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입장 세리머니를 하는 조재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입장 세리머니를 하는 조재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정말 슈퍼 히어로처럼 살아남았다. 불안했던 출발, 그리고 불운했던 대진을 모두 극복하고 월드챔피언십 결승으로 비상했다.

조별 리그 탈락 위기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조재호는 챔피언들을 연달아 만나는 최악의 대진까지 통과하며 마침내 결승에 진출했다.

두 시즌 동안 외국 선수들이 우승 잔치를 벌여온 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조재호는 지난 2021년 강동궁(SK렌터카)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어느 투어보다 험난했던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조재호가 과연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이번 월드챔피언십 16강부터 준결승전까지 이어진 외국 선수와의 승부에서 조재호는 계속해서 생존했다는 점이 한국 선수 최초의 월드챔피언십 우승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16강전 '디펜딩 챔피언'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 8강전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 준결승전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까지 모두 외국 선수와 붙은 이 최악의 대진은 아마도 조재호가 아니었다면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레이스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제 무대에서 오래 경험을 쌓았던 조재호는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 강했다.

PBA 투어를 3년 동안 뛰며 15번 외국 선수와 대결해 10승 5패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 8차례 투어에서는 5전 전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에 우승 두 차례를 차지하고 상금랭킹 1위에 오른 조재호를 외국 선수가 떨어트린 적이 없다.

최근에 조재호를 이긴 외국 선수는 이번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만난 팔라존이었다.

조재호는 앞서 32강 조별 리그에서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가 극적으로 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첫 경기에서 최원준에게 0-3으로 패한 것이 화근이었다. 다음 경기에서 신대권을 3-0으로 잡고 1승 1패로 16강행의 불씨를 살린 조재호는 마지막 경기에서 팔라존과 맞붙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승부에서 조재호는 세트스코어 2-3, 단 1점 차로 아깝게 패했다.

다행히 2패로 탈락이 유력했던 신대권이 최원준(1승 1패)을 3-1로 잡으면서 3명의 선수가 1승 2패가 됐고, 세트득실 -1을 기록한 조재호가 -2인 최원준과 신대권을 제치고 극적으로 16강에 오르면서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준결승전에서 인사를 나누는 조재호와 팔라존.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준결승전에서 인사를 나누는 조재호와 팔라존.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준결승전에서 4-1로 완승을 거둔 조재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준결승전에서 4-1로 완승을 거둔 조재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출발이 불안했던 조재호가 A조 2위로 어렵게 턱걸이하고 올라온 16강 첫 상대는 쿠드롱이었다.

쿠드롱은 상대전적에서 3승 3패로 조재호를 가장 많이 이긴 선수였고, 최근 팀리그에서 벌인 승부에서는 퍼펙트큐를 두 번이나 연달아 성공시키며 조재호를 완파하기도 했다.

조재호는 고비를 넘자마자 다시 최대의 고비에 직면하게 됐다. 이보다 더한 불운이 있을까.

그러나 조재호는 16강전에서 쿠드롱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었고, 카시도코스타스와 8강에서도 3-2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별 리그 탈락 일보 앞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조재호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두 명을 연달아 누르고 준결승까지 올라온 것이다.

지난 10일 밤 10시에 열린 프로당구 투어 왕중왕전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준결승전에서 조재호는 다시 만난 팔라존을 세트스코어 4-1로 꺾었다.

복수의 칼을 갈았던 조재호의 완승이었다. 물론, 이번 준결승전도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조재호는 1세트에서 팔라존이 5이닝까지 12점을 득점해 6:12로 끌려가다가 7이닝 6득점과 9이닝 3득점을 올리며 15:13으로 어렵게 역전승을 거뒀다.

2세트에서 안정을 찾은 조재호는 2이닝과 5이닝에 5점씩 득점하고 11:6으로 리드했고, 12:10이던 9이닝에서 남은 3점을 득점하고 15:10으로 승리했다.

32강 조별 리그에서 조재호를 3-0으로 꺾었던 팔라존은 준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조재호에게 1-4로 완패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32강 조별 리그에서 조재호를 3-0으로 꺾었던 팔라존은 준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조재호에게 1-4로 완패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기회가 왔을 때 실수 없이 15점까지 연결한 두 번의 3점타가 조재호를 승리로 이끌었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조재호는 3세트 6이닝에서 쐐기를 박는 8점타를 성공시키며 15:4로 3-0을 만들었다.

조재호는 4세트를 9이닝 만에 5:15로 내줬지만, 5세트 1이닝부터 3-4-3-3-1-1로 맹타를 휘두르며 15:5로 승리, 팔라존을 4-1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마지막 결승전 역시 조재호의 상대는 외국 선수다.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는 준결승에서 이영훈을 4-2로 꺾고 결승에 먼저 진출했다.

두 선수는 11일 밤 10시에 우승상금 2억원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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