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타, 5번째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4-3 신승 거두며 '정규투어 첫 우승'

역대 정규투어 결승전 중 가장 긴 3시간 7분(플레이시간 2시간 47분) 기록

"정말 오래 기다린 우승... 너무 행복하다"

결승에만 5번 올라가 최다 결승행 기록을 세운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21일 열린 프로당구 시즌 2차 투어에서 우승하며 정규투어 첫 우승을 기록했다.  사진=PBA 제공
결승에만 5번 올라가 최다 결승행 기록을 세운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21일 열린 프로당구 시즌 2차 투어에서 우승하며 정규투어 첫 우승을 기록했다. 사진=PBA 제공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프로당구 정규투어 결승에만 5번째 도전.

최다 결승 진출이라는 활약에도 불구하고 전무후무한 4전 전패를 기록하며 무관에 그쳤던 '비운의 제왕'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가 마침내 정규투어 첫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21일 저녁 8시에 서울 강서구에 있는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프로당구 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사파타는 한국의 이상대를 세트스코어 4-3으로 꺾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사파타는 지난 2021년 3월 6일 프로당구 사상 최고 우승상금 3억원이 걸린 첫 번째 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장장 4시간 4분(플레이시간 3시간 25분)이 걸린 혈투 끝에 강동궁(SK렌터카)을 세트스코어 5-4로 꺾고 우승했지만, 정작 정규투어에서는 마지막 관문 하나를 넘지 못하고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다.

매 투어 고른 활약을 보여주면서 SK렌터카가 주최한 대회에서 3번 모두 결승에 올랐고, 소속팀 블루원리조트 주최 투어에서도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왕중왕전 격인 월드챔피언십에서는 두 시즌 연속 결승에 올라 '월드챔피언십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이번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에 이어 2차 투어까지 2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사파타는 '정규투어를 우승하지 못한 월드챔피언십 우승자'라는 오명을 벗어 던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승 상대인 이상대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사파타가 정규투어 첫 우승으로 가는 길은 무척 험난했다. 

풀세트로 이어진 명승부가 연출되었고, 프로당구 정규투어 결승전 중 가장 긴 시간인 3시간 7분(플레이시간 2시간 47분) 동안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결승에 앞서 주먹을 부딪히며 선전을 다짐하는 사파타와 이상대.  사진=PBA 제공
결승에 앞서 주먹을 부딪히며 선전을 다짐하는 사파타와 이상대. 사진=PBA 제공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PBA 제공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PBA 제공

11:14로 패색이 짙었던 1세트는 12이닝에서 끝내기 3득점에 성공해 첫 단추를 제대로 꿸 수 있었다.

2세트는 이상대의 7-2-3-3 연속득점에 막혀 4이닝 만에 8:15로 내주었고, 3세트 역시 12이닝 만에 13:15로 패해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갔다.

4세트에서는 4:9로 크게 뒤져 자칫 위험한 상황에 놓일 뻔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사파타는 4이닝 타석에서 하이런 10점을 득점하고 14:9로 역전시키면서 5이닝 만에 15:11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2-2)

5세트에서는 초구에 7점을 득점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굳혔고, 11:4로 앞선 6이닝 3득점을 올리며 7이닝 만에 15:6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3-2)

사파타는 승리를 눈앞에 둔 6세트 초반에 긴장한 듯 5번의 타석을 연달아 점수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6이닝부터 8이닝까지 4-5-3 연속득점이 터져 나오며 12:7이 되었고, 정규투어 첫 우승까지 단 3점이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이상대가 뱅크 샷으로 2점씩 쫓아오면서 순식간에 뒤집혀 10이닝 만에 12:15로 역전패를 당했다. (3-3)

결국 승부는 마지막 7세트(11점)에서 갈렸다. 사파타는 1이닝부터 2-2-1 연속타로 차곡차곡 점수를 모았고, 4이닝과 5이닝에서 3점씩 더해 11:6으로 승리하며 정규투어 첫 우승을 확정했다. (4-3)

시상식 기념 촬영. 사진 왼쪽부터 장기영 TS샴푸 대표, 김영헌 PBA 부총재, 준우승자 이상대, 우승자 사파타, 하나카드 권길주 대표이사, 하나카드 박의수 부사장.  사진=PBA 제공
시상식 기념 촬영. 사진 왼쪽부터 장기영 TS샴푸 대표, 김영헌 PBA 부총재, 준우승자 이상대, 우승자 사파타, 하나카드 권길주 대표이사, 하나카드 박의수 부사장. 사진=PBA 제공
결승전에서 샷을 하는 사파타.  사진=PBA 제공
결승전에서 샷을 하는 사파타. 사진=PBA 제공

시상식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파타는 "정말 오래 기다린 우승이기 때문에 너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 지금 컨디션을 유지해서 어려움을 이겨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이상대는 아마추어 시절에 전북당구연맹 소속으로 20여 년 동안 선수로 활동한 베테랑 당구선수다.

이상대는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갔는데 결과는 조금 아쉽지만, 좋은 경험이 되었고 기쁘다. 온 힘을 다했지만 사파타 선수가 더 잘했다. 다음에는 꼭 우승하겠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묻자 "첫 결승이라 1세트에서 많이 떨렸다. 충분히 칠 수 있는 공을 놓쳤고, 그 1세트를 빼앗긴 게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반면, 지고 있던 6세트 막판에 기막힌 뱅크 샷 두 방으로 전세를 뒤집고 풀세트로 간 부분은 잘했다고 꼽았다.

첫 정규투어 우승트로피를 든 사파타.  사진=PBA 제공
첫 정규투어 우승트로피를 든 사파타. 사진=PBA 제공

우승을 차지한 사파타는 시상식에서 상금 1억원을 받았고, 준우승자 이상대는 3400만원을 획득했다.

400만원이 걸린 웰뱅톱랭킹상은 128강에서 애버리지 2.813을 기록한 오성욱(휴온스)이 차지했다.

가장 먼저 한 큐에 15점을 득점한 응오딘나이(SK렌터카)는 'TS샴푸 퍼펙트큐상'을 받아 상금 1000만원을 획득했다.

누적상금 6억 37500만원을 기록한 사파타는 랭킹 2위를 고수함과 동시에 7억6900만원을 기록하고 있는 '부동의 1위'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의 뒤를 바짝 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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