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산체스

다니엘 산체스가 그의 긴 여름휴가를 한국에서 보냈다. 7월과 8월에 걸쳐 40일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 3쿠션 동호인들과 만남을 가진 것.

보통 유럽 사람들은 여름 한 달 동안 긴 휴가를 보내는데, 산체스가 이번 여름휴가를 한국의 당구팬들과 보내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이번 여름휴가 동안 산체스는 한국에서 다니엘산체스 테이블을 설치한 전국의 당구클럽과 본인의 이름을 딴 DS당구클럽을 돌며 무료로 팬 사인회와 이벤트 경기를 펼쳤다.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동안 한국에 자주 방문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며 직접 3쿠션 동호인들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DS코리아를 통해 다니엘산체스 테이블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다니엘산체스 테이블에서 함께 게임을 해 볼 수 있는 경험은 무척 신선한 경험이었다.

한국에는 정말 당구를 잘 치는 사람들이 많고, 프로폐셔널 선수를 능가할 정도로 잘 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솔직히 신기하고 놀랍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그 어떤 나라도 이렇게 열정을 갖고 당구를 치는 아마추어들이 별로 없다. 한국은 정말 부러운 나라다.

몇 년 전부터 DS당구클럽, 다니엘산체스 당구클럽이 한국에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당구클럽을 자국도 아닌 10,000km 이상 떨어진, 그것도 전 세계에서 가장 당구 동호인이 많다는 한국에 내는 일은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었다.

다니엘 산체스는 이제 당구선수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처음 DS당구클럽을 한국에 오픈하겠다는 제의를 들었을 때 무척 놀랐고, 또 설레었다. 당구선수로서 무척 행복한 일이다. 스페인에 ‘DS빌리어드’를 설립하고 한국에도 ‘DS코리아’가 생겼다.

그리고 이제는 DS당구클럽까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다니엘 산체스라는 브랜드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비록 당구가 유명한 인기 스포츠가 아닐지라도 당구선수도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셈이다.

이번 방문 동안 많은 도시의 많은 당구팬들을 만나고 싶다는 그의 욕심 덕분에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녀야 하는 타이트한 스케줄은 여름휴가라는 명분을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어느 한 순간도 그에게 손을 내미는 팬들에게 소홀함이 없는 그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그가 진정한 프로였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나에게 먼저 다가와 당신 팬이에요, 당신을 좋아해요 라고 말한다. 그 순간 그들이 나를 당구선수로서 더 자랑스럽게 만든다. 정말 가슴이 뿌듯해진다.

이런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더군다나 그들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당구를 치는 일이 피곤할 리 없다.

40일간의 긴 한국 여행을 마친 산체스는 이제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곧 10월에 열리는 구리3쿠션월드컵과 11월에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서 다니엘 산체스의 정교하고 섬세한 플레이를 우리는 곧 다시 지켜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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