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의 도전 만에 첫 우승 타이틀을 획득한 강민구.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5번의 도전 만에 첫 우승 타이틀을 획득한 강민구.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드디어 강민구(블루원리조트)가 '만년 준우승자'라는 뼈 아픈 딱지를 떼어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강민구가 '베트남 돌풍' 응오딘나이(SK렌터카)를 물리치고 마침내 첫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5번의 도전 만에 이룬 성과다.

프로당구 PBA 투어 원년 시즌 개막전에서 결승에 오른 강민구는 그리스의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에게 패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이후 같은 시즌에 또 한 번의 결승 진출과 그다음 시즌 두 번이나 연속으로 결승에 오르며 우승을 향해 도전했으나 끝내 실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2년여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잊히는 듯했던 강민구는 이번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에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조재호(NH농협카드) 등 PBA 강호들을 물리치고 또다시 결승에 올라 우승을 향한 도전을 다시 시작했다.

강민구는 이번 결승전에서 무려 16개의 뱅크샷을 성공시키고 '강뱅크'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강민구와 응오딘나이의 결승전 뱅킹.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강민구와 응오딘나이의 결승전 뱅킹.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1세트 7이닝에 10:11로 근소하게 지고 있던 강민구는 두 번의 뱅크샷으로 14:11을 만들고 먼저 세트 포인트에 도달하며 첫 세트 획득을 눈앞에 두었다. 하지만 마지막 1점 득점에 실패한 강민구가 타석을 넘기자 응오딘나이가 남은 4점을 모두 처리하며 14:15로 첫 세트를 차지. 강민구로서는 마지막 1점, 일명 '돗대'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아쉬운 결과였다. 세트스코어는 0-1.

2세트에서도 강민구의 뱅크샷은 계속됐다. 3이닝에 11:6으로 앞선 강민구는 4이닝에도 뱅크샷을 성공시키고 13:6으로 리드했다. 비록 강민구의 회심의 끝내기 뱅크샷은 실패했지만 응오딘나이가 공타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 6이닝에 마지막 1점을 성공시킨 강민구는 2세트를 손에 넣고 1세트의 아쉬움을 달랬다. (세트스코어 1-1)

3세트에 들어 강민구가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 응오딘나이는 8이닝에 2:14로 달아났고, 2:15로 3세트틑 차지했다. (1-2)

4세트 초구를 스리뱅크샷으로 성공시킨 강민구는 4이닝까지 11:3으로 분위기를 끌고 나갔다. 6이닝에 14:7 세트 포인트에 도달한 강민구는 실수 없이 마지막 득점에 성공하며 15:7로 세트스코어를 2-2 원점으로 되돌려놓았다.

무려 16개의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첫 프로당구 투어 우승을 차지한 강민구.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무려 16개의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첫 프로당구 투어 우승을 차지한 강민구.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응오딘나이는 두 번째 베트남 챔피언을 노렸으나 강민구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응오딘나이는 두 번째 베트남 챔피언을 노렸으나 강민구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중요한 승부처인 5세트는 2:9로 응오딘나이가 앞선 가운데 6이닝 타석에서 강민구는 3번 연속 뱅크샷을 성공시키고 단숨에 8:9로 따라잡고 9:9 동점까지 만들었다. 7이닝에 원뱅크샷을 또 한 번 성공시킨 강민구는 11:9로 역전에 성공했고, 5세트에서만 6개의 뱅크샷으로 12점을 추가해 15:9(7이닝)로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3-2)

6세트 초구를 뱅크샷으로 성공한 강민구는 옆돌리기와 스리뱅크샷으로 단숨에 5점을 득점, 6:0으로 응오딘나이를 리드했다. 3이닝에 2득점 후 뱅크샷으로 2점을 또 추가한 강민구는 4이닝에 대회전으로 1점을 추가해 12:0까지 점수차를 벌였다.

5이닝째에 또 한 번의 뱅크샷으로 14:0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강민구는 6이닝에 마지막 1점을 성공시키고 15:5로 세트를 끝내 세트스코어 4-2로 첫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은 강민구.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너무나 소중해"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은 강민구.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강민구는 "우승이 확정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준우승 4번도 좋은 성적이라 그동안 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지만, 지난 2년 동안 8강 한 번이 최고 성적이라 부진한 성적 때문에 나 자신이 용납이 안 됐다"고 그간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 임하면서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성적을 만들기 위해 8강이 목표였는데, 매 경기 운이 잘 따라줘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무력하게 강민구에게 우승 트로피를 빼앗긴 응오딘나이는 "초반 스타트는 좋았는데, 중간에 실수가 잦았고 강민구 선수가 그 부분을 놓치지 않고 기회를 잡았다. 오늘 경기에서 져서 자신감이 떨어졌지만,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게 됐기 때문에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준우승자 응오딘나이(좌)와 우승자 강민구(우).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준우승자 응오딘나이(좌)와 우승자 강민구(우).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블루원리조트의 윤재연 부회장을 비롯해 블루원엔젤스 동료들이 강민구의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블루원리조트의 윤재연 부회장을 비롯해 블루원엔젤스 동료들이 강민구의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이번 대회 웰뱅톱랭킹상은 64강전에서 애버리지 3.214를 기록한 임태수가 차지했으며, 이번 대회 TS샴푸 퍼펙트큐상의 주인공은 탄생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