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인터불고 원주 월드3쿠션그랑프리 2023'에서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사진=이용휘 기자
'호텔인터불고 원주 월드3쿠션그랑프리 2023'에서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장장 15일간 벌어졌던 '호텔인터불고 원주 월드3쿠션그랑프리 2023'의 대미를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우승으로 장식했다.

16강에서 패해 패자부활전으로 내려간 야스퍼스는 매 순간 생사를 다퉈야 했지만, '세계랭킹 1위'인 최강자 야스퍼스의 집중력은 달랐다.

야스퍼스는 대회 마지막 날, 연속으로 다섯 경기를 승리해야 하는 어려운 레이스에서 살아남아 끝내 우승상금 1억 3500만원을 획득했다.

1일 밤 9시에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호텔인터불고 원주에서 열린 '월드3쿠션그랑프리 2023' 개인전 결승에서 야스퍼스가 한국의 김행직(전남)을 세트스코어 3-0으로 누르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 세트당 20분씩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이번 결승전에서 야스퍼스는 세계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첫 타석에서 6점을 뽑아낸 김행직이 분위기를 주도했던 1세트를 3:8에서 막판 4점, 2점 등 연속타를 성공시켜 9:8로 역전승을 거둔 것이 우승의 신호탄이었다.

2세트에서도 야스퍼스는 5:7로 뒤지던 6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대거 7점을 뽑아내며 12:7로 역전했고, 3세트에서는 김행직의 마지막 추격을 따돌리고 7이닝 만에 12: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세트스코어 3-0으로 피날레를 완성했다.

결승에서 경기하는 야스퍼스.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에서 경기하는 야스퍼스.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결승전 뱅킹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김행직(전남)과 야스퍼스.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결승전 뱅킹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김행직(전남)과 야스퍼스.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선수경력 37년 동안 수많은 승리를 기록했던 야스퍼스에게도 이번 우승만큼은 어느 때보다도 험난했다.

대회 마지막 날 하루에만 다섯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한 끝에 힘겹게 우승상금 1억 3500만원을 거머쥘 수 있었다.

야스퍼스는 이날 패자 3라운드와 4라운드, 5라운드에 이어서 패자 결승전을 이겼고, 최종 결승전까지 승리하며 5연승을 거뒀다.

우승까지 야스퍼스가 이러한 험난한 레이스를 펼쳐야 했던 이유는 앞서 16강전에서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에게 세트스코어 0-2로 패하면서 패자조로 내려갔기 때문.

패자부활전은 각각 16강과 8강, 4강 등 승자조 경기에서 패한 선수들과 대결해 다음 라운드로 올라갈 기회를 얻는 방식이다.

지면 곧바로 떨어지는 패자조 경기는 아주 치열했다. 패자부활전에서 야스퍼스는 피 말리는 승부치기를 3번이나 승리하고 어렵게 최종 결승행에 도전할 기회를 얻어 냈다. 

야스퍼스와 김행직의 결승 경기 장면.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야스퍼스와 김행직의 결승 경기 장면.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두 팔을 번쩍 들고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야스퍼스.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두 팔을 번쩍 들고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야스퍼스.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지난 1월 31일 열린 패자조 1라운드에서 야스퍼스는 한국의 차명종(인천체육회)에게 승부치기 2:1 신승을 거두며 2라운드에 올라왔다.

2라운드에서는 예선에서 한 번 패했던 최성원(부산체육회)을 상대로 역시 승부치기에서 5:2로 승리하며 3라운드에 진출했고, 이어서 1일 오전 11시에 열린 3라운드에서 에디 멕스(벨기에)을 세트스코어 2-0으로 꺾고 4라운드에 올랐다.

야스퍼스는 오후 1시 30분에 이어진 4라운드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과 다시 승부치기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또 한 번 살아남았다.

잠시 후 4시에 열린 패자 5라운드 경기에서 출전한 야스퍼스는 허정한(경남)과 패자 결승전 진출을 놓고 대결, 세트스코어 1-1 동점에서 3세트 막판까지 1점 차의 박빙을 연출하며 살얼음판 승부를 벌였다.

이 3세트를 8이닝 만에 9:7로 겨우 따낸 야스퍼스는 패자 결승전에 올라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최종 결승행을 다퉜다.

저녁 6시 30분에 열린 패자 결승에서 야스퍼스는 자네티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리를 거두고 마침내 최종 결승에 진출했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김행직.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김행직.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이번 월드3쿠션그랑프리 입상자. 왼쪽부터 준우승 김행직, 우승 야스퍼스, 3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4위 허정한(경남).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이번 월드3쿠션그랑프리 입상자. 왼쪽부터 준우승 김행직, 우승 야스퍼스, 3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4위 허정한(경남). 사진=원주/이용휘 기자

우승 후 야스퍼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한 라운드씩 올라오면서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 하루에만 경기 중간마다 세 번의 샤워를 하면서 집중도를 높였다. 오늘 최고의 선수들을 꺾고 살아남은 것이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세계캐롬연맹(UMB) 역대 최고 상금 규모인 총상금 6억 4000만원과 개인전 우승상금 1억 3500만원을 걸고, 지난 1월 18일에 팀챌린지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1월 22일까지 진행된 팀챌린지에서는 블롬달팀(토브욘 브롬달, 최완영, 응우옌쩐탄뜨,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이 우승, 멕스팀(에디 멕스, 디온 넬린, 황봉주, 푸카오 노리코)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개인전은 1월 23일부터 2월 1일까지 진행돼 야스퍼스가 우승상금 1억 3500만원, 준우승자 김행직이 6000만원, 3위 자네티 3000만원, 4위 허정한(경남) 2500만원 등의 상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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