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여자 프로당구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5승을 기록, 최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사진=이용휘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여자 프로당구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5승을 기록, 최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사진=이용휘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여자 프로당구(LPB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두며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김가영은 4일 저녁 9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2022-23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예은과 2시간 34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4-3으로 신승을 거두고 NH농협카드 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과 통산 5승을 거뒀다.

종전까지 통산 4승으로 LPBA 최다승 공동선두였던 김가영은 6차 투어 우승으로 통산 5승을 기록하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또한, 지난 4차 투어에 이은 징검다리 우승으로 시즌 2승을 기록, 통산 상금랭킹 1위와 함께 시즌 상금랭킹 1위에도 올랐다.

결승에서 김가영은 한 세트씩 주고 받는 치열한 접전 승부를 벌이다가 마지막 7세트 막판에 연속타가 터지면서 승리를 거뒀다. 

1세트를 15이닝 만에 11:8로 승리한 김가영은 2세트를 13이닝 만에 5:11로 내줘 세트스코어 1-1이 됐다.

3세트는 김가영이 7이닝 만에 11:9로 승리했고, 4세트는 다시 6이닝 만에 4:11로 패해 2-2 동점을 허용했다.

5세트에서 김가영은 3:7로 뒤진 7이닝 공격에서 천금 같은 끝내기 하이런 8득점을 터트려 11:7로 역전승을 거두고 3-2로 앞섰다.

6세트에서는 김예은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16이닝 만에 7:11로 패해 3-3 동점이 됐고, 마지막 7세트 6이닝까지 3:3 동점 상황에서 김가영이 2-1-1-2 연속타를 터트리면서 10이닝 만에 9:5로 승리를 거두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손을 흔들며 세리머니를 하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 후 손을 흔들며 세리머니를 하는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 뱅킹.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 뱅킹. 사진=이용휘 기자

만 21세의 나이로 세계챔피언에 올라 변방의 한국 당구를 처음 알렸던 김가영. 오랫동안 포켓볼 종목 세계 톱클래스 선수로 활약해 왔지만, 경쟁이 치열한 3쿠션 프로 무대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김가영은 지난 2019년 프로 출범 당시 LPBA 투어에 초청선수로 참가했다가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KBF)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중징계를 받아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3쿠션 선수로 급하게 전향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3쿠션으로 종목을 바꾸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LPBA 투어에 등록하기는 했지만, 3쿠션은 포켓볼과 자세와 스트로크, 경기 운영 등 많은 것이 달라서 적응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 투어에 여섯 번째 출전한 2019-20시즌 6차 투어에서 첫 우승을 수확해 자신감을 찾은 김가영은 다음 2020-21시즌에는 3차 투어와 'LPBA 월드챔피언십 2021'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2021-22시즌 개막전 우승으로 통산 2승을 기록했다.

또한, 그 시즌 막바지에 열린 '월드챔피언십 2022'에서 2년 연속 월드챔피언십 결승 진출을 달성하며 LPBA 제패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당시 결승에서 김가영은 결승에서 라이벌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마침내 LPBA 월드챔피언십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것은 당구 역사상 최초로 한 선수가 포켓볼과 3쿠션 두 종목을 섭렵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김가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 시즌 여섯 차례 투어에서 5회나 4강 이상 올라가며 상승가도를 달렸다.

그러다가 4차 투어 우승에 이어 이번 6차 투어를 우승으로 최다승 단독선두에 올라서면서 명실공히 프로 최강자로 우뚝 서게 됐다.

조모상을 당해 상주 머리핀을 꽂고 경기에 출전한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조모상을 당해 상주 머리핀을 꽂고 경기에 출전한 김가영. 사진=이용휘 기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김예은.  사진=이용휘 기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김예은.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 왼쪽부터 NH농협카드 관계자, 김가영, PBA 김영수 총재.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 왼쪽부터 NH농협카드 윤상운 사장, 김가영, PBA 김영수 총재. 사진=이용휘 기자

이번 투어에 직전 조모상을 당한 김가영은 상주 머리핀을 꽂고 투어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결승에 앞서 김가영은 "그동안 할머니의 응원을 받아서 큰 힘을 받으며 경기를 잘 할 수 있었다. 힘든 상황이지만, 할머니를 위해서 꼭 승리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동안 슬퍼할 겨를도 없었던 김가영은 결승에서 승리한 후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김가영은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좋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또한, "원래 우승을 해도 잘 안 우는데, 오늘은 늘 함께 결승전 대회장에 와줬던 가족이 못 왔다. 나에게 늘 무한한 사랑과 애정을 주신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고, 나는 할머니에게 한 번도 트로피를 보여드린 적이 없다. 이 우승 트로피를 할머니 영전에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투어 우승으로 김가영은 상금 2000만원을 획득하며 전체시즌 1억9945만원으로 1위를 달렸고, 이번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4675만원으로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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