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김태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한춘호.  사진=이용휘 기자
'제자' 김태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한춘호.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스승' 한춘호가 '제자' 김태관을 '제9회 국토정중앙배 2021 전국당구대회'에서 꺾고 선수 생활 30년 만에 첫 전국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4월 24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양구군 청춘체육관에서 열린 '제9회 국토정중앙배 2021 전국당구대회'에서 한춘호는 16강전에서 이충복을 40:39(28이닝)로 아슬아슬하게 꺾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는 강자인에게 9이닝까지 7:17로 10점가량 뒤졌으나 10이닝에 11점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18:17로 역전에 성공했고, 14이닝에 8점을 몰아치며 28:18로 앞섰다.

42이닝까지 가는 길고긴 사투 끝에 50:39로 강자인을 꺾은 한춘호는 4강전에서 최완영 마저 50:36(32이닝)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한춘호의 결승 상대는 4강전에서 '형' 김행직을 50:24(21이닝)로 꺾은 김태관이었다. 김태관은 8강전서 끝내기 하이런 14점으로 최성원을 꺾고(50:46, 27이닝) 준결승에 올랐다.

최성원, 김행직 등 톱 플레이어들을 꺾고 결승에 오른 김태관이 한춘호에게 패하며 아깝게 눈 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사진=이용휘 기자
최성원, 김행직 등 톱 플레이어들을 꺾고 결승에 오른 김태관이 한춘호에게 패하며 아깝게 눈 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사진=이용휘 기자

김태관은 세계 톱랭커인 형 김행직을 상대로 7이닝째에 하이런 17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27:13으로 앞서 나갔고, 21이닝 만에 50:24로 결승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결승전 초반은 근소하게 김태관이 한춘호를 앞서며 경기를 리드해 나갔다. 11이닝까지 17:12로 김태관이 앞섰으나 12이닝에 17점의 하이런을 터뜨린 한춘호는 단숨에 29:2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최성원과 김행직을 상대로 하이런 14점, 17점을 몰아치고 승리한 김태관에게도 한춘호의 하이런 17점은 큰 타격이었다. 이후 장타를 터트리지 못한 김태관은 8강과 4강전에서의 우수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침몰하고 말았다.

결국 한춘호는 50:28(28이닝)로 승부를 끝내고 그토록 오래도록 기다린 우승 타이틀을 마침내 손에 넣었다.

경기가 끝난 후 뜨겁게 포옹하는 김태관과 한춘호.  사진=이용휘 기자
경기가 끝난 후 뜨겁게 포옹하는 김태관과 한춘호. 사진=이용휘 기자

대회가 끝난 후 자리에 앉아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린 한춘호는 "30년 만의 첫 우승이라 너무 너무 기쁘고, 또 기쁘다. 재작년 11월에 제자인 조명우와 결승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내가 또 결승전에서 제자와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김태관 선수가 4강 시작 전에 "코치님, 우리 결승에서 꼭 만나요"라고 얘기했는데, 그 기운이 좋은 기운이 된 것 같다"고 말하며 눈물을 삼겼다.

또한, "사랑하는 제자와 멋진 경기를 치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제자들이 잘 해야 하는데, 내가 우승해서 미안하기도 하다"며 스승으로서의 마음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행직은 8강전서 하이런 17점을 치며 허정한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으며, 준결승에서는 김태관이 하이런 17점을 쳐 김행직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한춘호가 하이런 17점으로 김태관을 꺾는 이색적인 기록을 작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준결승전에서는 김행직-김태관이 형제 대결을 벌였으며, 결승전에서는 한춘호-김태관이 사제대결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시상식 후 기념 촬영 중인 한춘호와 김태관. 가운데는 (사)대한당구연맹 박보환 회장.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 후 기념 촬영 중인 한춘호와 김태관. 가운데는 (사)대한당구연맹 박보환 회장. 사진=이용휘 기자

이 대회 우승으로 한춘호는 500만원의 상금을, 준우승 김태관은 200만원의 상금을, 공동3위인 김행직과 최완영은 각각 100만원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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