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배우러 홈플러스 가는 사람들(홈플스쿨 당구강좌)

구승미 강사 ⓒ KIM MIN YOUNG

당구를 배우러 홈플러스에 가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 처음 홈플러스 문화센터에 개설된 당구강좌는 직장인과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부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족 간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가족 스포츠로 당구를 선택한 현명한 주부들이 먼저 당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은 가족과 함께하기 위한 시작이었으나 이제는 평소 자기만을 위해 무언가를 하기 쉽지 않았던 주부들이 자신에게 주는 특별한 쉼과 배움의 시간이라는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

 

강습하는 구승미 강사 ⓒ KIM MIN YOUNG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컬러오브머니>(대표 구승미)는 당구를 배우려는 주부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최적의 장소로 등장했다.

<컬러오브머니>는 금연 포켓볼전용당구클럽이라 평소 남자들의 시선에 마음 놓고 당구장 출입을 못 했던 여자들에게 편안하게 포켓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며, 더욱이 구승미 대표가 홈플러스 당구강좌 포켓볼 클래스의 강사를 맡고 있어 더욱 의지가 된다.

주부 마음은 주부가 가장 잘 안다고, 구승미 강사가 이끄는 포켓볼 강습은 어떤지 살짝 공개했다.

구승미 강사가 당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1년 일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였다. 포켓볼이 좋아 취미로 배운 것이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를 지금의 그녀로 만들었다.

그녀가 <컬러오브머니>를 시작한 것은 순전히 그녀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포켓볼을 배웠는데, 막상 포켓볼을 치러 클럽에 가자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캐한 담배 연기에, 남자들만 가득한 당구클럽은 주부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가 주부들이 마음 놓고 당구를 칠 수 있는 금연 포켓볼 클럽을 직접 만들었다.

“굉장히 충동적인 일이었어요. 같이 포켓볼을 배우던 스포츠센터 친구들과 실컷 당구 칠 수 있는 클럽을 우리가 한 번 차려 볼까 라고 말해본 적은 있지만, 평범한 주부가 당구클럽 경영을 시작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었죠.”

시작은 충동적이었지만, <컬러오브머니>를 운영하는 건 체계적이고 계획적이었다. 여자들과 아이들이 마음 놓고 올 수 있도록 금연당구클럽으로 만들며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실은 따로 만들었다.

그리고 당구클럽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자 수제 햄버거를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포켓볼만큼 집중력이 필요한 다트로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당구클럽에서 역량 있는 작가들의 미술전도 개최하는 등 당구클럽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당구클럽을 오픈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자연스레 레슨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클럽에 자주 오는 고객들과 함께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 입상하면서 당구에 대한 실력도 인정받았다. 이러한 경력들이 하나둘 쌓여 강사로서의 자신감도 커졌다.

그리고 코리아빌리어드에서 홈플러스 당구강좌 강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망설임 없이 당장 이력서를 제출했다.

“솔직히 처음에 강사로 지원할 때는 반신반의했어요. 선수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안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주부 마음은 주부가 가장 잘 안다고 그동안 100여 명의 사람들, 특히 주부들을 주로 레슨 했던 경력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홈플러스 당구강좌의 경우 주부들이 많이 관심을 갖다 보니 오히려 플러스가 된 거죠.”

지금 <컬러오브머니>에서 구승미 강사에게 강습을 받고 있는 사람은 모두 8명.

그중에 남자 회원이 1명, 미혼인 여자 회원이 1명, 그리고 나머지 6명은 모두 주부 회원이다.

“그동안 당구라는 스포츠가 남자들만의 스포츠로 여겨졌는데, 점차 주부들에게까지 확산되면서 당구를 배우고 싶어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배우지 못했던 주부들이 홈플러스 당구강좌를 통해 그 갈증을 해소하고 있어요.

특히 주부들 강습의 경우, 당구를 가르치다 보면 신체 접촉도 불가피하게 해야 해서 남자 강사보다 여자 강사를 더 편해 하시는 것 같아요.

6주간의 1차 강좌가 끝나고 2차 강좌가 시작됐는데, 처음 시작했던 5명 모두 2차 강좌에 등록하시고, 신입 회원으로 세 분이 더 들어오셔서 8명으로 늘었어요.”

학창시절 포켓볼 좀 쳐 봤던 사람부터 큐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강습을 듣는다. 강습은 정확한 기본자세부터 스트로크 방법, 공치는 법, 두께 연습, 그리고 다양한 포켓볼 게임의 룰까지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1차 강좌에서는 애니콜 게임부터 8볼까지 배우고, 2차 강좌에서는 9볼과 9볼 플레이를 위한 포지션 플레이와 당점 연습, 회전 등 좀 더 심도 있는 강습이 이뤄진다.

“홈플러스 강습을 하면서 그동안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당구를 주부들이 적극적으로 배우러 오는 게 무척 좋았어요.

특히 당구는 가족 스포츠로서 가장 좋은 운동이에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운동 중에 하나죠.

부인과 크루즈 여행을 계획 중인데 배 위에서 부인과 함께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포켓볼을 같이 치면 좋을 것 같아서 배우러 오신 남성 회원분도 계시고, 아이에게 먼저 당구를 가르치셨다가 아이와 함께 게임을 하고 싶다며 배우로 오신 주부도 있어요.

또 어떤 분은 굉장히 내성적이신데, 이곳에서 포켓볼을 배우면서 다시 세상에 나오는 기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에게 당구를 배우고 남편과 퇴근 시간에 함께 당구를 치러 오거나 주말에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웃으면서 당구를 치는 걸 보면 보고 있는 제가 행복해져요.

포켓볼을 배우길 참 잘했다 느끼죠.”

구승미 강사는 홈플러스 당구강좌를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

“지금 오시는 주부들의 모습이 바로 14년 전 저의 모습이에요. 먼 훗날 저분들 중 한 분이 제 자리에 계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포켓볼을 사랑하는 만큼 저분들도 포켓볼을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가족들이 함께 즐길 가족 스포츠가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포켓볼로 온 가족이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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