억지 모시기’의 전례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며, 회장 선거인단이 여러 후보자들 중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심하는 그런 즐거운 선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당구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번 회장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경로의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최고의 지도자를 모셔올 수 있도록 힘을 써주어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통합단체로서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대한당구연맹의 이번 초대 회장 선출은 역사적으로나 당구계의 앞날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행사이다.
 
그러므로 회장 선출을 하게 될 선거인단은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진정 당구계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을 사심 없이 공명정대하게 선출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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