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T.S 엘리엇의 말이 옳았다. 상상할 수도 없었던,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몇몇 사람들의 욕심에 이제 막 가장 아름다운 찰나에 들어선 꽃 같은 아이들 수백 명이 비명소리 한 번 못 내지르고 소멸되고 말았다.

솔직히 별 일 아닌 줄 알았다. 배가 가라앉고 있지만, 수학여행 중이던 아이들은 전부 구했다고 했다. 오보임이 밝혀졌지만, 그 아이들을 구하러 수백 명의 어른들이 달려갔으니 곧 구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단 한 명의 아이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사람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기적이 일어나길, 단 한 명이라도 살아 돌아오길 여전히 기다린다. 진짜 기적은 모두가 포기했을 때 나타난다.

비록 아이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할지라도 우리 안에 일어날 진짜 기적을 기대하는 5월이 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더불어 하늘나라로 수학여행 떠난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함께 세월호에 탑승했다 돌아오지 못한 모든 사람이 그곳에서 평안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잔인한 달 4월이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을까? 4월이 지나고 5월로 접어들었으나 아직도 우린 잔인한 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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