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대회 3연패와 통산 7승을 달성한 튀르키예.  사진=튀르키예당구연맹 제공
'제35회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대회 3연패와 통산 7승을 달성한 튀르키예. 사진=튀르키예당구연맹 제공

튀르키예(세계랭킹 1위)의 팀선수권 우승은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다.

지난 12일 저녁(한국시간)에 열린 준결승전에서 튀르키예는 '야스퍼스의 나라' 네덜란드(세계 3위)와 결승 진출을 다퉜다.

튀르키예와 네덜란드는 지난 2016년과 2019년 팀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었던 적이 있다.

2016년 대회에서는 네덜란드가 2승을 거둬 4-0으로 튀르키예를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에는 스카치 매치로 대결해 튀르키예가 17이닝 만에 40:22로 네덜란드를 꺾고 8년 만에 팀선수권을 우승했다.

최근 대결에서 1승 1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의 승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이번 준결승전은 두 팀이 겨룬 세 번째 대결로 한창 상승세인 튀르키예도 무척 긴장되는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에서 튀르키예는 네덜란드에게 2승으로 4-0의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라갔다.

'마술사'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가 세계랭킹 1위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24이닝 만에 40:30으로 승리의 물꼬를 텄다.

그런데 튀르키예는 뜻밖의 상황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세계 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세계랭킹 3위)가 문제였다.

네덜란드의 장 폴 더브라윈(세계 42위)이 타스데미르를 맞아 선전을 펼친 것.

앞서 더브라윈은 8강에서 한국의 허정한(경남·세계 13위)에게 20이닝 만에 40:36으로 승리해 네덜란드를 준결승으로 견인했다.

당시 야스퍼스가 김행직(전남·세계 6위)에게 23이닝 만에 38:40으로 역전패했기 때문에 더브라윈이 허정한을 이기지 못했다면 네덜란드가 아닌 한국이 튀르키예와 맞붙었고, 튀르키예의 우승도 장담 못 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중계화면
사진=파이브앤식스 중계화면

타스데미르는 더브라윈에게 호되게 당했다. 21이닝에 더브라윈이 30점에 도달했을 때 타스데미르는 고작 18득점에 그쳤다.

막판에 타스데미르가 따라잡아 26이닝에는 36:33으로 역전을 시키기도 했지만, 문제는 27이닝 타석에 먼저 들어선 더브라윈이 6점을 올려 39점이 되면서 단 1점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더브라윈은 39점째 공격에서 짧은 테이블에서 역회전 되돌려치기로 득점을 했는데, 포지셔닝이 애매했다. 

길게 비껴치기를 아래쪽 테이블까지 내려야 하는데 중간에 키스가 날 위험이 있었다.

결국, 더브라윈이 시간차로 키스를 피하지 못하면서 타스데미르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가 왔다.

타스데미르는 27이닝 후공에서 완벽하게 키스를 피하며 2득점 후 뒤돌려치기 포지셔닝에 성공했고, 남은 점수를 모두 득점해 40:39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튀르키예의 우승까지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바로 타스데미르와 더브라윈의 27이닝 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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