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철-권형철 형제, 본캐롬 팀 소속으로 D4 리그 활약

"둘이서 같이 하다 보니 더 당구에 집중할 수 있었고, 실력도 금방 늘었다"

D3 승격이 올해 목표...쌍둥이 형제가 결승전에서 맞붙는 모습이 TV로 중계되는 게 꿈

KBF 당구 디비전리그 D4리그에서 활동 중인 권우철-권형철 쌍둥이 형제.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KBF 당구 디비전리그 D4리그에서 활동 중인 권우철-권형철 쌍둥이 형제.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KBF 당구디비전리그 시작부터 3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까지 한 팀으로 참여한 특별한 형제가 있다. 권우철(26)-권형철(26) 쌍둥이 형제다. 

권우철-권형철 형제는 본캐롬 팀 소속으로 D4리그 선수로 활약 중이다. 진짜 당구선수가 꿈인 두 쌍둥이 형제가 <빌리어즈>와 만나 그들의 꿈과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Q. 반갑다.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가?

권우철이 형이고, 권형철이 동생이다. 

 

Q. 당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혹시 이것도 둘이 같이 시작한 건가?

그렇다. 19살 때 우리 둘과 친구 둘, 4명이 4구를 치러 처음 당구클럽에 갔다. 그때 전혀 당구에 대해 모르니까 그 친구에게, 그 못 치는 친구에게 처음 당구를 배웠다. 길도 잘 모르고, 공도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까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 그러다 하나라도 맞으면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나중에는 친구들이 당구장에 그만 가자고 할 정도로 당구에 빠져 버렸다. 

 

Q. 고3 때 처음 당구를 친 거면, 선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들치고는 많이 늦은 거 같은데?

친구들은 중학교 때부터 당구장에 다니고 그랬으니 늦긴 많이 늦었다. 원래 그전에는 다른 운동을 좋아해서 당구에 빠질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막상 가보니 잘 안되고, 근데 잘 안 되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둘이 쌍둥이다 보니 모든 운동을 거의 다 같이 했다. 야구도 매일 같이하고, 농구부도 같이 하고, 둘이 배드민턴 대회에 나가서 1등도 하고, 탁구, 볼링도 둘이 다 좋아했다. 

 

Q. 당구는 항상 둘이 같이 쳤나?

그렇다 둘이서 많이 치다 보니 나중에는 다른 친구들과 수준 차이가 많이 나게 됐다. 둘 다 한번 빠지면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유튜브도 찾아보고, 빌리어즈TV로도 계속 선수들 경기를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다. 둘이서 같이 하다 보니 더 당구에 집중할 수 있었고, 실력도 금방 는 것 같다. 

 

Q. 지금 누가 더 잘 치나?

동생인 형철이가 핸디가 조금 더 높다. 그래서 형철이가 1부 선수로, 내가 2부 선수로 뛰고 있다. 

"형, 권우철입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형, 권우철입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Q. 지금까지 당구를 치면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은 누구인가?

현재 우리가 속해 있는 빌리어드팀 본캐롬 부단장이신 구리당구연맹 소속의 김재문 선수다. 후배 선수 양성을 위해 열정적으로 당구를 알려주시고,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다. 

 

Q. 쌍둥이 형제가 같이 당구를 치면 어떤 점이 좋은가?

의도치 않게 라이벌 구도가 생겨서 ‘얘보다는 잘 쳐야겠다’ 이런 경쟁심리가 있다 보니 더 열심히 당구를 치게 된다. 또 기술 공유가 다른 사람보다 잘 돼서 두 배로 빨리 배울 수 있다. 서로 따로 배워 온 걸 공유하고, 자기가 연구한 걸 같이 상의하면서 다른 친구들보다 빠르게 실력이 늘 수 있었다. 당구를 형제나 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장점인 것 같다. 

 

Q. 불편한 점도 있나?

누가 월등히 잘하면 비교가 되거나 혹은 게임에서 지면 좀 창피한 건 있다. 그 외에는 좋은 게 더 많은 것 같다. 

친구와 비교되는 거면 기분이 별로 안 좋겠지만 그래도 가족이니까 누가 못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더 잘한다는 거니까 기분 나쁘지는 않다. 

 

Q. 요즘도 같이 연습하나?

요즘은 서로 다른 구장에서 일하면서 연습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붙어서 연습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여전히 같이 연습할 기회가 있으면 자세도 서로 봐주고, 멘탈 케어도 해준다. 특히 경기 중에 ‘너 약간 흥분한 것 같다’ 뭐 이런 대화를 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Q. KBF 당구 디비전리그에 첫해부터 참여하고 있는데 어떤 점 때문에 디비전리그에 참가하게 됐나?

우리뿐 아니라 당구를 좋아하는 동호인이라면 진지한 분위기에서 당구 경기를 하고 싶어 한다. 디비전은 소속감을 가지고 진지하게 승부를 겨룰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계속 참가하고 있다. 

"동생 권형철입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동생 권형철입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Q. 초기 당구 디비전리그와 지금의 리그의 차이점이 있나?

첫 해에는 유니폼을 제대로 갖춰 입는 팀도 많지 않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팀복을 맞춰 입고 대회장에 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더 진지한 자세로 당구 디비전리그에 임하는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Q. 올해 D5에서 D4로 승격했는데, D5 리그와 D4 리그는 어떤 점이 다른가?

승격 팀들이 모였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경기에 임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집중을 안 하거나 뭔가 무너지면 금방 역전당하고 지게 되더라. 

 

Q. 당구 디비전리그의 어떤 점이 좋았나?

선수를 지향하는 우리 같은 청년 선수의 입장에서는 디비전이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다양한 선수들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다. 또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소통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Q.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구를 즐기는 연령대가 높다 보니 시니어분들이 많고, 남성에 비해 여성 선수의 수가 적다는 게 좀 아쉽다. 청년 선수나 여성 선수가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다.

우리 팀에서 활동하던 임혜원 선수는 이번 시즌에 LPBA 프로선수로 데뷔를 했다. 우리 팀처럼 디비전에 참가하는 각 팀들이 지역 청년 선수를 영입하고 후원하면서 디비전리그 활동을 한다면 수년 후에는 더 많은 젊은 선수들을 배출할 거라고 생각한다. 

KBF 당구 디비전리그 D4리그에서 활동 중인 권우철-권형철 쌍둥이 형제.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KBF 당구 디비전리그 D4리그에서 활동 중인 권우철-권형철 쌍둥이 형제.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Q. 좋아하는 선수나 롤모델로 삼는 선수가 있나?

(형철) 딕 야스퍼스. (우철) 나는 다니엘 산체스다. 딕 야스퍼스는 젊지 않은 나이에도 운동과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 계속되는 자기 관리 덕분에 아직까지도 세계 랭킹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다. 

산체스는 완벽한 에이밍과 간결한 샷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공 배열에 자신 있고, 연습과 공에 대한 이해가 높은 선수다. 우리도 이 선수들을 본받아서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습을 통해 높은 집중력으로 기계같이 정확한 샷을 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이번 시즌 디비전리그에서 최선을 다해 D3로 승격하는 게 지금 당장의 목표다. 그리고 디비전리그를 통해 실력을 갈고닦아 전문선수로 데뷔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특히 우리 쌍둥이 형제가 결승전에서 맞붙는 모습이 TV에서 중계되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반드시 엘리트 코스가 아니어도 열정만 있어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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