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마르티네스가 'TS샴푸 PBA 챔피언십'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다비드 마르티네스가 'TS샴푸 PBA 챔피언십'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프로당구 투어에서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하며 '스페인의 기대주'에서 '프로 3쿠션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프로당구 투어 첫 시즌 2019-2020시즌 5차전 '메디힐 PBA 챔피언십' 우승 이후 무려 1년 10개월 만의 쾌거다.

특히 22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이번 'TS샴푸 PBA 챔피언십'의 결승전은 다비드 마르티네스와 응우옌후인프엉린(베트남・NH농협카드) 두 선수의 열전으로 '결승전다운 결승전'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승 직후 프레스룸에서 아직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그를 만났다.

 

우승 축하한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

정말 너무너무 행복하다. 우승을 해서 기쁜 것도 있지만, 경기 내내 만족할 만한 경기를 보여줘서 경기 내용 자체도 마음에 드는 경기였다. 결승전에서 응우옌후인프엉린 선수와 함께 질 높은 경기를 해서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다.

 

첫 시즌인 2019년 이후 두 번째 시즌에는 좀 부진한 성적을 보여줬다. 2020-2021 시즌 동안 최고 성적이 32강이었다. 그때 심정이 어땠는지? 또, 올 시즌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작년은 코로나의 영향이 컸다. 스페인은 코로나가 너무 심해서 3개월 동안 집 밖을 나갈 수도 없었고, 당구장도 문을 열지 않아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 두 번째 시즌 전에는 한국에 들어와서 2주 정도 연습했던 게 전부였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적도 안 나왔다.

이번 시즌을 위해 집에 당구대를 설치하고 집에서 계속 연습했다. 훈련 양이 많아지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공격적인 경기와 성공률 높은 뱅크샷은 프로당구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원래 본인의 스타일인가?

어렸을 때부터 공격적인 당구를 쳤다. 변함없이 그렇게 하던 대로 당구를 치고 있다. 이런 스타일은 큰 하이런을 만들기 위함은 물론이고, 공격적인 경기를 했을 때 상대 선수가 더 당황하게 되고 나에게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다.

 

팀리그 때부터 게임에서 이겼을 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

스페인에 있는 아내에게 보내는 시그널이다. 경기를 잘했다, 혹은 여기서 잘 지내고 있다는 표시다.
 

우승이 확정되자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뻐하는 마르티네스.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이 확정되자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뻐하는 마르티네스. 사진=이용휘 기자

5세트에서 초구를 놓치고 턴을 넘겼을 때 응우옌후인프엉린에게 무려 11점을 맞았다. 그때 어떤 생각을 했나? 또 바로 그다음 이닝에서 보란 듯이 12점을 뽑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11점을 내주면서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애썼다. 11점을 내주고 받은 포지션이 마음에 드는 포지션이라 잘하면 15점도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12점에서 멈췄고, 그 뒤 디펜스가 오가기는 했지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준결승전에서 당구 해커와 만났다. 일반적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가면 쓴 선수를 상대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해커의 가면이나 모자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썼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가면이나 모자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썼다는 말은 신경이 쓰일 수도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특히 해커의 가면은 시종일관 웃고 있는 모습 아닌가.

웃는 가면이라 영향이 있지는 않았다. 다만,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면보다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상대 선수의 눈을 보면서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늘어난 연습량 때문인지 경기력이 월등히 좋았다. 앞으로 남은 투어에서의 목표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두 번째 프로당구 투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마르티네스.  사진=이용휘 기자
'두 번째' 프로당구 투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마르티네스. 사진=이용휘 기자

팀리그에서 소속팀인 크라운해태 라온이 마지막까지 치열한 2위 대결을 벌였다. 이번 우승이 하반기 리그에서 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나의 우승이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서 하반기 리그에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내가 한 세트라도 더 이겨서 팀에 꼭 헌신하고 싶다.

 

프로당구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비드 자파타, 하비에르 팔라존 등 스페인 선수 3인방 중에 처음으로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스페인 선수들에게 한국의 프로당구에서 활동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스페인 선수 3명이 함께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서로 의지가 되고 또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프로당구 투어에서 두 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무척 행복한 일이다. 스페인 선수들과 서로의 우승에 대해 축하해 주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에서 만나게 된다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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