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순간 극복할 수 있는 이유는 "나를 100% 믿었다"

"PBA에 와서 큰 기회 얻었고, 더 많이 발전하고 있다"

시상식 후 미디어룸에서 공식인터뷰를 하는 우승자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 후 미디어룸에서 공식인터뷰를 하는 우승자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가 지난 4년 동안 프로당구(PBA) 투어를 돌아보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위마즈는 지난 12일 늦은 밤, 시상식이 끝나고 미디어룸에서 진행된 언론사 공식인터뷰에서 "3.5시즌 동안 준결승만 3번이었고, 이번이 첫 결승전이었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많은 실수를 했고 경기가 많이 어려웠지만, 끝내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22차례의 투어에 출전한 위마즈는 준결승 2회와 8강 3회 등의 성적을 거두었다.

첫 입상은 프로당구가 출범한 2019년 6월에 열린 개막경기에서였다. 위마즈는 프로 첫 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다. 낯선 환경과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거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다음 3, 4차 투어에서 16강, 마지막 7차 투어에서 32강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한 위마즈는 두 번째 시즌 3차 투어에서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예선 서바이벌에서 누적 159점을 기록하는 등 컨디션이 좋았던 위마즈는 32강에서 최동선을 3-1, 16강전에서 엄상필(블루원리조트)을 3-0으로 꺾고 8강에 올라갔고, 8강에서는 마민깜(NH농협카드)에게 3-1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는 한국의 서삼일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져 결승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8강, 준결승 등에 여러 번 올라가며 입지를 다진 위마즈는 팀리그 출범 당시 웰컴저축은행 웰뱅피닉스의 지명을 받아 소속 팀을 얻어 3시즌 동안 뛰기도 했다.

다음 4차 투어에서 8강에 다시 올라간 위마즈는 강민구(블루원리조트)에게 1-3으로 져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었고, 얼마 후 PBA 첫 번째 월드챔피언십에 나가 16강전에서 강민구에게 3-0으로 설욕했다.

8강에 올라간 김종원은 두 번째 4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김종원(TS샴푸-푸라닭)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아깝게 패하면서 4강 진입에 실패했다.

세 번째 시즌에는 16강에 3차례 올라가는 데 그쳤고, 월드챔피언십 성적도 32강에서 탈락하며 부진했다.

위마즈의 두 번째 4강 진출은 올해 6월 열린 이번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에서 이뤄졌다.

위마즈는 8강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에게 3-1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고, 조재호(NH농협카드)에게 준결승에서 1-4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은 무산되었다.

곧이어 2차 투어에서는 복병 이완세에게 뜻밖의 일격을 맞아 승부치기에서 패하면서 128강 탈락했다.

2개월 가량 지나 열린 이번 3차 투어에서 위마즈는 8강에서 마르티네스와 4강에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을 만나는 최악의 대진을 받았다.

그러나 8강에서 만난 마르티네스는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세 번째 준결승 진출을 달성했고, 결승 마지막 관문에서는 쿠드롱을 상대로 4-3의 승리를 거두고 마침내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는 한국의 김재근(크라운해태)에게 4-1로 승리하며 대망의 프로당구 정상에 올랐다.

우승 후 브이 세리머니를 하는 위마즈.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 후 브이 세리머니를 하는 위마즈.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 테이블에 한국어로 '비롤'이라고 서명하는 위마즈.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 테이블에 한국어로 '비롤'이라고 서명하는 위마즈. 사진=이용휘 기자

원년 시즌부터 우승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위마즈는 "기다리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 완벽하게 준비했고 컨디션이 좋다고 느낄 때에도 이기지 못한 적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 전에 그리스로 휴가를 다녀와서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다음에도 경기 전에 휴가를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투어에서는 항상 극복해야 하는 고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경기마다 위마즈는 어려운 순간이 있었고,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나를 100% 믿었다"라고 비결을 말했다.

또한, 이번 우승이 자신의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말한 위마즈는 우승상금으로 받은 1억원은 "아직 잘 모르지만, 돈을 쓰기 보다는 모으고 투자하지 않을까. 돈을 많이 쓰는 편이 아니라서 집을 사고 싶지만 몇 번을 더 우승해야 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승 후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냐는 질문에 "특별한 의미보다 이긴 것에 대한 기쁜 마음을 표현한 제스처였다. 친구들은 내가 경기 중에 웃지 않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 제스처를 하면 내가 기쁘고 마음 속으로 웃고 있다는 것을 전달한다. 그 의미다"라고 말했다.

준결승전에서 꺾은 쿠드롱과는 프로 진출 이후 첫 대결이었다. 위마즈는 "과거 유럽 리그와 월드챔피언십에서 두세 번 정도 대결했지만, 이긴 적은 없었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30:30인 상황에 내가 8점을 냈는데, 쿠드롱에게 10점을 허용해 역전당했다"라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준결승전에서 쿠드롱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만, 변함없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때와 현재 프로에서의 모습 중 가장 큰 변화는 "PBA를 시작하고 더 프로다운 자세로 임했다. '너의 꿈이 우리의 꿈(Your Dream Our Dream)'이라는 PBA 슬로건이 가슴에 강하게 와닿아서 PBA에 왔는데 큰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연습과 멘탈 코칭 등 도움을 받으면서 발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위마즈는 튀르키예 선수 중에서 가장 먼저 PBA 진출을 선언한 선수다. 많은 선수들이 눈치작전을 하며 PBA 진출에 선뜻 나서지 않았을 때, 위마즈는 과감하게 도전 의사를 밝히고 개막전에 참가했다.

튀르키예 가족과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는 "가족은 내 전부다. 시간이 될 때마다 메시지를 보내며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시즌 동안에는 8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하기 때문에 튀르키예에 1년에 두세 번 방문한다. 이제는 한국이 고향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팀리그와 개인투어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이겨서 진정한 챔피언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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