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을 비리단체로 만든 구 대한당구연맹 집행부의 사퇴를 촉구한다.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당구에 주인은 없었다. 마땅히 당구인들과 당구선수가 주인이 되어야 할 당구는 비리에 얼룩진 관계자들과 비당구인 몇 명에 의해 주객이 전도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구 대한당구연맹과 구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의 양 단체에 지원되는 국가의 재원을 기초로 실업팀 창단, 학생체육 육성, 동호인 활성화 등의 사업에 쓰이면서 결국 당구선수와 당구인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재원이 심각하게 새어 나갔다.

사람만 믿고 맡겨주었던 당구인들을 배신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벽을 쳐놓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당구인들은 배제하면서 주인 행세를 했다. 이렇게 당구는 주인을,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의 1년여의 조사 끝에 나온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해 3월 스포츠비리신고센터에 신고가 접수되어 구 대한당구연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전무이사, 감사, 사무국장, 대의원 등이 줄소환 당했다.

그들의 진술과 관련 자료 검토를 통해 조사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비리 혐의자로 지목받은 인물들은 외부로 책임을 돌리고자 애를 썼다.

그러나 진실은 하나다. 비리와 범법은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다. 끝내 이렇게 만천하에 사실로 드러났고 <빌리어즈>는 전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빌리어즈>의 입장은 한결같다. 당구 종목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자생의 노력을 보여주어 종목과 단체가 피해를 받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로 2014년 12월에 장영철 회장을 만나 해결 방안을 제시했고, 두 번째로 2015년 3월경에 신고자가 <빌리어즈>에 접촉했을 당시 재차 장영철 회장과 집행부 임원, 사무국장 등에게 사실을 알려 자체 조사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물론 두 가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5월 초,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은 비리단체로 지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금을 중단했다. 지원금 중단 규모는 2분기 직원 급여로 월 1,500여만원, 대략 총 4,500여만원 정도의 규모다.

비리로 인한 사슬을 완전히 끊기 바랐지만, 결국 비리 혐의자들이 대부분 단체에 남아 있으면서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사무처 직원 총 6명의 급여 지원이 중단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 전국당구연합회 측 이사들은 장영철 임시회장에게 이사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장영철 임시회장과 사무처의 답변은 “이사회는 우리가 알아서 한다”는 것이었다.  

이사회의 개최 권한은 이사들에게 있다. 장영철 임시회장도, 사무처 직원도 아닌 이사들의 의사로 개최되어야 한다.

과반의 이사가 동의해야 이사회가 열릴 수 있기 때문에 11명의 연합회 측 이사들은 이사회 개최 동의서에 전원이 서명했다.

나머지 구 연맹 측 이사 11명에게 안건과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11명 전원이 보이콧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렸다.  

구 연맹 측 사무국과 임원 몇 명은 이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사회 개최를 위한 서명까지 방해했다.

이사들의 판단에 의해 서명이 이뤄져야 할 것임에도 대부분의 이사들은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그렇게 부탁했는데”라며 서명을 거부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등기 이사의 의무와도 같은 이사회 개최권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그것도 버젓이 비리 혐의자로 중징계 대상자가 되었던 이들의 청탁으로 구 연맹 측 이사들은 스스로 식물이 되었다.  

개탄을 금치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해 당구인들은 알 권리가 있다. 당구의 주인이 없어지는 현실을 모두가 직시하고 단체를 저런 방식으로 사유화하여 당구를 나락으로 몰아넣는 몇 명의 임직원의 온당치 못한 행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려져야 한다.  

구 연맹 측 이사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모 임원은 “처자식 딸린 직원들 벌 주어서 뭐하겠느냐”라는 말로 다른 이사들의 판단을 흐렸다.

가장 가슴 아픈 말이다. 누군가를 벌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벌을 받는 이유는 그들의 횡령이 발각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친분과 얼굴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걱정으로 정확한 판단을 못 하겠다면 이사직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    

당구선수 900명, 학생 선수들 모두 가족이 있고 생계가 있다.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은 비리 혐의자들의 처자식들 배 채워주는 단체가 아니다.

그들의 배를 채우는 동안 당구선수 900명의 처자식은 굶어도 좋다는 것인가. 구 연맹 측 이사들의 책임 있는 판단을 요구한다.

현재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이 비리단체가 된 것은 통합 이전 양 단체 임직원들의 비리때문이다.

구 전국당구연합회 측은 비리가 저질러질 당시의 모든 임원이 교체되었으나, 구 대한당구연맹 측은 당시의 임원이 그대로 남아서 통합된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의 등기 이사까지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구 대한당구연맹 측 집행부 등기 이사는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의 등기 이사가 될 자격이 없다. 

구 대한당구연맹 측 집행부 임원 중 책임있는 자들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은 새로운 당구를 만드는 중요한 시기다. 이제, 당구는 주인을 찾아야 한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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