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민영 기자] KBF 당구 디비전 리그(이하 디비전 리그)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리그마다 디렉터가 필요하다. 디렉터는 각 리그 운영의 실무적인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참가 동호인들과 소통하며 리그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소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소규모의 지역 당구연맹에서 운영하는 디비전 리그는 디렉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지난 첫 시즌 참가 팀이 부족해 디비전 리그를 진행하지 못했던 안동시당구연맹은 올해 지역 동호인들의 활발한 참여로 5개 팀이 리그를 결성할 수 있었다. 작년에 안동시 리그 대신 구미시 디비전 리그에 참가해야 했던 안동시당구연맹의 원유록 기획위원장은 올해 디렉터를 자처하며 안동시 캐롬A 리그 구성에 성공했다.
 

KBF 당구 디비전 리그 안동시리그 원유록 디렉터.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KBF 당구 디비전 리그 안동시리그 원유록 디렉터.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우선 본인 소개 부탁한다.

안동시당구연맹에서 기획위원장과 KBF 디비전 리그 시군구 디렉터를 맡고 있는 원유록이다.

 

작년에는 디비전 리그에 팀으로 참가했다고 들었다. 올해는 디렉터를 맡게 된 이유가 있나?

처음 디비전 리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안동시 리그에 참여하려고 팀을 구성했는데, 안동시에는 참가팀이 우리 팀밖에 없었다. 결국 최소 4팀 이상 구성이 되어야 지만 리그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안동시 대신 인근의 구미시 리그에 합류해 디비전 리그에 참가했다.

첫 시즌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안동시 동호인들이 안동시에서도 리그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져서 두 번째 시즌부터는 안동시 디비전 리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선수로 참가해 디비전 리그를 경험해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개인전과는 또 다른 팀전의 묘미가 있었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움직이다 보니 동호인들이 오히려 당구라는 종목에 더 관심을 갖고 애착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디비전 리그가 진행될수록 우리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애착이 많이 생겨서 당구를 더 열심히 치게 되는 나를 보면서 나뿐 아니라 안동시 동호인들도 이런 기분을 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디렉터로 지원하게 되었다.

 

안동시 디비전 리그를 결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안동시 당구 동호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디비전 리그가 어떤 건지 설명하고, 또 동호인들이 원하는 건 뭔지 들어보고 같이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디렉터는 디비전 리그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

디렉터는 리그를 운영하는 관리자다. 리그 결성을 위해 디렉터로서 안동지역 내에 당구를 좋아하는 분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리그 결성을 위한 기반 조성 사업으로 지역 내 동호인 현황을 파악하고 조직화하는 것은 물론, 당구장 현황 파악과 디비전 리그 안내도 디렉터의 역할이다.

또한, 리그를 운영함에 있어 각 팀 마스터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마스터들이 팀에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디비전 리그에 대한 오리엔테이션과 홍보 자료 정돈과 전달도 디렉터의 일이다. 이렇게 리그 진행 준비를 마치면 안전사고에 대비해 안전교육을 이수한 안전요원과 심판을 배치하고 총 6라운드의 리그를 진행한다.
 

KBF 당구 디비전 리그 안동시리그 원유록 디렉터.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디비전 리그 시작에 앞서 디비전 리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봉수 총괄관리자(오른쪽)와 원유록 디렉터(왼쪽).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디렉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원활한 경기 진행이 디렉터의 가장 큰 역할이다. 핸디별로 운영되다 보니 적합한 핸디로 맞게 출전하고 있는지 살펴야 하고, 심판이 경기의 많은 부분을 판단하지만 디렉터도 현장에서 돌발 상황을 잘 판단해 그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 

 

지난 시즌 팀 마스터로 디비전 리그에 참가했던 경험이 디렉터를 함에 있어서 도움이 되었나?

만약 그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렇게 준비하지 못했을 거다. 경기에 직접 참여하다 보니 이 디비전 리그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디비전 리그가 당구 종목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생겼다.

대회 참여로 인해 디비전 리그에 대한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디렉터로서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대회 참가자로 느낀 디비전 리그와 디렉터로서 느낀 디비전 리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참가자로서보다 디렉터로서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안동시 리그는 얼마 전에 디비전 리그를 모두 마쳤다. 코로나19가 더 악화되기 전에 빨리 진행하자는 의견이 많아서 일정을 당겨서 진행해 무사히 6라운드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디비전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하지 않았던 동호인들이 내년에는 참가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내년에는 더 알차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벌써부터 하고 있다.

 

디비전 리그는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

팀 리그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보통 토너먼트는 한 번 지면 끝인데, 리그로 진행되다 보니 이번에 잘 못 해도 다음에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또 나 혼자만의 경기로 승패가 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경기로 승패가 나는 것도 재밌다. 4팀이 동시에 시합을 들어가서 3팀의 경기가 끝나고 남은 내 경기 결과로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 됐을 때, 그 경기를 어렵게 이겼을 때 느끼는 짜릿함이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과 또 다르다.

리그 초반에는 상대의 전력을 모르고 누가 나올지 모르니 다양한 고민 끝에 신중하게 오더를 제출하고 4명의 선수 모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았다.

리그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팀 순위가 바뀔 때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가 모두 진지해졌다. 팀별로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경기에 대한 분석과 실수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고 점차 당구를 스포츠로서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이런 게 팀 리그의 매력인 것 같다.
 

KBF 당구 디비전 리그 안동시리그 원유록 디렉터.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KBF 당구 디비전 리그 안동시리그가 오래 첫 출범했다.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디렉터로서 보기에 어떻게 하면 디비전 리그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까?

어쨌든 대회이고 시합이다 보니 승패가 중요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당구를 즐겼으면 좋겠다. 승패를 떠나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더 재밌게 디비전 리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부수별로 각자의 역할이 있는 만큼 선수 구성과 경기별 오더가 정해지면 팀원을 믿고 각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중요하다.

 

디비전 리그에서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실시간 경기 영상이 지원되면 좋겠다. 때로는 선수가 심판의 역할도 해야 하는 데 실시간 영상이 지원된다면 경기 진행상의 많은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경기 당일 출전하지 못한 팀원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팀원의 영상을 보면서 응원하고 함께하는 과정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각 라운드마다 승점 포인트별로 누적상금제를 도입한다면 동호인들에게 또 다른 목표가 생겨 마지막 라운드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다. 상금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베네핏이라도 주어진다면 승패가 결정되었더라도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디렉터로서 디비전 리그에 참가하는 동호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스포츠이다 보니 승패가 중요하지만, 동호인 경기에서는 승패보다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당구 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합쳐주었으면 좋겠다. 디비전 리그를 통해 당구를 더 잘 알아가는 기회가 되고, 지역 사람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 디비전 리그가 안동지역의 당구 활성화와 소통하고 즐기는 당구 문화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KBF 당구 디비전 리그 안동시리그 원유록 디렉터.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안동시 캐롬A 리그에 출전하는 동호인들. 맨 왼쪽이 원유록 디렉터.  사진=안동시당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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