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미스의 새로운 레드 볼에 찍힌 흰색 점의 의미

[빌리어즈=김탁 기자] 3쿠션이 변화한다. 단순하지만 놀라운 방식으로의 변화다. 이것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패러다임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기준이 바뀌면 시스템은 진화하기 마련이다. 3쿠션의 사상 최대의 진화는 바로 당구공에서 시작된다.

전 세계 당구시장에 독점적으로 당구공을 생산, 보급하는 벨기에의 시모니스-살뤽은 당구공 브랜드 아라미스의 새 모델인 ‘아라미스 프로컵 프레스티지’를 2016년 출시한다.

이 제품에는 지금까지 태극무늬가 새겨져 있던 레드볼에도 6개의 흰색 점이 새겨져 있다.

이것이 과연 단순한 디자인의 변화에만 국한된 것일까.

그저 수구가 적구에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레드볼마저 6점을 적용했다고 생각하기에는 공정의 차이에서 오는 출혈이 너무 크다.

기존의 생산 라인에 큰 변화를 주어야 할 만큼 투자가 적지 않았음에도(물론 새로운 제품이 보급되면 독점적 기업이 얻는 수익은 투자 가치와 비교되지 않겠지만), 과감하게 변화를 주었다는 것은 어떤 목적이 내재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것이 과연 어떤 목적인지를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새로운 레드볼이 출현과 함께 경기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수구로 사용되는 화이트볼과 옐로우볼처럼 레드볼에도 6점이 생기면서 3개의 공 모두 수구가 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당구의 정식 경기는 1:1 방식으로 치러지지만, 레드볼을 수구로 1:1:1 방식의 경기나 또는 골프와 같은 최저 이닝, 최고 타수 방식의 새로운 경기가 도입 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일 대 다수의 당구 경기 방식인 '레이아웃 3쿠션'을 창안한 L3C의 김태석 대표는 “과거 전통적으로 1:1 대결을 했던 골프도 여러 사람이 경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오늘날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했다.

3쿠션의 새로운 경기 방식 ‘레이아웃 3쿠션’이 도입되면 당구 역시 골프를 능가하는 스포츠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아라미스의 새로운 레드볼은 3쿠션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사상 최대의 진화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디자인의 변화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기 위한 시도가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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