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NG JONG SUNG

피에르 루이자 롱고니(롱고니 큐 대표) 대표와 인터뷰를 하루 앞두고 SNS를 통해 한 장의 사진을 입수했다. 다름 아닌 베트남에서 열린 롱고니컵에 참석한 피에르 루이자 롱고니 대표와 우승 선수와의 기념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자마자 서운함과 부러움의 감정이 교차했다. 한국에서도 롱고니 타이틀의 대회가 열리길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롱고니 타이틀을 건 대회가 언제쯤 열릴지 이번 인터뷰에서 기필코 물어 보리라, 다짐 아닌 다짐을 했다.


또다시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 한국에는 언제 들어왔나?

어젯밤에 도착했다. 베트남에 들렀다가 한국에 왔고, 내일 다시 중국을 거쳐 이탈리아로 돌아간다.


바쁜 일정이다. 이번에 한국에 온 목적은 무엇인가?

그동안 계속 한국의 롱고니 딜러인 김치빌리어드에 정기적으로 방문을 해 진행되고 있는 이벤트나 앞으로 진행할 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눠왔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나 의견 등을 전해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것이 롱고니 큐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짧은 일정 동안 많은 나라를 여행해야 하지만 우리와 거래하는 업체들과 소통하는 것은 무척 즐겁고 유익한 일이다.


우연히 베트남에서 열린 롱고니 대회에 참석한 사진을 봤다. 어떤 대회였나?

롱고니컵으로, 베트남에서 2회째 개최되었다. 베트남 딜러가 대회를 주최, 주관하고 롱고니 본사에서는 딜러를 서포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요 몇 년 사이 베트남에서 3쿠션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롱고니의 입장에서는 롱고니 큐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베트남에서 당구를 스포츠로 격상시키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개최하고 후원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롱고니컵 등 롱고니 타이틀 대회를 기다리고 있다. 혹시 계획을 가지고 있나?

물론 항상 생각하고 있다. 나의 우선순위 중 높은 순위의 일 중 하나다. 그동안 몇 번 이야기가 오간 적도 있다. 베트남에서는 여러 클럽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없었는데 새로운 시도로 롱고니컵이 열린 것이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기존의 대회와 차별화된 다른 형태의 대회를 열어보고 싶다. 그런 기획이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롱고니를 창업한 분이 피에르 루이자 롱고니 대표의 할아버지시다. 3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데, 선대 때부터 내려오는 롱고니만의 특별한 기술이 있나?

롱고니 창립 이후 매년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 큐 공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당시 밀라노가 목재 산업의 중심지였다. 덕분에 주변의 많은 목재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획득할 수 있었고, 그것을 당구큐 만드는 것에 적용해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지금의 나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고객들을 만나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이 롱고니의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롱고니의 제품들은 오로지 이탈리아 롱고니 본사에서만 생산하고 있나?

물론이다. 롱고니에는 두 분야의 사업이 있는데, 한 회사는 롱고니라는 큐 메이커고, 다른 한 회사는 노르디이탈리아라는 유통 회사로 노르디이탈리아를 통해 당구용품을 수출하거나 수입해서 판매를 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절대적 원칙이 있는데, 첫째, 롱고니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은 모두 롱고니 본사에서 생산한다.

둘째, 노르디이탈리아를 통해 수입 판매되는 상품은 절대로 롱고니 브랜드로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간혹 이 부분을 오해해서 롱고니의 큐 중 일부는 중국에서 OEM으로 만들고 다시 이탈리아로 수입되어 롱고니라는 라벨만 붙인다는 루머가 돌기도 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롱고니 브랜드로 판매되는 모든 큐는 이탈리아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으며, 향후 롱고니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유포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도 불사할 생각이다.


한 해 롱고니에서 생산되는 큐의 양은 얼마나 되나?

고가의 캐롬 큐를 기준으로 본다면, 한 달에 700~800자루 정도 생산되고 있으며 연간 1만여 자루가 판매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스누커를 주로 치는 나라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유럽은 물론, 남미와 아시아까지.


롱고니 큐에서는 풀과 캐롬 중 어느 분야에 더욱 특화되어 있나?

캐롬과 풀 두 분야 모두 비슷한 비중을 두고 있다. 롱고니에서 지금 출시되는 큐는 3쿠션 큐와 이탈리아에서 주로 즐기는 5핀 큐, 풀 큐, 그리고 러시아에서 즐기는 피라미드용 큐를 만들고 있다. 스누커 큐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


롱고니 큐의 라인업에 대한 설명 좀 부탁한다.

롱고니 큐는 1스타부터 5스타까지 등급이 나뉘어 있으며, 내가 경영에 참여하면서부터 그 위로 커스텀 프로와 시그니처, 실버 라인, 리미티드 라인을 새로 만들었다. 우선 커스텀 프로는 프로페셔널 플레이어들의 이름을 딴 큐로 실제 그 선수들이 자신의 큐를 사용하고 있고, 시그니처는 최고의 플레이어라고 하는 하이 레벨의 프로페셔널 플레이어들을 위한 특별한 큐다. 실버 라인은 콜렉터들을 위한 소장용 아이템이고, 리미티드 라인은 한 모델을 한정적인 숫자만 생산 판매해 그 가치를 높였다. 이번에 한국에서 새로 선보인‘독도 큐’가 바로 리미티드 라인의 제품이다.


 

롱고니큐의 한국 딜러인 김치빌리어드의 김종률 사장(좌)과 피에르 루이자 롱고니 대표 ⓒ HONG JONG SUNG

개인적으로 애정을 갖고 있는 큐 모델은 어떤 것인가?

나에게 딱 하나의 큐만 가질 수 있다고 선택하라고 한다면, 고민 끝에‘독도 큐’를 고를 것 같다. 왜냐하면,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큐가 바로‘독도 큐’다. 기존 롱고니 큐에 큐의 우아함이나 섬세함을 더했다. 많은 공을 들인 만큼 애정도 더 생기는 것 같다.


독도 큐의 탄생 비화를 알고 싶다.

김치빌리어드와 롱고니의 공동 작품이다. 롱고니에서 최고의 큐를 개발하고 있었고, 김치빌리어드의 참여로 지금의 독도 큐가 탄생했다. 독도라는 이름은 김치빌리어드에서 제안을 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솔직히 국가적 분쟁의 소지가 염려스러웠지만, 독도야말로 한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독도 큐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독도는 기존의 큐보다 일곱 명의 기술자의 공정이 더 들어가야 제작이 가능하다. 그만큼 성능적인 면이나 디자인적인 면에서 월등하다고 할 수 있겠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큐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고, 디자인에 있어서도 이름과 어울리도록 자개 문양이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얇아지면서 독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콘셉트로 삼았다. 피니쉬나 색 배합에 있어서도 많은 신경을 썼다.


롱고니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비단 올해의 목표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의 목표는 롱고니가 큐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서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할 텐데?

간단하다. 첫째, 고객이 원하는 품질, 둘째, 이탈리아의 강점인 디자인, 셋째, 제조 업체와 딜러들의 협력과 정보 공유. 이 세 가지만 잘 충족된다면 고객들이 먼저 알아줄 것이다. 많이 팔기 위한 큐가 아니라 정말 좋은 큐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재료 역시 최상의 것을 사용한다. 익스텐션의 쓰리로바이트는 금속을 제일 잘 만드는 독일에서 수입한 것이고, 조인트는 이 금속 조인트를 가장 잘 만드는 이탈리아 회사에서 공급받는다. 그리고 목재 가공과 디자인은 롱고니 본사에서만 할 수 있다.


한국의 롱고니 유저들과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우선 롱고니를 사용하고, 또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무얼 더 말할 수 있겠는가. 항상 롱고니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많은 의견을 남겨주셔서 우리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분발의 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롱고니 큐를 쓰고 싶어하시는 분들, 재미있고 멋지게 당구를 즐기고 싶다면 당연히 롱고니 큐를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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